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재 성 교수

종교개혁을 연구하면서 킹던 박사는 제네바에서 칼빈과 칼빈주의자들이 엄청난 고통을 이겨내고 신앙적인 성과를 잘 되살려냈다. 당시 칼빈을 비롯한 종교개혁자들이 가졌던 견고한 저항정신과 신앙의 내면에는 우상 숭배에 대한 미움과 하나님을 향한 두려움이라고 진단하였다. 미사의 우상, 성찬의 우상들에 대해서 종교개혁자들은 고난을 당하면서도 확신을 가졌다. 우상숭배를 거부했던 신앙인의 확신이 가득 차 있었다. 두려워할 대상은 눈에 보이는 로마가톨릭의 권세자들이나 거대한 조직과 힘을 가지고 있던 국왕이나 군주들이 아니라, 양심과 마음을 꿰뚫어보시는 전능하신 하나님이시다.

1. 신앙유산: 고난과 인내

환난과 인내는 신학적인 주제로서는 인기 있는 항목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모든 기독교 신자들은 십자가 위에서 죽임을 당하신 그리스도와 연합되어 있고, 날마다 십자가를 지고서 그 자취를 따라가야만 한다. 엉겅퀴와 가시로 뒤덮여 있는 세상 속에서 일상생활을 하려면 갖가지 어려움들과 관련되어 살아가고 있기에 피할 수 없는 문제이다. 더구나 종교개혁자들이 살아갔던 역사적 사건들과의 관련성에 있어서도 결코 가벼운 주제라고 할 수 없다.

우리는 지금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의 해를 맞이하여 오늘날의 시대에 주는 의미를 추구하는 매우 역사적인 시점에 처해 있다. 하지만 종교개혁자들의 삶이 그러했듯이 현대 한국 기독교인들도 결코 쉽지 않은 환경적 요인들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필자는 종교개혁자들과 칼빈의 삶 속에서 고난을 이겨내고, 인내하면서 믿음의 경주를 달려갔던 신앙의 유산을 되새겨 보고자 한다. 그들이 남긴 위대한 신앙의 성취에 대해서 근원적인 요인들이 바로 이런 고난당하면서도 의미 있게 자신들의 봉사생활을 추슬러 나갔다는 점을 살펴보고자 하는 것이다. 특히, 칼빈의 위대한 공헌으로 인류 역사상 가장 온전한 기독교 신앙이 제시되었다고 하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그 배면에는 고난과 인내라는 신앙유산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살펴보려 한다.

16세기 유럽 종교개혁자들의 신학과 삶에 담긴 특징으로 고난과 인내, 연단과 고통당하는 교회에 대한 이해를 기본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그 바탕 위에서 지난 130년 역사 속에서 한국교회에 흐르고 있는 동일한 특징이 고난과 인내, 연단과 고통당하는 상한 심령이었음을 다시금 되돌아보고자 한다. 기독교가 전래된 지 130여년이 지났고, 한국 장로교회 총회가 구성되어진 지 100주년에 즈음하여 뜻깊은 행사들이 있었다. 이런 역사의식을 갖고서, 선진들의 믿음을 되새겨 보게 될 때에 매우 중요한 교훈들을 발견하게 된다. 지난 날 한국교회가 남긴 신앙적 유산을 되새겨보는 것은 후손들의 매우 적절한 자세이자 올바른 태도라고 생각한다.

2. 고난당하신 그리스도를 본받아

고난과 인내가 기독교 신앙의 핵심요소이라는 것이 성경적으로 중요한 교훈이다. 그러나 로마가톨릭교회에서는 고난과 인내에 대해서도 왜곡된 신앙을 교육시키고 실행하고 있다.

기독교에서 가르치는 진정한 고난의 의미를 어디에서 어떻게 깨우쳐야 할 것인가?

로마가톨릭교회에서는 매년 9월 15일을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 (Feast of Our Lady of Sorrows)로 제정하고 축일로 지키고 있다. 성모 마리아의 고난절을 소중히 여긴다는 말이다. 어머니가 아들의 고통을 뒷바라지 하면서 당했을 몸과 마음의 고통을 모든 성도들이 고통을 당할 때에 본받아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계속>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부총장/ 조직신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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