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창훈 목사.

세상에는 만물이 소생하고 꽃이 피는 계절이 있고, 왕성하게 자라 푸르럼으로 가득 찬 신록의 계절이 있고, 단풍과 함께 갖가지 열매로 가득한 결실의 계절이 있는 것처럼 교계도 마찬가지다. 가을의 문턱에 들어서면 교단마다 총회가 있고 또 총회를 준비하는 공천부를 비롯해서 각 상비부가 활발히 움직이는 정치의 계절이 찾아온다.

그래서 각 교단마다 교권을 쟁취하려고 나름 피나는 노력과 수고를 다하고 있는지라 곁에서 지켜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애가 타고 가슴을 조이게 한다. 저렇게 밤낮으로 뛰고 수고를 하는데 누군가는 떨어져야 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아무리 바쁘게 뛰고 수고하는 가운데서도 반드시 생각을 가다듬고 놓치지 말아야 할 기본이 있음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첫째, 내가 쟁취하고자 하는 교권이 나의 명예와 영광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하나님의 영광과 주님의 몸 된 교회와 수많은 영혼을 위해서인가를 분명히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또 물어보고 점검하고 또 점검해야 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시간과 물질과 체력을 쏟아 붓고 나중에 혼자 가슴을 치고 통탄할 시간이 찾아온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둘째, 교권을 쟁취하고자 타 후보와 경쟁할 때 선한 경쟁을 하고 있는지도 스스로 점검해야 한다. 일반 정치나 교계의 정치나 필자가 지금까지 본 바로는 진흙탕 싸움 그 자체였다. 상대방을 비방하고 헐뜯고 비하시키는 일과 없는 일도 만들어서 있는 것처럼 뒤집어씌우는 일까지 글로 다 표현하기에는 지면이 부족할 정도다.

올바른 정책을 제시하고 총회와 총대들에게 소망을 안겨다 주어야 한다. 제발 고소 고발하고 싸우는 진풍경만은 보이지 말아야 한다. 오죽했으면 목사들의 문제로 재판을 담당했던 판사 장로님이 필자에게 했던 말은 충격 그 이상이었다. 교단에서 교권 때문에 싸우는 목회자들의 싸움은 “사탄의 회” 그 자체였다고 했다. 꼭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셋째, 혹시 당선되지 않고 떨어진다 할지라도 그 모습이 결코 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맛있는 음식처럼 뒷맛이 깨끗하고 개운해야 한다. 충격과 아픔은 클지라도 원망과 불평으로 마무리 하지 말고 총회와 부서를 위해서 밀어주고 힘을 보태는 사람이 되어서 다음을 바라보고 겸손함으로 사역과 봉사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동아교회 담임•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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