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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영 목사] 네 이웃을 사랑하라예장 합동개혁 총회장•본지 상임논설위원
정서영 목사  |  webmaster@c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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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5.27  10:4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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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서영 목사.

코로나19 사태가 인류의 삶의 패턴까지 바꿔 놓았다. 아이의 손을 잡고 공원을 마음껏 뛰어놀던 소소한 즐거움조차 허락되지 않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던 때에도 답답하다며 줄곧 벗어버렸던 마스크는 생명줄이 되어 버렸다. 이제 마스크를 쓰지 않고서는 어느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시국이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생명을 지키는 마스크마저도 부익부빈익빈 사태에 직면했다는 점이다. 한 때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마스크 가격이 1500원짜리 공적 마스크가 나오면서 안정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일주일로 치면 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이다. 만원이 누구에게는 한없이 값어치 없는 액수일지 모르나, 누군가에게는 한주를 버티는 거금일 수 있다. 결국 이른바 마스크 부자들은 내키는 대로 마스크를 아낌없이 쓰고 버리고, 상대적으로 마스크 빈곤층은 하루 1개는커녕, 1주일을 2개, 심하면 1개로 버틴다. 이마저도 구하기 힘든 소외된 이웃들은 마스크도 쓰지 못한 채 사람들의 눈총을 받으면서 노심초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될까 염려한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증은 누구 한명만 잘 대처한다고, 혹은 특정 국가만 잘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가 똘똘 뭉쳐서 백신개발에 힘쓰고,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가동해야 한다. 국가적으로도 정부와 국민들이 신뢰 속에서 서로 의지하고, 소리 없는 불청객을 몰아내기 위해 힘을 한데 모아야 한다. 특히 상대적으로 감염증에 취약한 빈곤층 등 소외된 이웃을 위한 나눔이 기본적으로 탑재되어야 한다. 이는 세계적으로 위험군으로 꼽히는 바이러스 발생이 주로 취약한 집단에서 발발해 국가 전체로 확산되어 가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따라서 국가의 안전과 평안을 위해선 의료 혜택 등에서 취약한 집단부터 선별적으로 구제에 나서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최근 한 버스에서 일어난 미담은 오늘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가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알려준다. 며칠 전 한 직장인이 코로나19로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시간을 피해 퇴근시간보다 일부러 한 시간 늦게 퇴근하던 길이었다. 그럼에도 버스정류장에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우여곡절 끝에 버스에 올라타면서 ‘언른 집으로 가서 푹 쉬어야 겠다’는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출발을 해야 할 버스가 떠나지 않고, 운전기사는 한 승객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마스크를 안 썼으니 내리라는 운전기사와 한 번만 봐달라는 어르신의 애원이었다. 몇몇 승객들은 빨리 가자며 아우성을 치고, 몇몇은 안타까운 심정으로 바라봤다. 그때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한 승객이 자신의 마스크를 어르신에게 건넸고, 곧이어 버스 안 승객들 누구라 할 것 없이 여비용으로 챙긴 자신의 마스크를 하나씩 어르신에게 줬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렇게 퇴근 버스는 훈훈한 사랑을 태운 채 집으로 향해 출발했다.

흔히들 말하는 아직 살만한 세상이다. 비록 전 세계에서 변방의 작은 나라, 그것도 서울의 작은 버스 안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우리가 코라나19에 어떻게 극복해 나가야 하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만을 위해 차곡차곡 채워져 있는 마스크가 아니다. 비록 적은 숫자이지만 자신의 마스크를 나눌 수 있는 마음가짐이다. 나만 살겠다는 것이 아닌, 우리가 함께 잘 살아보자는 정신이 필요하다. 그것만이 코로나19 사태를 벗어나고, 또 그 이후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작금 경제가 바닥을 치고, 사회 모든 시스템이 멈춰버린 상황에서, 우리는 손을 맞잡아야 한다. 하나의 거대한 기계가 움직이기 위해 작은 톱니가 맞물려 유기적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위기에 처한 국가를 살라기 위해선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서로의 손을 맞잡아 전진해야 한다. 숱한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굳건하게 세계의 중심이 되고자 노력해 왔던 것처럼, 한 방울의 물이 모여 강과 바다를 이뤄 힘차게 전진하듯이 한반도의 기치가 다시 활활 타올라 세계의 중심이 되길 소망한다.

하나님은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하셨다. 내가 아닌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이를 강조하셨다. 세상은 혼자서 살 수 없다.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더불어 사랑하는 삶을 포기한다면 희망은 사라진다. 모두가 주 안에서 서로를 사랑하고, 아껴주면서 코로나19를 극복하길 진심으로 간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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