▲ 정서영 목사.

전 세계의 이목이 태국 치앙라이주 탐루엉 동굴 구조 현장으로 집중되고 있다. 지난달 23일 훈련을 마치고 동굴에 들어갔다가 갑자기 내린 비로 고립된 치앙라이 무빠 축구 아카데미 소속 선수 12명과 코치 1명의 생존을 건 사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생사조차 알 수 없었던 이 동굴 소년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수색에 나선 전 세계 구조대원들의 노력덕분에 기적적으로 생환 소식을 전할 수 있었다. 현재는 13명 중 8명이 동굴 밖으로 나온 상태며, 나머지 5명에 대한 구조 작업도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어, 모두의 가슴에 잔잔한 파도를 치게 만들고 있다(한국시간 7월 10일 오전 9시 기준).

사실 동굴 소년들의 생환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믿음 때문이었다. 물이 불어날 대로 불어난 동굴 속 상황은 말 그대로 처참했다. 동굴 천장까지 물이 차 13명이 살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성인들도 참기 힘든 환경에서 어린 소년들이 버텨낸다는 것은 더욱 벅찬 일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포기할 법도 한 순간이었지만, 그 누구도 포기하지 않았다.

태국 정부와 전 세계 각지에서 온 동굴탐사 전문가들은 한순간도 ‘포기’라는 단어를 생각하지 않았다. 분명 13명이 동굴 속 어딘가에 살아 있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동굴 내부 수색에 박차를 가했다. 당국도 헬리콥터를 띄어 식량을 뿌리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쏟아 부었다. 그렇게 천신만고의 노력 끝에 실종 10일째 동굴 입구로부터 5km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13명을 발견했다. 외형적 어려움만 보고 포기해버렸으면 살리지 못했을 소중한 생명을 살리게 된 것이다.

여기에 동굴 속에 갇힌 12명의 소년들과 20대 코치 1명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버텨냈다. 분명히 누군가는 자신들을 구조할 것이라는 굳은 믿음과 삶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들이 그 어두운 동굴 안에서 ‘살 수 있다’는 믿음보다, ‘죽을 거야’라는 마음으로 포기해 버렸으면 그렇게 버텨내지 못했을 것이다. 이들은 ‘살 수 있다’는 믿음으로 포기하지 않고 견뎌낸 것이다.

이제 13명 중 8명이 무사히 구조되고, 5명도 조만간 동굴 밖으로 구조되어 나올 예정인 가운데에서도, 단 한명이라도 다치거나 소중한 생명을 잃지 않도록 수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믿음으로 소년들을 구해낸 영웅들이 구조작업의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포기는 한 순간에 모든 것을 앗아 간다. 반대로 믿음은 어떠한 환경 속에서도 희망을 안겨 준다. 분명 포기는 믿음으로 견뎌내는 것보다 훨씬 쉬운 일이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믿음으로 견뎌냈을 때 오는 기쁨은 그 크기를 견줄 수 없을 정도다. 따라서 우리는 매분 매초 쉽게 포기하기보다, 믿음으로 견뎌내 희망을 심어야 한다. 답답하고 어렵고 슬프고 아픈 환경에서 쉽게 포기하지 않고, 담대하게 맞서 이겨내야 한다. 믿음으로 충만해 “너희는 강하고 담대하라 두려워하지 말라 그들 앞에서 떨지 말라 이는 네 하나님 여호와 그가 너와 함께 가시며 결코 너를 떠나지 아니하시며 버리지 아니하실 것임이라 하고”(신31:6)하신 말씀처럼 매사를 임해야 한다.

세기총 대표회장•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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