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기총 대표회장 정서영 목사는 작금의 한국교회가 브레이크가 고장이 난 자동차처럼 위태로운 상황이라며, 한국교회가 본질을 회복하고, 새롭게 출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이 땅의 평화와 화해, 일치를 위해 전초기지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금의 한국교회는 브레이크가 고장이 난 자동차처럼 위태로운 상황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대형사고로 이어질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가만히 손을 놓고 있기보다는 이제라도 망가진 엔진을 고치고, 고장 난 브레이크를 바로 잡아야 한다. 한국교회가 무너지면 대한민국의 미래도 그리 밝지 않다. 부끄럽지만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는 한국교회가 본질을 회복하고, 새롭게 출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이 땅의 평화와 화해, 일치를 위해 전초기지 역할을 해야 한다”

8.15 광복절 73주년을 맞아 본지와 특별대담에 나선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정서영 목사는 작금의 한국교회의 상황을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에 비유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새롭게 출발한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진 한국교회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지도자들부터 회개와 각성으로 거듭나고, 교회도 세속주의에 벗어나 주님의 몸된 교회로서의 사명을 감당하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천명했다.

◆8.15 광복절은 일본의 36년간 압제에서 이름도 빛도 없이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며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들의 노고와 하나님의 크신 도우심으로 일궈낸 조국이 해방된 날이다.

=광복절은 정말 뜻 깊은 날이다. 나라를 빼앗기고 도탄에 빠진 우리 민족을 긍휼히 여기신 하나님이 36년 동안 드리워져 있던 암흑을 물리치고 생명의 빛을 회복시킨 역사적인 순간이다. 여기에 순국선열들과 믿음의 선배들이 목숨을 바친 값진 희생으로 길고도 길었던 일본제국주의의 사슬에서 벗어나게 된 의미 있는 날이다. 다시 한 번 그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에 고개 숙여 감사를 드리고, 흑암을 깨치고, 정의와 평화, 자유를 세계만방에 외친 믿음의 선배들이 보여준 용기 있는 행동에 경의를 표한다.

◆나라를 향한 희생과 헌신으로 대한민국 독립은 이뤘지만, 한반도는 또다시 분단이라는 비극을 맞았다.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누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민족으로서 남과 북은 점점 간극이 멀어져만 갔다. 다행스럽게도 하나님의 역사하심으로 올해 남과 북이 극적인 정상회담을 통해 판문점 선언을 도출해 내고, 북미 정상회담까지 이뤄져 남한은 물론 북한, 더 나아가 전 세계에 평화의 훈풍이 불고 있다.

=정전협정체결 65년이 되는 올해 한반도에서 정전상태를 종식시키고 평화체제를 수립하기 위해 종전을 선언하기로 한 것은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확인하고 비핵화를 위해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로 합의한 것도 고무적인 일이다. 이 민족 위에 하나님의 손길을 통해 평화통일로 열매가 맺어지는 역사가 일어나기를 기대한다. 남과 북이 한민족으로서의 기치를 전 세계로 확산시키는 날이 빨리 오기를 소망한다.

◆남과 북이 모처럼 평화 분위기를 맞이한 가운데, 무엇보다 한국교회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된다. 급변하는 남과 북의 정세 속에서 대한민국의 자세와 더불어 한국교회의 가장 큰 과제는 무엇인가.

=교회가 남과 북의 평화통일을 위한 중매자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세속적인 모습에서 탈피해 교회다움을 회복해야 한다. 목회자와 성도들도 회개와 각성을 통해 새롭게 거듭나고, 사랑이 많으신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닮으려 노력해야 한다. 교회가 온전히 설 때 이 나라가 바로 세워진다. 세계의 평화를 주도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모처럼 한반도 전역에 불고 있는 평화의 훈풍이 사라지지 않고, 더욱 거세져 동북아, 전 세계의 평화의 시발점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덧붙여 한국교회가 정부의 정책과는 별개로 북한 동포를 위한 인도주의적 지원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끊겨서는 안된다. 이에 발맞춰 한국교회의 북한선교의 방향이 변화되어야 한다. 남한만의 선교도 아니고 북한만의 선교도 아닌, 남북한 모두의 선교를 말해야 된다.

▲ 정서영 대표회장은 또 이 민족 위에 하나님의 손길을 통해 평화통일로 열매가 맺어지는 역사가 일어나기를 기대했다.

