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을 거듭했던 기독교대한감리회가 제33회 총회를 인천 계산중앙교회에서 지난 30일과 31일 양일간 개회하면서 교단 정상화와 개혁을 향한 의지를 확고히 했다.

전명구 감독회장이 대회기를 들고 11개 연회 감독들과 함께 입장하는 것을 시작으로 문을 연 이번 총회는 총회 정원 1,461명 중 1,207명이 등록한 가운데 진행됐다.

전명구 감독회장은 감독회장 말씀을 통해 송구의 뜻을 전하고, “누구의 잘못이든 세상 법정으로 나가 논란이 되고 세상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는 참담한 상황이 벌어진 일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개혁입법, 특히 선거법을 분명히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의지가 분명한 이들이 이번 총회에서 입법의회 회원이 되어야 한다”며, “여기 우리의 미래가 있다”고 피력했다.

총회에서는 총회감사위원회의 감사보고서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졌다. 감사보고서가 사회법정에 제출된 경위와 부당성, 사법기관을 감사대상으로 삼은 점 등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고, 공방은 길어졌다. 그러자 전명구 감독회장이 판결이 감사대상이 된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감사위의 월권 금지와 재발방지를 당부하면서 마무리됐다.

이와 함께 지난 감독선거에서 교회 재산을 유지재단에 편입하지 않은 후보가 당선된 것에 대한 지적과 더불어 사무국과 선관위가 정정을 지키지 않았다는 질타도 나왔다. 이에 전명구 감독회장은 구역회 없이 재산변동이 있을 수 없음을 밝히고, 위원회가 법절차를 준수해야 줄 것을 강조했다.

총회가 열리는 현장에서는 서울남연회 감독 당선자에 대한 시위도 진행됐다. 감리회 여성단체들을 중심으로 모인 이들은 이 당선자에게 교회 성폭력 혐의에 대해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감리회 명예를 실추하지 말고, 감독 당선자 신분에서 사퇴하라고 외쳤다.

이 당선자의 문제는 결국 감독 이취임식이 취소되는 결과를 불러왔다. 감독 중심제로 운영되는 교단 성격상 중요한 부분임에도 취소가 됐다는 점은 그만큼 민감한 사안이었음을 반증하고 있다.

실제로 이임할 감독을 대표한 진인문 감독은 제33회 총회 감독 일동이 성추행의 문제가 있는 당선자의 취임을 반대하며 이취임식에 나가지 않기로 했음을 천명했다. 마찬가지로 취임할 감독을 대표한 원성웅 목사도 “감독 당선자 11명이 은혜롭지 않고, 외부에서도 감리교회를 타깃으로 삼게 되는 상황에서는 감독 취임을 하지 않는 것이 감리교회를 위해 좋겠다”고 불참을 선언했다.

결국 전명구 감독회장은 이취임식을 거행하지 않기로 하고, 대신 이임감독들을 인사시킨 뒤 꽃다발을 전달해 주는 것으로 마무리 지었다.

이번 총회에서는 또 신사참배 80년을 맞아 신사참배를 회개하고 ‘한국감리교회의 신사참배를 회개합니다’란 죄책 고백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이 죄책 고백문을 통해 “해방 후 다른 교파들과 마찬가지로 신사참배 등 일본 군국주의와 침략주의에 굴종한 어두운 역사를 철저하게 성찰하지도 청산하지도 못했다”면서, “그것은 현재에 이르기까지 신앙공동체의 체질 속에서 하나의 암적 요소로 작용하며 새롭고 밝은 역사 창출을 방해하고 있다”고 회개했다.

그러면서 “제33회 총회를 맞이해 과거 불행한 시대에 있었던 신사참배의 어둔 행위를 창조주 하나님과 구원의 예수 그리스도와 보혜사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민족과 인류 앞에 철저한 회개의 과정을 거쳐 새로운 신앙공동체로 거듭날 것”이라며, “이 시대가 요청하는 한반도와 인류의 생명과 평화와 통일의 밝은 여정을 주체적으로 열어가는 주님의 몸 된 교회가 될 것”이라고 결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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