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보 연 교수

“어머니, 꽃구경 가요/제 등에 업히어 꽃구경 가요/세상이 온통 꽃 핀 봄날/어머니 좋아라고
아들 등에 업혔네/마을을 지나고/들을 지나고/산자락에 휘감겨/숲길이 짙어지자/아이구머니나/어머니는 그만 말을 잃었네/봄구경 꽃구경 눈감아 버리더니/한 움큼 한 움큼 솔잎을 따서/가는 길바닥에 뿌리며 가네//어머니, 지금 뭐하시나요/꽃구경은 안하시고 뭐하시나요/솔잎은 뿌려서 뭐하시나요/아들아, 아들아, 내 아들아/너 혼자 돌아갈 길 걱정이구나/산길 잃고 헤맬까 걱정이구나“

가수 장사익이 부른 꽃구경 가사의 일부이다. 이 가사의 내용은 자식을 향한 무조건적인 사랑이 그대로 묻어 있다. 엄마는 자신을 내다 버리려는 아들의 속셈을 알면서도, 마지막까지 아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그대로 드러내 보이고 있다. 엣날 우리나라에는 고려장이라는 것이 있었다. 부모가 똥오줌을 가리지 못하면, 산채로 깊은 산속에 버리는 풍습이 있었다. 이를 묘사한 것이 엄마 ‘꽃구경’이다.

고려장을 하려고 아들이 엄마에게 꽃구경을 가자고 한다. 엄마는 꽃구경을 가자는 아들의 제안에 모른 척 등에 업힌다. 하지만 엄마는 아들의 제안에 눈물을 삼킨다. 그리고 아들 혼자서 돌아갈 것을 걱정한다. 걱정해서 솔잎을 한웅큼씩 따서 숲길에 흩뿌린다. 아들은 뭘 할라고 그러냐고 따지듯이 엄마에게 묻는다. 아들아 아들아 내 아들아 너 혼자 내려갈 길이 걱정이구나. 네가 길을 잃을까 걱정이구나.

솔가지를 꺽어 놓은 엄마의 정 앞에 아들의 가슴은 미어지도록 아파을 것이다. 이러하듯 엄마의 사랑은 그 어느 것과도 비교 할 수 없다. 그것은 엄마와 아들이 동일하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엄마는 길삼해서 자식과 남편에게 옷을 입혀주었다. 아버지는 농사를 짓고, 나무를 해서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졌다. 엄마의 자식을 향한 사랑은 그 어느 것과도 비교 할 수 없다.

헌데 명절인 설날 돈을 안준다고 엄마를 협박하고, 아버지를 칼로 찔러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뉴스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마음을 먹먹하게 한다. 오늘 우리의 부모는 자식 걱정에 주름이 파이고, 머리가 쉬었다. 이러는 동안 자식들은 부모의 끝없는 사랑에 조금이라도 보답을 했는가. 모두가 가던 길을 멈추고, 돌아서서 생각해 보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부모의 자식을 향한 사랑은 하늘보다도 높고, 바다보다도 넓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오늘을 살아가는 자식들은 어머니가 늙고 아프면, 부모를 요양원에 버린다. 이제 우리사회에는 ‘요양원 고려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심지어 늙은 부모가 자신의 삶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죽기를 바라는 자식도 있다는데 서글프다. 부모가 아프면 병원에 모시고 가야 하는 것이 당연하거늘, 이를 몰각한 자식들이 엄연히 오늘 우리사회에 존재한다는데 안타깝다. 겉으로는 효를 말하지만, 내면은 그렇지 않다.
우리는 아프면 병원에 간다. 병원에서도 못 고치는 병이 있다. 이 병을 고치는 사람이 있다. 그것은 엄마의 사랑이며, 엄마의 손이다. 그래서 엄마의 손을 약손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엄마가 자식을 동일하게 생각하고, 조건 없이 사랑하기 때문이다. 우리 역시 엄마를 향한 사랑을 나와 동일시해야 한다. 예수님도 보잘 것 없는 사람들을 자신과 동일시하며, 조건없는 사랑으로 이들을 구원하지 않았는가.

장사익 선생은 보이스 퀸 초대가수로 초청돼 ‘엄마 꽃구경 가요’를 구성지게 부르고, 마지막 결승에 오른 보이스 퀸 3명에게 ‘엄마’를 화두로 던졌다. 이 3명은 엄마를 생각하며, ‘엄마’, ‘잃어버린 30년’, ‘불효자는 웁니다’를 불렀다. 그렇다 엄마는 아무리 불러도 지나치지 않다. 오늘도 이 세상에 없는 엄마를 불러본다.

굿-패밀리 대표• 개신대 상담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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