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 인 찬 목사

다윗의 열 번째 아들 솔로몬은 십대 후반에 하나님의 섭리 속에 아버지의 후광을 업고 이스라엘 3대 왕으로 등극한다. 그리고 이 땅에서 가장 지혜자라는 명성과 영화롭고, 아름다운 하나님의 성전을 짓는 영광을 얻고, 어느 열왕(列王)도 누리지 못한 부귀를 누렸다. 더욱이 솔로몬은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탁월한 지혜로 3천수의 잠언을 기록한 위대한 지혜자이기도 하다.

그러나 참으로 충격적인 것은 그렇게 지혜로웠던 솔로몬의 말년이 너무나 어리석어 미련함으로 인생을 끝맺은 것이다.

그 원인이 무엇일까? 열왕기상 11:4절은 “…왕의 마음이 그의 아버지 다윗의 마음과 같지 아니하여 그의 하나님 여호와 앞에 온전하지 못하였으니"라고 밝히신다. 하나님은 외모를 보지 않으시고, 그 중심을 보신다. 솔로몬은 그의 아버지 다윗이 온전히 한 마음으로 하나님만 쫓았던 것과 같지 않고, 그의 마음은 나뉘어 갈라져 있었다.

솔로몬의 마음이 하나님으로부터 떠나는 것을 솔로몬이 하나님의 경고를 무시하고 말씀을 가볍게 다루는 것을 통해 발견할 수 있다.

다윗이 일생동안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해 성전건축을 계획하고, 재산을 모은데 비해 솔로몬은 아버지의 신앙과 유산으로 하나님의 성전을 건축했지만 그 후는 자기쾌락을 위해 그 재산을 소진했다. 그뿐 아니라 솔로몬은 하나님이 계율로 금한 이방 여자들과의 통혼을 공공연히 그리고 무수히 행했다. 그는 애굽 바로의 딸 외에 칠백 명의 후비와 삼백 명의 첩을 두었다. 자기 마음이 가는대로, 눈에 드는 대로 사랑하고 연애했다.

솔로몬의 삶을 거울삼아 내 마음이 하나님에게서 떠나고 있거나, 떠나있지는 않는지 평가해 볼 일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심비에 새기고, 존귀하게 받고, 전심으로 따르는가? 아니면 하나님과 대립하거나 대적하며 적당히 미루어 현실적으로 타협하고 있지 않는가?

우리가 솔로몬의 생애에서 결코 놓여서는 안되는 진리를 만난다. 그것은 솔로몬이 하나님으로부터 떠나는 때가 바로 그가 가장 형통했던 때라는 사실이다. “솔로몬 왕의 재산과 지혜가 세상의 그 어느 왕보다 큰지라”(왕상 10:23)

솔로몬의 인생 절정을 열왕기상 10장에서 소개하고, 그 다음 11장에서 솔로몬의 몰락은 시작되고 있다. 형통할 때 안심하고 풀어 놓았던 이방 여자들이 천 마리의 독사가 되어 솔로몬과 이스라엘을 물기 시작한다. 그들의 호리는 말에 왕의 마음이 하나님으로부터 떠나 솔로몬 말년에 이스라엘은 언덕 이편에는 몰록(Moloch-암몬족의 민족 신. 금속으로 된 거대한 몰록 신상을 용광로처럼 가열한 뒤 방금 죽인 유아를 몰록의 팔에 올려놓고 번제를 지냈다)을 위해, 언덕 저편에는 그모스(Chemosh-‘정복자’ 혹은 ‘불’이란 뜻을 가진 모압과 암몬 족속의 민족신(민 21:29; 렘 48:7, 13, 46). 솔로몬 시대에 예루살렘 앞 멸망산(감람산의 별칭)의 산당에서 숭배되고(왕상 11:17). 그들의 정결의식으로 자식을 제물로 드려 불 가운데로 지나게 하는 가증스런 인신제사를 행했다.)를 위해 산당이 지어졌다. 이 같은 우상숭배의 결과는 후대에 나라가 분열되는 아픔과 형제간에 서로 피를 흘리게 하는 전쟁을 몇 백 년 동안 겪는 고통을 남기고, 크고 두려운 불신앙의 씨를 심었다.

지혜로 시작된 솔로몬 왕정은 어리석은 결말을 내고 말았다. 지혜의 반대말이 ‘어리석다.’ 이다. 어리석음을 국어사전은 ‘슬기롭지 못하고 둔하다’고 풀고 있다. 진정 지혜자가 하나님의 말씀을 잃어버리면 어리석은 자가 된다. 지혜는 주님을 모시고 말씀을 좇는 것이며, 주의 말씀을 좇는 사람이 지혜자다.

우리에게 하나님의 말씀 성경이 있고, 그 말씀은 예쁘고 아름다운 가죽 장정(裝幀)으로 꾸며 가졌다. 하지만 그 말씀을 말씀되게 읽고, 듣고, 행하는 자가 희귀하다.

의왕중앙교회 담임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