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인생은 단 한 번뿐이다. 우리 믿는 성도들은 신앙 안에서 주님과 동행하며 살다 이 세상에서의 삶이 끝나는 날 천국에서 영원한 삶이 보장되지만 그렇다고 이 세상에서의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다. 단 한 번 주어진 삶을 살기 위해 사람들은 주어진 환경을 극복하며 많은 노력을 하게 된다.

십대 청소년 시기에는 누구나 좋은 대학에 들어가 전공분야에서 실력을 쌓고 번듯한 대기업에 입사하는 것, 또 전문직과 사업으로 성공하는 자기 모습을 상상하며 꿈꾼다. 그런 목표를 위해 잠을 설쳐가며 공부에 매진하고 자기계발에 몰두하게 된다. 30대, 40대를 청장년기를 지나 노년기에 접어들어도 자신과의 싸움은 계속된다.

그러나 시간은 처음 마음에서 나를 멀어지게 한다. 처음 가졌던 굳은 신념과 약속은 이미 잃어 버린 지 오래다. 힘들게 들어간 직장에서도 오랜 시간 동안 한 분야에 몸을 담고 있다 보면 타성에 빠지게 되고 집중력과 열정이 떨어지게 된다. 연 초에 굳은 각오로 다이어트, 운동, 금연 금주 등을 하겠노라고 한 자신과의 약속은 어느새 작심삼일 용두사미로 끝나버리고 만다.

한국교회 모든 교회들이 이맘때 드리는 송구영신(送舊迎新) 예배는 말 그대로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며 드리는 예배이다. 지난 시간의 잘못과 허물을 되폴이 하지 않기 위해 새로운 마음과 각오를 다지며 하나님 앞에 예배함으로 새해를 시작하자는 뜻이 담겨 있다.

그러나 해마다 “송구영신”이 반복되다 보니 첫 약속, 첫사랑에서 벗어난 자신을 추스르고 되돌이키기 위한 노력 자체에 대한 무기력증에 빠지는 사람도 적지 않다. 초심으로 돌아가는 시도 자체에 대한 회의감에 빠지게 되면 세상과 자신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사로잡혀 자신을 더한층 무기력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만든다.

그래서 새해 아침에 처음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 처음 마음을 기억하는 것은 더할 나위없이 중요하다. 우리는 가끔은 뒤를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지금 삶을 힘들게 만드는 여러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 고통과 절망에 빠져 있을 때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는 마음으로 초심을 기억하게 되며 쉽게 그 난국을 벗어날 수 있게 된다.

2019년을 보내고 희망에 찬 2020년 새해 아침에 우리는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고후 5:17)는 말씀을 깊이 묵상하게 된다. 이 말씀은 ‘그리스도인’이 어떤 존재인지를 확실하게 말해 주기 때문이다.

이 말씀은 기독교가 과거의 종교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밝혀준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2천 년 전에 유다땅 베들레헴에 태어나셔서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달리사 죽으시고 사흘 만에 부활하신 것은 과거가 아닌 오늘 현재이며 미래를 사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독교는 과거에 내가 어떤 사람이었든 지난 시간이 어땠든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 회개하고 돌이키기만 하면 누구든 새로운 사람이며 하나님의 지음을 받은 새로운 피조물이 된다. 이 진리 안에서 우리가 평안을 누리고 부푼 희망 속에서 새로운 삶을 설계할 수 있게 된다.

희망에 찬 2020년에 독자 여러분 섬기시는 교회와 가정, 일터에 주님의 평강을 기원드리며, 부족한 본보에 애정과 후원을 아끼지 않으신 한국교회 교단, 단체 교회들에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 아울러 새해에도 깨어있는 ‘정론직필’의 마음과 자세로 한국교회를 섬길 것을 굳게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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