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지도자 중 한 사람인 K 목사가 지난 24일 모 단체의 ‘6.25상기 69주년 나라를 위한 특별기도회’ 특강강사로 초청돼, 한국교회 100명의 지도자들에게 문재인 대통령이 속한 민주당을 주사파로 규정하고, 내년 4월 총선에서 ‘표’를 주어서는 안 된다고 말해, “선거법 위반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K 목사가 ‘한국교회 지도자들을 향해 선거운동을 했다’는 결론이다.

K 목사는 “6.25전쟁은 동란이며, 사변이라고 말해야 옳다. 지난 6일 현충일 기념식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6.25희생자들에 대한 말 한마디를 듣지 못했다. 대신 일본의 인사들을 무자비하게 암살하는데 앞장섰던 의열단 부단장인 김원봉을 서운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문제가 있다. 김원봉은 해방과 함께 귀국해 북한으로 넘어가 노동상 등을 지냈다. 노동상은 6.25사변 당시 전쟁 물자를 지원하는 자리였다”면서, “김원봉에 대해 서운을 말한 문재인 대통령은 분명 주사파이다. 내년 4월 총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속한 주사파 정당에게는 표를 주어서는 안된다”고 말해 노골적으로 선거운동을 했다.

이에 한 회원은 손을 번쩍 들고 무엇인가 질문을 하려고 했다. 그러나 주최측이 시간 관계상 질문을 받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또 어떤 회원은 이런 사람들이 나와 헛소리를 계속한다면, 앞으로 지도자협의회에 나오지 않겠다고 불만을 쏟아 내기도 했다. 분명 이날 6,25상기 특별기도회는 각각의 이념과 생각이 다른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모여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는 자리였다. 그런데 K 목사는 이런 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북한을 적대적의 관계로 몰아붙이며, 자신과 다른 이념과 생각을 가진 국민을 주사파로 몰아붙였다.

K 목사의 강연 내용 그 어디에도 한반도의 평화와 한민족의 화해, 평화적인 민족통일의 내용은 없었다. 과거의 상처, 동족상잔의 비극을 치유하자는 내용 역시 들을 수 없었다. 오직 남과 북 적대관계를 조성하고, 남한국민을 좌우로 갈라 적대적의 관계를 조성하는 발언으로 일관했다. 그리스도의 정신인 화해와 용서, 그리고 사랑과 평화의 말은 한마디도 없었다는데 아쉽다. 한마디로 이 기도회는 빛을 바랜 ‘6.25상기 69주년 나라를 위한 특별기도회’로 변질시켰다. 기도회의 자리라기보다는 반공궐기대회를 방불케 했다.

또한 동 단체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의 일련의 발언과 관련, 불가사의한 광언으로 국민에게 실망을 초래한 부끄럽고 안타까운 사건으로 규정하고, 한국교회의 철저한 회개와 교회다운 교회, 성도다운 성도, 목회자다운 목회자로 거듭날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내는 성황서, K 목사는 한기총 대표회장의 ‘대통령의 연말까지 하야’, ‘대한민국이 문재인 정부로 인해 공산화되고 있다’ 등의 발언을 소개하며, 용기 있는 행동으로 극찬하는 등 반평화적, 반그리스도인 모습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것.

K 목사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문재인 대통령은 주사파이다”고 한마디로 단정하고, “주사파는 김일성을 숭배하고,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며, 선 통일을 주장하고, 목적(혁명)달성을 위해서 이 나라를 부정한다”면서, “삼척 북한어선 남하에서 알 수 있듯이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의 눈치를 보기에 바쁘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내년 4월 총선서 주사파에게 표를 주어서는 안 된다고 노골적으로 자신의 생각과 ‘관념’을 한국교회 지도자들에게 이식시키려고 애섰다.

세계 그리스도인은 ‘관념’이 얼마나 무섭다는 것을 제2차 세계대전 전쟁주범인 히틀러를 옹호한 유럽의 그리스도인들의 행동을 통해서 잘 알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 혼자서 유대인 600만명을 학살하지 않았다. “유대인은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에 매달려 죽게 한 사람이다”는 유럽 그리스도인들의 관심이 유대인 600만명을 학살했다. 그런 관념이 K 목사를 비롯한 한국교회 목회자들에게 그대로 작용하고 있다는데 참담하다.

한마디로 영미교회의 영향을 받은 목사의 ‘관념’을 그대로 드러냈다. K 목사는 3.1운동 이전까지 기독교가 새로운 세상, 새로운 나라를 가져다가 줄 것으로 생각했던 지식인들이 교회로 들어와 독립운동에 앞장섰다는 것을 전제하면서도, 1920년 사회주의가 국내에 들어오면서, 감리교 포교활동에 앞장섰던 이동휘 등 기독교 지식인들이 사회주의로 전향했다며, 의열단과 독립운동가들의 활동을 무자비한 항일무장투쟁가로 비하했다. 이제라도 한국교회의 지도자들은 역사를 바르게 재해석하고, 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만 한국교회에 미래가 있다.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