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승 자 목사

예수님은 마가복음 2장 27절에서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서 있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예수님은 법이 사람의 권리, 특히 약자나, 가난한 자의 권리를 억누르고, 사랑할 수 있는 자유조차 가로막을 때 사정없이 파괴했다. 법은 분명 ‘사람’을 위해 있다. 특히 법은 가난하고, 억울한 사람들을 위해서 있다. 그런데 바리새파 사람들이 하나님의 법을 변질 시켜 버렸다.
공관복음서는 예수님의 적대자로 바리새파를 내세웠다. 바리새파는 구약을 동원해서 국민운동을 일으켰다. 이들은 이스라엘 민족의 정신운동을 위하여 예언의 글과 구약의 고전, 그리고 랍비들의 성서해석을 원용했다. 한마디로 하나님의 법을 국민운동의 규율로 적용했다. 결국 이것은 법이 담고 있는 본래의 뜻을 변질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오늘 한국교회 역시 바리새파들이 주장한 안식일법과 정결법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이는 신약성서에 나타난 법정신에서 크게 이탈했다는 사실에 대해 한국교회를 책임지고 있는 목회자들은 어떻게 변명할까(?) 하나님의 법은 국가 안에서 눌린 자, 가난한 자, 떠돌이, 과부, 어린이, 고난당하는 사람들을 보호하는데 목적이 있다. 그런데 바리새파는 하나님의 법을 국민 전체를 기동화 하는 도구로 악용했다. 이는 법대로 살 수 없는 계층에게 역기능이 됐으며, 이들은 죄에 갇혀 살아야만 했다.
그럼데 예수님은 안식일법과 정결법을 지키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서, 그들이 있는 역사의 현장에서 활동하셨다. 때문에 예수님은 바리새파 사람들이 철저하게 동원한 안식일법과 정결법에 충돌할 수밖에 없었다. 바리새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은 사제계층에 국한된 정결법을, 이를 지킬 수 없는 사회적 약자들에게까지 확산시켰던 것이다. 오늘 한국교회가 안식일법과 정결법을 동원해서 바리새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예수님의 ‘삶의 현장’서 이탈한 결과이다.

오늘 목회자들의 입에서 아무렇지 않게 사회적 약자들을 향해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라”, “교회당을 하나님의 성전인 만큼, 가장 좋은 옷을 입고 나와라”, “교회에 나오기 전에 몸을 정결케 하라” 등등 예수님의 법정신과 대치되는 천박한 말들을 강단에서 아무렇지 않게 쏟아내고 있다는데 안타깝다. 이런 말들은 하루를 벌어 하루를 먹고사는 사람과 쓰레기를 치우거나, 대장간 등에서 일하는 사회적 약자들이 지킬 수 없다. 따라서 이들은 교회를 떠날 수 밖에 없다.

예수님 당시 안식일법과 정결법은 생활전반에 파급되어 있었다. 이는 가난한 자, 병든자, 불결한 직업을 가진 직장인들을 소외시키는 결과를 가속시켰다. 그 중에 예수님과 충돌의 계기가 된 것은 식사 전에 손을 씻는 것이었다. 손 씻는 것은 제사 전에 사제가 제사를 집행하기 위한 사제법에 근거한 것이었다. 그런데, 종교적 권위로써 제재하는 법규가 되었다. 오늘 한국교회의 목회자와 교인들도 바리새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이것은 생활현장에 이탈했다. 또 사람의 생명을 위한 것도 되지 못하고, 사람을 삶에서 철저하게 유리시켰다. 보잘 것 없는 사람들을 정죄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런 법은 인간을 위하는 법에서만 의미가 있다. 그러나 바리새파에게는 사람의 삶의 현실보다도 그 법규를 지키느냐, 안 지키느냐가 문제가 되었을 뿐이다. 이것은 분명 복음서에 나타난 대로 바리새파의 입장이며, 예수님의 삶과 무관한 것이다.

햇빛중앙교회•본지 후원이사장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