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장중앙총회가 9월 6일 열린 제49회 총회를 기점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중앙총회(총회장 이건호 목사) 임원들이 지난 29일 기자회견을 갖고 내홍 중인 현 총회 상황에 대해 “그동안 부득이한 사정으로 총회사무실을 새로 마련해야 하는 등의 긴급 현안으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지 못했으나, 모든 상황이 안정화 됐다”면서, “오는 4일 ‘총회 상황 설명회 및 정상화 위한 기도회’를 기점으로 적극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앞서 동 총회는 교단 설립자인 백기환 목사가 소천한 후, 법대로 총회를 운영하려는 총회 임원 측과 이에 반발하는 유족 측이 갈등양상을 보여 왔으며, 급기야 지난 9월 6일 열린 제49회 총회를 기점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정기총회는 총회장 선거 시 전기가 차단돼 암흑의 시간이 상당기간 지속되었으며, 선거를 진행하는 고문단이 멱살을 잡혀 강단에서 끌려 내려오려는 상황에까지 치달았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고성이 오가며 총대들 간 몸싸움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여성총대 한 명이 가슴을 맞아 병원에 입원하는 불상사가 일어났으며, 많은 이들이 총회 현장을 떠나기도 했다.

이에 남은 총대들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투표를 실시해 이건호 목사를 신임 총회장으로 선출하고, 회순에 따라 모든 안건을 처리했다. 이 과정에서 한 사람도 반대하거나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었으며, 신 안건을 처리하고 동의와 재청을 물어 모두가 ‘예’로 대답해 총회장이 폐회를 선언한 뒤 주기도문으로 마쳤다.

이후 백기환 목사의 장남이 담임으로 있는 서울중앙교회는 총회사무실의 출입문 열쇠를 바꿔, “이건호 총회장을 비롯한 불법 임원들은 출입할 수 없다”며 임원들의 출입을 원천봉쇄하기에 이르렀다.

유족 중심의 총회 임원 측에 반발하는 이들은 “지난 9월 총회에서 1년간 총회를 불법 파행으로 이끌어 온 이건호 목사를 다시 총회장에 선출한 선거는 불법선거”라는 이유로, 지난달 13일 ‘중앙총회 바로세우기 기도회’를 열고 ‘중앙총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구성했다.

비대위는 총회가 정상화될 때까지 목사안수 등 총회 업무를 임시로 수행키로 하고, 불법 회계감사 실시 등 “이건호 총회장으로 인해 총회가 파행되고 있다”는 입장을 펼치고 있다.

▲ 총회장 선거 시 전기가 차단돼 암흑의 시간에 빠진 정기총회 현장.

이에 맞서 동총회 임원들은 29일 경기도 남양주 별내동에 새로 마련된 총회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자처하고 반대 측의 주장들에 대해 조목조목 따져 물었다.

기자회견에서 먼저 말문을 연 사람은 지난 정기총회에서 총회장 후보 추천권을 가진 고문단의 단장 및 선거관리위원장이었던 고금용 수석부총회장이었다. 고 목사는 ‘지난 49회 정기총회의 선거가 불법이었다’는 반대 측의 주장에 대해서 “불법이 아님을 증명할 현장 동영상이 확보돼 있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또한 선관위원장으로 강단에 올라 투표선언, 인원점검, 투표 및 개표, 당선선포 등 모든 절차가 적법했음을 밝히고, “저들은 불을 끄고, 마이크를 끄고, 투표용지 올라 앉아 개표를 방해하는 등 선거를 파행으로 몰아갔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건호 목사를 재투표 없이 1차 선거에서 당선 선포한바 무효’라는 주장에 대해선 “당시 저들의 투표 방해로 많은 총대들이 자리를 이미 뜬 상태에서 투표용지를 나눠준 후, 수거한 결과 128표였고, 개표 결과 이건호 목사가 당선 정족수 2/3인 86표가 넘는 88표를 획득했기에 당선 선포했다”며, 총회장 선거는 아무런 하자 없음을 거듭 밝혔다.

‘이건호 목사 자신도 재투표해야 한다고 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이건호 목사는 당시 ‘2/3가 넘지 않으면 재투표해야 하는데 2/3가 넘었느냐’고 물어 ‘그렇다’고 보고하자 이건호 목사가 단상에 올라 의장으로서 계속 회무를 진행한 것인데, 다른 내용은 싹 자르고 ‘재투표해야 한다’고 한 발언만 언론플레이로 퍼뜨리는 악행을 자행하고 있다”고 밝히는 동시에 ‘당시 긴급동의를 신청한 총대가 있었는데 이를 무시하고 선거를 진행하는 불법을 저질렀다’는 주장엔 “선거관리위원장은 선거만 진행할 수 있지, 긴급동의를 받는 것과 같은 회의 진행은 할 수 없다”며, 억지 주장이라고 일침했다.

