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 헌 철 목사

어느 거지가 열심히 일하는 사람에게 물었다.

왜 열심히 일하십니까?

“돈 벌려고”

“돈은 벌어서 무엇 하려고요?”

“훗날 편안하게 살려고”

거지가 말했다.

“제가 지금 그렇게 사는데요.”(공감Plus. 2009. 11+12 에서)

실소를 자아내게 하는 이야기 같으나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나는 신학생 시절, 스승님의 가르침 중에 “일 많이 하려 하지 말고 죄짓지 말라”라는 말씀을 되새겨 보며 2019년을 결산해 본다. 매년 한 해를 정리하면서 반복되는 표현이지만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라는 말이 너무 정리된 말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인간의 존엄과 가치가 수사 권력에 의해 짓밟히고 있다며 촛불 민심 등 국민이 광장에 나서고, 권력을 탈취하겠다고 길거리로 나서는 등의 갈등이 난무한 해였다. 물론 바람직한 일을 접할 때도 있고 그렇지 못한 예도 많다. 그러나 기독인 특히 하나님의 종을 자처하는 이들이 예수님의 가르침을 지켜 행하기보다는 길거리로 나서 온갖 독설을 품어대는 부르짖음 등에서 살의를 느끼기도 하였다. 성탄을 기념하며 새해의 계획 중 첫째는 생명을 구원하는 도구의 일이 변할 수 없는 진리라면, 살의를 조장하여 상처투성이가 되지 않도록 계획을 세워야 한다. 함에도 우리의 모습을 바라보노라면 “주 예수님 어서 오시옵소서”하는 기도가 망설여지기도 한다. 따라서 2019년을 돌아보면서 지난날들의 서운함, 아픔, 분함 등을 내려놓고 2020년에는 손에 손을 잡고 함께 달려갈 수 있기를 소망해 보며, 기도의 높이와 넓이를 하나님의 뜻에 이르기를 구하자. 이에 24년 전 곧 1995년에 SBS에서 방송된 24부작 “모래시계”라는 드라마의 대화록 일부를 되새겨 본다.

“태수”라는 사람은 검사 친구“우석”에게 요청한다.

우석아! 네가 해! 너라면 내가 믿어! 네가 구형하는 것은 내가 믿어! 그러나 너 말고 다른 놈은 못 믿어, 다른 놈이 하면 “웃기지 말고 너나 잘해라”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우석”은 말합니다.

나는 너를 속여 왔어, 나는 계엄군이었고 너는 시민군 이었어, 광주에서 죽었다는 네 후배 우리 대원의 총에 죽었어! 너 나한테 속아 왔어!

이때 “태수”는 허탈한 표정을 합니다. 그리고는 이내 말합니다.

그다음이 문제야! 그러고 난 다음에 어떻게 사는지? 하나는 너처럼 살고 또 하나는 나처럼 사는 거야!
잠깐 침묵 후에 이어, 우석은 “너는 대단해! 진심이야!” 라고 말한다.

그리고는 “미안해!”

그 후, 우석은 논고에서, “배운 대로 상식적으로 살고자 했지만 상식대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말한다.

(11)사랑하는 자들아 나그네와 행인 같은 너희를 권하노니 영혼을 거스려 싸우는 육체의 정욕을 제어하라 (12)너희가 이방인 중에서 행실을 선하게 가져 너희를 악행 한다고 비방하는 자들로 하여금 너희 선한 일을 보고 권고하시는 날에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려 함이라(벧전2:11-12)

한국장로교신학 학장•본지 논설위원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