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분야의 역사와 전통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전시해놓은 문화적 공간이 박물관이다. 특히 기독교박물관은 기독교 신앙이 이 땅에 전파되고 뿌리를 내린 일련의 과정과 역사를 전시함으로써 기본적인 박물관의 기능에 더하여 방문객들의 종교적 심성을 고양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기독교사상 2월호』에서는 ‘특집-동아시아의 종교박물관’을 마련해 한국, 일본, 대만의 기독교박물관에 대해 조명했다.

이번 특집에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 김권정 박사를 비롯해 일본기독교단 선교사 홍이표 박사, 한신대학교 디지털문화콘텐츠학과 신광철 교수, 한국외대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김진영 겸임교수 등이 ∆한국 기독교박물관의 종류와 역할을 거시적인 시각에서 논한 글 ‘한국의 기독교박물관, 현황과 기능’ ∆일본에 있는 여러 기독교박물관을 소개하는 글 ‘일본의 기독교박물관 순례’ ∆한 종교가 아닌 다양한 종교전통을 전시한 대만의 세계종교박물관을 자세히 조명한 글 ‘대만 세계종교박물관의 전시 체계와 의의’ ∆종교박물관 설립 방향과 전시 콘텐츠를 어떻게 기획할지를 다룬 글 ‘종교박물관의 설립 방향과 전시 콘텐츠 기획’ 등으로 참여했다.

먼저 김권정 박사는 기독교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의 증대로 기독교박물관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책속에 김 박사는 박물관들을 구분해 소개하며, 그 의미를 설명했다.

김 박사가 소개하는 현재 기독교박물관의 현황을 살펴보면 역사박물관으로는 숭실대학교의 한국기독교박물관, 이천의 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 인천의 한국선교역사기념관 등이 있고, 교단 및 개교회가 세운 박물관으로는 고신역사기념관, 구세군역사박물관, 새문안교회 역사관, 공주기독교박물관 등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성서 박물관으로는 평강성서유물박물관, 국제성서박물관 등이 있으며, 인물 관련 박물관 및 기념관으로는 배재학당역사박물관, 언더우드家기념관, 손양원목사순교기념관 등이 있다고 알렸다.

이어 김 박사는 기독교박물관은 전시 공간이라는 기본적인 기능 외에도 조사연구, 유물 수집 및 관리, 교육, 교류홍보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소개하며, 오늘날에는 박물관의 교육적인 역할이 증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 박사는 “마지막으로 21세기 복합 문화공간으로서 기독교박물관이 자리매김을 하기 위해서는 관람객의 능동적 체험이 가능한 공간, 비기독교인들에게도 환영받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전문적인 큐레이터를 확보하는 일이 관건”이라고 제언했다.

홍이표 박사는 일본 지역에 있는 기독교박물관을 짧은 탐방기 형식으로 소개했다.

홍 박사는 기리시탄 역사박물관으로 구분할 수 있는 박물관들은 일본에서의 기독교 박해와 관련되어 있으며, 대표적으로 니시자카 26 성인 기념관, 오우라 천주당 기리시탄 박물관, 히라도시 기리시탄 자료관 등을 소개하며 아픈 순교의 역사를 짧고 강하게 설명했다.

홍 박사는 또 기독교 학교 박물관으로 최초의 미션스쿨인 메이지가쿠인대학의 박물관, 윤동주의 숨결이 남아 있는 릿쿄학원 전시관, 한국 선교의 문을 연 아오야마가쿠인대학 자료센터, 윤동주와 정지용의 시비가 세워진 도시샤 갤러리 등 미션스쿨에 세워진 박물관들을 구분해 역사와 의미를 설명했다.

신광철 교수는 대만에 있는 세계종교문화박물관에 대해 “통상 종교 관련 박물관은 특정한 하나의 종교의 역사와 문화만을 다루는 데 반해, 대만의 세계종교박물관은 불교 관련 기관과 인물이 세웠지만, 불교만이 아니라 세계의 종교를 아우르고 있다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이 박물관이 어떤 의도로 설립되었고, 실제로 어떤 전시관으로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소개하며, 각 전시관이 품고 있는 가치들을 설명했다.

또한 신 교수는 세계종교박물관이 가지고 있는 ‘사랑과 평화’를 주제로 세계의 다양한 종교전통의 역사와 사상 포용, 체험과 성찰을 통해 종교적 지혜를 체득하도록 하는 전시 체계, 종교계와의 연계 및 대중적 참여 등의 의의를 설명하며,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세계종교문화박물관을 준비해야 한다고 제안하였다.

김진영 겸임교수는 “종교박물관이 해당 종교의 영성을 담아내는 특수성과 보통의 박물관이 갖추어야 할 역할과 기능 등 보편성을 동시에 만족해야 하는 특성을 갖는다”며, “종교박물관에 전시되는 내용들은 그 종교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므로, 반드시 전문가의 종합적인 이해와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겸임교수는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박물관이 그 기술을 적용하듯이, 종교박물관 또한 첨단 기술을 활용하여 관람객들의 몰입을 유도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형 전시를 구상해야 한다”며 그 예로 미국 오하이오주의 쥬빌리 박물관, 워싱턴의 성서 박물관, 켄터키주의 창조 박물관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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