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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진의 '들국화'(평설 정재영 장로)
정재영 장로  |  webmaster@c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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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31  15:4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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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국화

들녘의 이름으로 태어난 들꽃
가을이 이름으로 태어난 가을꽃
친 • 외가 출신 성분이
천생 야생시인
 
웃음 스민 울음
울음 깃든 웃음 누리며
우리 향기로웁자
눈부시지 않게

-『시인수첩』 18년 겨울호에서
  * 유안진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1965년 『현대문학』 등단. 『숙맥 노트』 등 17권 시집 상재.
< 월탄문학상> <이형기문학상> <소월문학상> <공초문학상> <목월문학상> 등 다수

   
▲ 정 재 영 장로
유안진 시인은 『시인수첩』 18년 겨울호 권두 대담에서 ‘인간은 시키는 대로 하는 낙타의 단계와 반질서에 저항하는 사자의 단계를 거쳐, 긍정하고 즐기는 단순한 아이의 마지막 단계에 도달한다.’라고 니체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또한 시는 어려서는 노래이고, 중년에는 철학이며, 노년에서는 인생이다.‘라 말한 괴테를 인용하고 있다.

작품 속에 보여주는 이런 관계를 살펴 내용과 형식을 확인하려 한다.

꽃은 가을에 핀 들꽃을 특정하여 대상으로 만들었다. 만들었다는 것은 고의성이 있다는 말이다. 이 말은 창작이라는 의미에서 시인의 의도적인 창조성을 뜻한다. 창조성이란 대상을 새롭게 재해석함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을 일컫는다.

천생 야생시인이라 함도 들꽃과 화자의 관계에 대한 등가성을 말해주고 있다. 즉 가을 들꽃을 닮거나 추구하려는 화자의 자기고백이다.

2연에서 상반적인 울음과 웃음을 서로 대비시켜 상관관계의 위치를 만들고 있다. 장미처럼 항상 웃는 모습이 아닌, 울음과 웃음의 양면성을 가진 들꽃 모습에서 화자 자신의 심리를 잘 보여준다.

엘리엇은 여러 이미지를 하나의 용광로에 담아 녹여 새로운 이미지로 드러내는 시를 통합시라고 했다. 존 던이나 드라이든의 형이상시도 마찬가지다. 형이상시는 이질적이고 상반성의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이질적인 요소로 생기는 새로운 기발성을 소위 기상(conceit.奇想)이라 하는데, 그 둘 사이에서 생기는 감성적 융합기전을 랜섬이 형이상시의 특성 중 하나라고 지적하였다.

마지막 행에서 들꽃은 꽃의 모습보다 그 향기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꽃의 사명을 향기에 둔 것은 인간의 존재목적도 마찬가지임을 설득하려 함이다. 사람의 아름다움을 결정하는 격조 즉 인격은 겉모습이 아닌 내면의 중요함을 함의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전 한국기독교시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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