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치러진 4.15총선에서 기독교정치세력화는 또 좌절됐다. 한마디로 기독교의 정치세력화의 벽이 두껍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준 선거였다. 기독자유통일당은 4.15총선에 비례대표 후보 20명, 미래통합당이 후보를 내지 않은 호남지역 등에 8명의 지역후보를 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이번 4.15 총선에서 기독정당의 성적은 과거총선보다도 못한 성적으로 막을 내렸다. 1.85%, 508.967표를 얻는데 그쳤다.

기독자유통일당은 동성애 반대, 차별금지법 반대, 복음통일, 자유통일의 기치를 내걸고, 21대 총선에 후보를 냈다. 하지만 국회의 문턱은 높았다. 과거나, 지금이나 기독교정당은 기독교인 1천2만명인 것을 감안해, 기독교정치세력화에 대한 희망을 갖고 도전했다. 하지만 번번이 국회 입성은 무산됐다. 기독자유통일당의 4.15총선은 전광훈 목사가 구속된 상황에서 치러져 지도자 부재의 여파를 그대로 드러냈다.

이번 4.15총선에서의 기독자유통일당이 득표수는 20대 총선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보수적인 기독교인의 결집을 끌어내지 못했다. 선거운동 전면에 김문수 전 경기지사, 김승규 전 안기부장, 김경재 전 의원 등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한마디로 국민의 마음, 아니 기독교인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보수적인 교회지도자 부재가 얼마만큼 중요한가를 다시 한 번 그대로 드러냈다. 선거기간 중 40개의 단체가 기독자유통일당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지만, 표로 연결되지 못했다.

기독자유통일당의 정치세력화 좌절의 또 하나 원인은 기독교가 국민들의 의식을 따라잡지를 못했다는 것이다. 국민들의 의식은 갈수록 크게 변하고 있는데, 기독자유통일당의 의식은 과거에 머물러 있었다. 국민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정책을 전혀 내놓지 못했다. 과거 기독정당은 교회를 쫓아다니며, 기독교정당의 필요성과 절박성을 목회자와 교인들에게 홍보하는 일에 모든 힘을 쏟았던 것에 비교하면, 이번 4.15총선에서는 교인들의 손끝만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4.15총선을 위해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태서, 전 목사의 인지도만 바라보고 선거에 임했다는 결론이다. 또 기독자유통일당의 정치세력화 좌절은 처음 공천에서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첫 번째는 불교신자인 이은재 의원을 비례대표 1번에 공천했다가 취소하는 해프닝도 일어났으며, 비례대표 3번에 친일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주옥선 권사를 공천했다. 국민들은 일본 아베의 경제보복에 맞서 힘겹게 싸우는데, 친일인사를 공천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거셌다. 이러고서도 국민들을 향해 표를 달라고 할 수 있는가(?)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이번 총선에서도 기독교인과 국민들의 관념이 되어버린 ‘정교분리원칙’이 기독교정치세력화의 패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교회가 정치에 왜 관여하느냐”는 것이다. 전광훈 목사가 청와대 앞서 시위를 벌 때도, 많은 목회자와 국민들은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목사가 무슨 정치에 관여 하느냐”고 비판했다. 하지만 전 목사의 청와대 앞 집회는 보수적인 국민, 우파세력을 결집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다.

결집된 우파세력의 표심은 기독교정당을 선택하지 않았다는데 참담하다. 또한 이번 기독자유통일당의 4.15총선은 조직적으로 움직이지를 못했다. 고작해야 여의도 당사 앞서 비례대표 19번을 찍어달라고 호소하는 것뿐이었다. 이번 기독자유통일당의 선거운동은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을 중심으로 움직였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기독자유통일당을 알리는 홍보물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번 4.15총선에서 기독자유통일당에게 표를 준 사람은 대부분 기독자유통일당과 관계된 교인들이거나, 투표현장서 ‘기독’이란 당명을 보고 주권을 행사한 교인이라는 것이다. 이번 4.15총선에서 기독자유통일당의 조직도 없이 움직였다는 것이다. 과거 기독자유당은 석계역 등서 기독당의 필요성과 절박성을 알리는 홍보물을 나누어 주며, 선거운동을 벌인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또 하나의 문제는 기독자유통일당 선대위의 형태이다. 자신들의 정당을 지지해 줄 것을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구는 미래통합당을, 비례대표는 자유통일당을 찍어달라”고 호소한 것. 이것은 결과적으로 타당의 선거운동을 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분명한 것은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는 정당은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한다는 것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그대로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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