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대학교 기독교학부 구약학 김진규 교수가 『구약성경에서 배우는 설교 수사법(생명의 샘 출판사)』을 출간하고, 구약 내러티브 플롯의 극적인 효과를 현대 설교의 스토리텔링 기법에 도입하여 마치 드라마를 보는 듯 한 감동의 현장을 전한다.

이 책은 2014-2017년 정부(교육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과제번호: 2014S1A6A4027097)

현대 설교학자들은 설교에 있어서 수사학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수사학 이론을 도입하고 있다. 설교학자들이 주로 도입하는 수사학 이론은 고전수사학 이론들이다. 이에 저자는 ‘성경 자체가 고전수사학 전통과는 다른 상당한 수사기법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를 설교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지 못한 아쉬움’을 느껴 이 책의 필요성을 갖고 집필했다.

특히 저자는 구약 히브리 문헌들은 그 자체로 독특한 수사법을 갖고 있다. 이들 히브리 성경기자들이 활용했던 수사기법을 파악하여 설교에 적극 도입하고자 하는 것이 저술의 목적이다.

『구약성경에서 배우는 설교 수사법』은 먼저 구약성서에 나타난 문체들을 수사학적 관점에서 분석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서 고전수사학의 전통으로부터 내려오는 수사학의 관점에서 히브리 성경기자들의 수사법을 분석했다.

또한 ∆오경과 역사서들에 나타난 주도적인 문체인 ‘내러티브’를 수사학적 관점에서 분석할 수 있는가? ∆시가서와 선지서의 주도적인 문체인 ‘그림 언어’와 ‘대구법’을 수사학적인 관점에서 분석할 수 있는가? 등의 답을 제1부 ‘구약 수사법과 설교’에서 제공했다.

더불어 아리스토텔레스의 고전인 『시학』에서 희극과 비극을 분석하면서 원시적인 형태의 내러티브 플롯 구조를 제시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에서 이미 그림 언어와 대구법의 수사학적 효용성에 대한 깊은 통찰을 찾아낼 수 있었다. 이에 제2부와 제3부에서 히브리 성경의 수사학적 독특성 자세히 밝히고 있다.

제2부 ‘히브리 내러티브의 수사기법과 설교’에서는 히브리 내러티브의 특성을 분석하면서 설교적 적용 가능성을 타진한 것이 연구의 목표였다. 히브리 내러티브의 플롯 구조는 고전수사학에서 연설의 분석에 사용한 방식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팍스(Fox)가 말한 대로 히브리 성서 자체의 독특한 수사학적 전통이 있다.

고전수사학의 세 가지 수사의 장르(법정, 정책, 칭찬 연설)는 히브리 내러티브의 구조와는 완전히 다른 전통이다. 히브리 내러티브 플롯의 서설, 갈등의 시작, 갈등의 고조, 클라이맥스, 전환점, 해결, 결론 구도는 독자로 하여금 서스펜스를 느끼게 만들고, 주의를 집중케 하며, 청중을 변화시키는 강력한 수사적 장치이다. 히브리 내러티브의 수사적 장치를 설교에 도입한다면 청중들로 하여금 드라마를 보는 듯 한 감동의 현장으로 이끈다. 제2부의 마지막엔 예수 그리스도, 폴 보든(Paul Boden), 백동조의 설교 사례 분석을 통해 내러티브 설교의 유용성을 검증했다.

제3부 ‘히브리 시의 수사기법과 설교’에서는 히브리 운문체의 문예적 특성인 그림 언어와 대구법의 설교적 적용 가능성을 분석했다.

이 두 가지 운문체 수사법은 이미 고전수사학 이전 시대부터 연설에서 이의 유용성을 강조해왔다. 그림 언어와 대구법의 중요성 자체는 이미 고래로부터 입증된 것이다. 그런데 어떤 고전문학 작품들보다 그림 언어와 대구법을 더욱 빈번하게 사용한 문헌이 히브리 성서일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글들과 구약성서를 비교해보면 구약성서에 월등하게 많은 그림 언어와 대구법을 발견한다.

이와 관련해 저자 김진규 교수는 “본 연구는 일차적으로 히브리 성서에 나오는 그림 언어를 사용하는 원리를 파악해 현대 설교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며, “성서의 시대와 현시대는 완전히 다른 시대이기 때문에 이미지의 현대화가 꼭 필요하다. 21세기 현시대와 문화 속에서 어떻게 그림 언어를 찾는지 그 방법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 교수는 “대구법이 감동을 일으킨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었지만 어떻게 해서 감동을 자아내는지 그 비밀은 최근에 풀리게 되었다”며, “쿠걸(James Kugel)과 올터(Robert Alter)의 글들이 나오면서 대구법의 강화 원리를 발견하게 되었고 이 때문에 감동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리고 히브리 성서의 대구법을 다루는 다양한 대구법의 구조가 밝혀지면서 그만큼 설교적 적용도 넓어지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책 제3부에는 각 항목의 마지막 부분에 그림 언어 사용에 탁월한 소질을 발휘한 예수 그리스도와 스펄전(C. H. Spurgeon), 에드워즈(Jonathan Edwards), 곽선희, 옥한흠 목사의 설교를 분석하였고, 대구법 사용에 탁월한 소질을 발휘한 제익스(T. D. Jakes), 킹(Martin Luther King, Jr.), 이동원, 하용조 목사의 대구법을 분석했다.


김진규 교수는 “구약성경에 나타난 히브리 내러티브, 그림 언어, 대구법의 수사학적 가치를 충분히 인식하고 설교에 효과적으로 적용한다면, 설교의 호소력을 증가시키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며, “평범한 설교와 내러티브 플롯의 구조를 가진 설교의 차이는 밋밋한 이야기를 듣는 것과 잘 짜인 드라마나 영화를 감상하는 것과 같은 차이를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구약 운문체의 그림 언어의 현대화의 원리를 제대로 파악하고 설교에 적용한다면, 현대 문화 속의 그림 언어를 효과적으로 분석하고 적용하는 능력을 키우게 되고, 그만큼 설교에 생동감과 생명력을 불어넣게 될 것”이라며, “설교자가 대구법을 능숙하게 구사하게 된다면 대구법의 문예적 효과 때문에 감동과 감화를 자아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진규 교수는 미국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Westminster Theological Seminary)에서 목회학 석사(M.Div.), 동 대학원에서 성경해석학과 구약의 시가서를 연구하여 박사학위(Ph.D.)를 받았고, 학문적 우수성을 인정받아 한인1세 성서신학자로서 최초로 박사학위논문이 웨스트민스터신학저널(Westminster Theological Journal)에 실렸다.

뉴욕에 소재하고 있는 나약대학(Nyack College)에서 애정트 교수를 역임하였고, 연구년 중에 미국 칼빈신학대학원(Calvin Theological Seminary)에서 연구교수로 있었으며, 현재는 백석대학교 기독교학부 구약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성경전문 연구소인 <에스라연구소>(ezrainstitute.org)와 설교전문 연구소인 <성경해석과 설교 연구소>의 대표로 활동 중이다.

한국개혁신학회 연구이사, 한구구약학회 부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성서문헌학회(SBL), 복음주의신학회(ETS)와 같은 국제학회와 한국의 여러 학회에서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김진규 지음/ 504페이지/ 값 25,000원/ 생명의샘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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