◆이처럼 남과 북은 분열과 갈등 관계를 청산하고 화합과 일치의 첫 발을 내딛었다. 그러나 정작 대한민국 내부적으로는 여전히 빈부의 격차, 남녀갈등, 노사의 갈등, 세대차이, 지역 불균형 등으로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 특히 누구보다 화해와 일치를 가져와야할 한국교회마저 분열과 갈등의 온상이 되어가고 있다.

=맞는 말이다. 작금 물량주의와 교회 세속화는 고질병이 되었고, 분열과 갈등의 골도 해소되지 않았다. 말 그대로 16세기 부패하고 타락한 중세교회가 그랬던 것처럼, 권력과 돈에 얽매어 욕망의 바벨탑을 쌓고 있다. 한국교회 분열에는 생계형 목회자, 명예심만 쫓는 목회자들이 원흉이 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누구보다 찬란한 성장을 일궈냈던 한국교회였지만, 누구보다 빠르게 쇠퇴의 길을 걷는 불명예를 안을 수 있다. 조금씩 양보해 내가 아닌 우리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개인이기주의, 개교회주의, 분파주의에 함몰되어 있어서는 답이 없다.

◆분열과 갈등은 서로의 이익만을 쫓아서 하나 되지 못함이라고 생각된다. 그런 의미에서 작금의 한국교회 안에는 진보와 보수의 대립뿐 아니라, 특히 보수를 대표한다는 기독교연합단체만 해도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비롯해 한국기독교연합, 최근에 법인 설립을 공식적으로 선언한 한국교회총연합 등으로 나뉘어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누구보다 한국교회 하나 됨을 위해 앞장섰는데, 연합단체가 하나 되지 못하는 이유와 하나 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몇몇 사람들의 개인 명예심과 물욕이 앞서 하나 되지 못한 것만은 사실이다. 문제는 과거의 잘못에만 연연하지 말고, 앞으로 어떻게 하나가 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저마다 손에 꽉 쥐고 놓지 않는 욕심들을 모두 내려놓고, 하나님 안에서 한 몸이 되어야 한다. 한기총과 한기연, 한교총이 서로 옳다고만 주장하지 말고, 진정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하나 되기 위한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 단순히 정책적 하나 됨이란 말장난에 불과하다. 모처럼 찾아온 하나 될 수 있는 기회를 놓쳐 버리면 한국교회는 안티기독교의 거센 공격에 버텨내기 힘들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한교총과 한기연이 하나 됨의 단초를 놓은 것은 의미가 크다고 본다. 더 이상 보수를 대변하는 연합기관이 난립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솔직히 한국교회 안에는 진보를 대변하는 연합기관 하나와 보수를 대변하는 연합기관 하나가 서로를 견제하고 상생하며 가야 한다.


◆전국에서 8.15 광복절을 맞이해 크고 작은 행사가 연이어 열린다. 8.15 광복절을 기념하는 순수한 뜻은 좋은데, 자칫 대형교회 목회자만의 잔치로 끝날 우려도 있다. 더구나 각 단체별로, 각 지역별로, 하나 되지 못한 채 우후죽순으로 열리는 모습은 보기에도 좋지 않다. 대한민국이 독립된 뜻 깊은 날인 광복절은 어찌 보면 한국교회가 하나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이렇게 소중한 날 한국교회는 8.15 광복절 기념행사를 어떤 방향으로 진행해야 옳다고 보는가.

=단순히 보여주기식이 아닌 진정 순국선열들의 정신을 기리고, 믿음의 선배들의 모습을 본 받아 여전히 다양한 문제들로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는 각오를 다지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여기에는 진보와 보수가 따로 없다. 이 땅의 독립을 위해 앞장섰던 한민족이라는 마음가짐으로 광복절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소중한 기회로 삼아야 한다. 개인적인 견해지만 각 지역별 광복절 기념행사도 중요하지만, 부활절 연합예배처럼 한국교회가 한마음으로 광복절 기념행사를 기획해서 치른다면 더욱 뜻 깊은 날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정 대표회장은 아울러 목회자들이 가장 높은 곳에서 군림하려는 자세가 아닌 세상 누구보다 낮은 자세로 그들을 섬기고, 사회적 약자를 위해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직언했다.

◆한국교회 대다수의 목회자와 교인들은 한국교회가 위기에 처했다는데 이견이 없다. 그러나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해, 이를 구체적으로 추진력 있게 실천하는데 주저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과거의 위상을 회복하고 잃어버린 정체성을 회복해야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나.

