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병 환 FC

 고령화 시대를 맞아 보험업계는 요양서비스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한편 90세까지도 가입 가능한 간편심사보험을 출시해 노년층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DB손해보험 등 국내를 대표하는 손해보험회사들이 일제히 간편심사보험의 가입 가능 연령을 90세로 늘렸습니다.

간편심사보험은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앓는 유병자도 자유롭게 가입 가능한 상품으로 흔히 유병자보험이라고 불립니다. 유병자 뿐만 아니라 90세까지도 가입 가능한 상품이 출시된 것은 그동안 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고령층에게 반가운 소식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에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보험료가 비싸다는 점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질병 등 사고 확률이 높아져 보험료가 높게 책정될 수밖에 없는데다, 심사 절차가 간편한 대신 심사에서 걸러내지 못할 질병 발생 위험을 사전에 보험료에 책정하는 탓입니다. 80대 남성이 일반 유병자보험 상품에 5년 납 5년 만기 갱신형으로 가입할 경우 월 납입보험료는 20만 원대 이상입니다.

또한 갱신형 상품만 출시되어 갱신 시 보험료가 크게 높아질 우려가 있습니다. 때문에 고령 가입자들은 보장성 약화를 감수하고 특약을 줄여 보험료를 아끼는 방식을 택하는 경우가 많아 보험료에 비해 혜택이 낮은 편입니다.

또 간편심사보험은 가입 초기 일정 기간은 질병 진단을 받더라도 보험금을 받지 못하거나 일정 비율로 깎인 보험금을 지급 받습니다. 고위험자가 보험에 가입하는 역선택을 방지하기 위해 보험사가 설정한 조건인데, 통상적으로 가입 후 90일 간 보험금이 지급되지 않으며 1년간은 할인된 보험금이 지급됩니다. 고령 가입자 입장에선 언제 질병이 찾아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보험료 부담을 감수하고 가입했는데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셈입니다.

보장 혜택 또한 실제 치료비에 비해 매우 적습니다. 간편심사보험의 암 진단 시 최대 보장금액은 2,000만 원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입원 일당 또한 2만원을 넘지 않습니다. 보험금을 높이기 위해선 몇 개의 보험을 추가로 가입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럴 경우 각각의 보험마다 상해후유장해 등 주계약을 넣어야하기 때문에 보험료가 큰 폭으로 증가합니다.

해결책은 간편심사보험 뿐만 아니라 일반보험도 가입 가능연령을 높이는 것입니다. 현재 70세 이상의 경우 간편심사 외에는 보장성 보험에 가입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고령자라도 현재 건강상 문제가 없는 분들이 유병자들의 위험률까지 감수해 더 많은 보험료를 내는 것은 불합리합니다. 이러한 분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일반보험 가입 가능 연령 또한 높여 건강한 분들의 보험료를 낮춰야 합니다. 건강체를 대상으로 한다면 가입 초기 보험금을 제한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또 하나의 보험에 담을 수 있는 특약 보험금 또한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하나의 보험 안에 암 진단금이 1,000만 원부터 5,000만 원까지 선택할 수 있다면 소비자의 자금사정에 맞게 하나의 보험 안에서 효율적으로 보장을 설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보험은 유지할 수 있는가가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유지할 확률을 높일 가장 좋은 방법은 소비자의 여력에 맞는 보험료입니다. 소비자가 갱신 시 보험료가 오르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는 이유도 보험료가 오르면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소비자가 안정되게 보험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고령자보험의 개선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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