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보 연 교수

지난 12일 국회에서는 미혼모부 양육지원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 토론회는 인재근 의원을 비롯해 권미혁 의원, 정은헤 의원이 주최했다. 토론회는 필자를 비롯한 안산시건강가정지원센터 박영혜 센터장이 강사로 참여해, 미혼모부 자조모임 활성화를 위한 거점기관 확대의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됐다.

이 토론회는 자녀를 양육하는 미혼모부가 자신감과 정서적 안정을 회복할 수 있도록 자조모임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사회의 편견과 심리적 상처로 인해 많은 미혼모부들이 위축돼 있는 만큼, 당당하고 건강한 자녀양육을 할 수 있도록 자조모임의 활성화를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에 모두가 공감했다.

미혼모부 거점기관은 임신 위기 상담부터 자녀양육까지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로, 현재 전국 17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16개 광역시도에 1곳씩 있다.

서울시만 2곳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경기도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숫자의 미혼모부 가정이 있는데, 거점기관은 안산시 한 곳에 불과하다. 지난해 통계청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미혼모는 2만 1천254명, 미혼부는 7천768명이다.

상담학을 가르치며, 미혼모자조모임을 지원해 필자는 의미 있는 토론회였다. 자조모임에서의 상담과 교육의 역할은 단순한 사교모임의 수준을 넘어 현실적이고 전문적인 조언과 지도를 구할 수 있는 멘토이자 상담자의 역할이다. 자조모임이 안정적 정착과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사회적 지지자원 강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교육공간과 재정적 지원도 절실한 상황이다.

미혼모들을 대상으로 한 지속적인 상담과 교육은 우연한 개인의 성공사례에 지나지 않던 미혼모들의 자립과 성숙이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변화의 노력을 통해 충분히 기대 가능한 성과이자 목표가 될 수 있다. 이것은 이들에게 희망으로 다가온다. 또한 취업 교육 및 일자리 제공, 주거 혜택 및 양육보조금 지원과 같은 사회적 지원과 더불어, 교육과 상담을 통한 심리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토론회를 주최한 정은혜 의원은 "경제문제, 편견 등으로 자녀의 양육을 포기하는 엄마가 연간 1천여명에 이른다. 어렵게 양육을 결정한 엄마들 중에도 힘에 겨워 양육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모든 미혼부모는 용기있는 선택으로 가족을 지키는 선택을 한 사람들이다. 이 용기있는 선택이 더 굳건해질 수 있도록 건강한 양육환경을 조성하고, 스스로 홀로 서도록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혼모의 양육스트레스는 높고 이로 인한 자존감은 낮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재가양육미혼모들은 아동양육과 자립이라는 과제를 안고 살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어린 아동을 돌보면서 자립하기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때문에 미혼모부 거점기관의 확대가 절실하다. 미혼모 자조모임은 요리·문화 체험, 놀이활동, 미술치료, 심리진단, 부모교육, 가족역량강화캠프 등을 양육미혼모들이 스스로 운영하는 모임이다.

양육미혼모의 정서적인 분노와 억압, 불안한 정서 등을 표출하고 고충을 서로 공유하는 한편, 자신과 아이의 관계를 되짚어보면서 자존감과 자녀와의 정서적 유대감을 회복한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자조모임은 미혼모부 가족들에게 양육과 관련된 정보나눔과 더불어 서로가 지지해주고 격려하며 살아갈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제공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미혼모부들은 자조모임의 다양한 경험과 체험을 통해 성장해 나간다. 자립의 기초 틀을 마련하기도 하고 더 나아가 완전한 자립에 이르기도 한다.

굿-패밀리 대표•개신대 상담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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