=작금의 목회자들은 성공주의에 빠져 빛과 소금의 역할을 상실해 버렸다. 예수 그리스도의 향기를 잃어버렸기에 세상의 손가락질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 난관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한국기독교 초기로 돌아가야 한다. 가장 높은 곳에서 군림하려는 자세가 아닌 세상 누구보다 낮은 자세로 그들을 섬기고, 사회적 약자를 위해 손을 내밀어야 한다. 맘몬주의에 빠져 휘청거리지 말고, 오직 하나님 말씀만 쫓는 참 목회자가 되어야 한다.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는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750만 디아스포라를 하나로 엮는 중요한 매개체라고 생각된다. 한민족을 하나로 엮어줄 뿐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확장시키는 소중한 자원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의 역할과 올해 주요 사업방향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전 세계에 흩어진 750만 한인 디아스포라 공동체와 함께 민족복음화와 세계복음화를 위한 선교적 과제에 집중하면서, 하나님의 명령하신 바 교회 일치와 연합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주님이 지신 십자가를 생각하며 주님의 고난에 동참하고 인류 구원을 위한 지상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나라와 민족, 열방을 향한 소통의 메시저로서 섬김의 역할을 다할 것이다. 또 세대와 계층, 지역 간의 갈등을 치유하고, 사회적 약자와 억눌린 자, 소외된 자를 배려하고 보듬어 안는 일을 하고, 이단사이비와 기독교안티세력에 맞서 순교자적 각오와 결단으로 교회의 건강성을 지켜내고자 한다.

◆내년은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저마다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 다양한 행사를 준비 중에 있다.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에서는 3.1운동 100주년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3.1절은 그 자체로도 소중한 기억이다. 우리의 부모 형제자매들이 일제의 총칼에도 굴하지 않고, 이 나라와 조국을 위해 몸 바쳐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던 3월 1일이 어느덧 100년이 됐다니 감회가 새롭다. 그들의 헌신과 나라를 잃어버린 슬픔의 울림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한국교회가 선봉에 서서 이 민족을 이끌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된다. 안타까운 것은 그날의 아픔을 오늘에 있어서는 많이 퇴색한 느낌이다. 다시 한 번 그날의 대한독립 만세 운동을 상기하고, 일본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야 한다. 그날의 아픔은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세기총에서도 이처럼 의미 있는 3.1절 100주년을 맞아 내년 2월 말에 한국과 해외 한인회 기독교 대표들과 모여서 3.1절 100주년 대회 및 대한민국 통일기도회를 63빌딩에서 개최할 생각이다.


◆작금의 한국교회를 위기에 빠뜨리는 것은 한국교회 스스로의 문제도 있지만, 외부적인 도전도 심각한 수준이다. 이단사이비들이 활개를 치고, 사회적으로도 차별금지법, 동성애 문제, 이슬람 문제 등 산재된 문제들로 인해 한국교회의 상처는 더욱 곪아간다.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도덕적 타락이 부른 기독교 안티세력의 확산과 이단사이비의 발호로 인해 선교 2세기를 맞은 한국교회의 앞날에 커다란 장애물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임에도 한국교회는 남만 탓하고 있는 처지다. 이단사이비들이 활개를 치고, 차별금지법, 동성애 문제, 이슬람 문제 등이 산적한데, 위기를 체감하지 못하는 눈치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재를 뒤집어쓰고 하나님 앞에 통회 자복하는 심정으로 엎드려 기도해야 한다. 뼈를 깎는 각오와 결단으로 스스로를 갱신하며 겸허한 자세로 교회의 회복과 부흥을 위해 매진해야 한다. 지난날 분열의 시대를 청산하고 새로운 통합과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하나가 되어 한국교회를 위협하는 세력들에 정면으로 맞서 싸워야 한다.

◆끝으로 한국교회를 향해 따끔한 충고 한 말씀 부탁드린다.

=교회가 교회답고, 목회자가 목회자다울 때 한국교회가 온전히 설 수 있다. 작금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선 목회자들이 세상적 욕심을 버리고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 섬김의 본을 보여야 한다. 8.15 광복절 73주년을 기해 한국교회가 세속적 성장이 아닌 진정 이 나라와 민족의 미래를 위한 등불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남과 북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평화통일의 모체가 되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대담 유달상 편집국장
정리 유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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