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병순 목사.

한국교회가 신사참배를 회개하고, 3.1운동 100주년을 기리기 위해 모처럼 한 자리에 모인 날, 하늘도 울었다. 비바람이 매섭게 부는 광화문 사거리, 배교행위나 마찬가지로 한국교회 안에서 암묵적으로 입 밖에 내기도 금기시 됐던 신사참배의 얼룩진 과오를 이제라도 인정하고 회개했다. 그것도 서로 갈라지고 찢어져 아픔을 겪고 있는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각 연합기관과 단체, 교회가 한마음 한뜻으로 무릎 꿇고 회개의 기도를 드렸다. 빗물과 함께 내리는 회개와 참회의 눈물이 마르지 않았다.

한국교회 지도자들과 성도들은 신사참배와 우상숭배의 죄를 회개하고 3.1운동과 순교정신의 계승하며 분단과 분열의 죄를 회개했다. 민족복음화와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에 감사하고, 대통령과 정치, 경제, 사회 지도자들, 1천만 성도, 6만교회, 한국교회 일치를 위해 뜨겁게 울부짖었다. 3만 선교사와 세계에 흩어진 750만 한민족 디아스포라를 위해 두 손을 모았고, 핵 폐기를 통한 한반도 평화정착과 상생의 시대를 바라는 동시에 복음통일의 새날을 소망했다. 이 얼마나 감동의 순간인가. 이제야 비로소 한국교회가 이 땅의 푯대 역할을 감당하게 됐다고 생각된다.

솔직히 한국교회는 그동안 주의 종이 오히려 세속적인 욕망에 사로잡혀 주님의 몸 된 교회를 망가뜨리고, 교회가 세상을 걱정하는 것이 아닌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는 수준으로 전락해 버렸다. 오직 주님만을 바라보아야할 주의 종의 권세는 하늘 높을 줄 모르고 치솟아 거만의 탑을 쌓아버렸고, 맘몬주의에 빠져 바벨탑을 쌓는데 혈안이 됐다. 종교개혁 501주년을 맞았지만 프로테스탄트적 교회의 모습을 온데간데없고, 중세 유럽교회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

이처럼 어디하나 성한 곳이 없는 암흑의 시대에 한국교회 지도자들과 성도들이 나서서 깨어지고 부서져 가장 낮은 곳에서 오직 주님만을 바라보며 거듭나겠다고 울부짖었다는데, 한국교회에 희망의 불씨가 살아있음을 느낀다. 그 어떤 의혹과 의심의 눈초리 속에서도 오직 하나님의 진리를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이 기도의 울림이 단발적으로 끝나지 않고 오랫동안 지속되길 바란다. 그저 이벤트적 행사로 끝이 나는 것이 아닌, 한국교회 전체의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여운이 감도는 호소가 되길 원한다.

한국교회가 신사참배의 과오를 회개하고 3.1운동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각오를 다졌다면, 이제부터는 작금의 현실 속에서 한국교회의 과오를 회개하고 처절한 개혁과 각성의 의지를 다져야 한다. 오직 하나님을 향한 회개와 참회의 각오 그대로, 한국교회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땅 끝까지 증인이 되라’는 주님의 말씀만을 붙잡아야 한다.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져 교회본질의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한 죄를 회개하고, 화해와 일치의 하나 됨으로 이 땅의 모든 분쟁을 해소시키는 선봉에 서야 한다. 한국교회가 과거를 답습하지 않고, 오늘의 현실에서 하나님 나라를 건설하는 유일한 방법은 오직 여호와께로 돌아가는 길 뿐이다.

“하나님 아버지! 우리 모두는 과거 일제의 압제에 굴복해 우상에게 머리 숙인 죄를 고백합니다. 남북분단 상황에서 화해와 치유를 위한 사명을 감당하지 못하고 교회분열로 주님의 가슴을 아프게 한 부끄러운 죄를 고백합니다. 긍휼히 여기사 사죄의 은총을 내려주시고 다시는 같은 죄를 반복하지 않게 하옵소서. 100년 전 나라와 민족을 위해 분연히 일어났던 3.1운동정신과 ‘일사각오’의 순교신앙을 계승해 나라와 민족을 위해 한 알의 밀알이 되게 하옵소서. 경제 위기, 사회 양극화에 빠진 대한민국을 지켜주옵소서. 북핵이 완전 폐기되고, 복음통일의 날이 속히 임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예장 합선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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