고 목사 외에도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총회서기 이강덕 목사는 반대 측에서 비난하고 있는 ‘허위 문서 작성’, ‘통장명의 변경’, ‘기념성경 관련 재정비리 의혹’, ‘악의적 의도 회계감사 실시’ 건에 대해 낱낱이 설명했다.

먼저 ‘총회장 직무대행이었던 이건호 목사가 회의도 없이 총회고유증의 대표를 변경했다’는 주장에 “6월 2일 백기환 목사의 소천 후, 기부금 납부 증명서 같은 제증명 발급을 위해서 대표자 변경이 필요한바, 법조계의 자문을 받아 이건호 총회장 직무대행을 대표자로 적법절차에 의해 고유번호증을 발급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유족 측이 회의록을 요구해 경찰 입회하에 회의록을 보니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선 “회의록을 볼 때는 경찰관 없이 유족 측에서 3명, 총회 측에서 3명이 회의록서기로 하여금 회의록을 낭독케 했고 이에 유족 측은 결의 사항이 기록된 회의록 해당 페이지를 사진 촬영했고, 낭독 내용은 총회 그 핸드폰에 녹음돼 있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통장 명의 변경’에 대해서도 이 목사는 “총회의 모든 통장이 증경총회장에서 박경애 사모로 변경돼 있어, 유족들 협조로 총회 고유번호증 첨부해 ‘대한예수교장로회 중앙총회’로 명의가 바뀐 것”이라면서, “이건호 총회장 개인으로 된 것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또 ‘기념성경 관련 재정비리 의혹’ 건에 대해선 “이 문제는 3500건에 대해서 주문을 받아 통장으로 입금을 받았고 영수증을 발급한 사안인데, 장부에 기재 못한 행정상의 착오로 총회 석상에서 이를 사과하고, 정리 후 보고하겠다고 해 총대들이 허락한 건”이라면서, “총회 보고대로 상세 보고가 이뤄질 것이고, 여기에 대한 건은 통장을 통해 언제든 확인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건호 목사가 악의적으로 증경총회장과 관련한 회계감사를 의뢰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이것이야 말로 악의적인 주장”이라고 난색 했다.

이 목사는 “증경총회장 생전의 기한까지 포함해 외부에 회계감사를 의뢰한 것은, 지난 6월 20일 최고 전권위원회에서 김진수 목사가 1996년부터 2017년까지 정기총회에서 보고된 자료를 본인이 분석 조사해 잘 되었다고 하나, 대의원들의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공인회계사에게 조사 분석을 의뢰하자고 발의하고 이를 최고 전권위가 결의한 데 따름”이라며, “이미 공인회계사로부터 이에 대한 심각한 조사분석 결과를 받아 이에 대한 소명을 관련자들에게 현재 요청 중이며, 소명이 오는 대로 최종 확인해 총회원들에게 공개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의지를 내비쳤다.

서울북지역 부총회장인 김원배 목사도 “총회 재정과 관련 총회원들이 실상은 속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지난 9월 정기총회 때, 총회 자산이 총 377억3천만원, 부채 11억4천만원으로 총회 순자산이 365억9천만원으로 보고돼 총회원들은 우리 총회가 엄청난 자산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실상은 아니”라고 성토했다.

이에 따르면 자산 377억원 중 373억여원이 학교법인 중앙총신학원의 자산으로, 실 총회자산은 CTS주식 2억원, 유토피아추모관 증서 1억원, 서울리조트수양관(부도처리 된) 4천만원 해서 모두 3억 4천만원에 그친다.

김 목사는 “지난 40여년 동안 상회비, 센터 건축헌금, 1만구좌 헌금을 비롯해, 총회주일헌금 등 총회를 위해 열심히 헌금했는데, 지금 총회 앞으로 남은 것은 부채뿐”이라며, “총회사무실이 있었던 서울센터 건축을 위해 2억원을 총회가 헌금했음에도, 서울중앙교회는 주인노릇을 하며 문을 잠가 새 사무실을 얻어야 하는 실정이니 피눈물이 난다”고 사무실서 쫓겨난 임원들의 심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덧붙여 “총회가 헌금한 2억원에 대한 권리를 되찾는 문제를 변호사와 논의 중이다. 그 뿐 아니라 소명 의뢰 중인 외부 회계감사 결과가 최종 발표되는 대로 찾아와야 할 총회의 재산은 반드시 찾아 올 것”이라며, "오는 4일 예정인 ‘정상화 위한 설명회 및 기도회’에 총회원들에게 자세히 설명하고, 총회 정상화를 위해서 기도할 것이다”며 총회 정상화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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