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수강 목사
여름이 되면 교회도 성도들의 욕구에 따라 여름 행사를 치르게 된다. 성수주일을 외치다보니 경제활동을 해야 먹고 살아가는 성도들에게 일 년에 단 한번 찾아오는 여름휴가를 교회행사 참여라는 짐으로 묶어 육신적인 불만을 가지게 해서는 안 되기에 교회 나름대로 교인들끼리 함께 여름 행사를 통해 더 유익한 시간을 가지도록 노력한다. 여기까지는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교회가 생각했던 방법이며 대부분 교회들이 이러한 이유를 들어 여름 행사를 치른다. 어쩌면 지금까지의 방법은 세상에 살고 있는 성도들이 세상의 한 모습을 교회에서 실행하는 한 면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교회는 세상과 구별된 모임이며 하나님의 나라 백성들의 모임이라는 이유를 항상 잊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교회의 행사는 세상 모임과 좀 달라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에 한국교회가 신령한 신앙과 순수한 믿음이 빛나도록 변화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 부터라도 교회 여름행사를 단순히 먹고, 성경공부하고, 게임 즐기고, 특별 프로그램을 하면서 3박4일 또는 2박3일의 기간을 채우기 보다는 새롭고 유익한 신앙수련이 되게 해야 한다. 교회의 행사라고는 하지만 대부분 놀러왔다는 감정을 버리지 못한다. 그래서 앞으로 교회 여름 행사는 그동안 세속적인 생활로 인해 피폐해진 신앙 상태를 영적으로 재충전 하는 시간으로 만들었으면 한다.

대부분 주일만 와서 예배 잠간 드린 후 급하게 헤어지는 시간만 반복하다보니 교인들 간에 얼굴도 제대로 익히지 못하고 그냥 한 교회에 다니고 있다는 정도 이해되는 교우들과 서로 살갑게 대할 수 있는 한 교회 영적인 식구로서의 유대감을 높이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한다.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행사에 드는 비용을 교회의 예산 전용보다 수요자 부담 원칙을 적용 본인 전액 부담을 통해 교회 행사는 무료라는 개념을 버려야 한다. 애써 헌금한 교회 예산을 먹고 뛰고 노는데 낭비하지 말고, 교회의 돈은 하나님의 나라 확장을 위해 어린아이, 가난한 자, 과부, 고아, 부자 등등의 정성이 모인 헌금이다. 이를 함부로 사용하지 않기 위해 헌금의 귀중함을 교회 스스로 지키도록 노력해야 하며 평소 헌금 사용을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수련회 기간 중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겠으나 오랜만에 모인 교인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접할 수 있도록 성경통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경제활동으로 성경 읽을 시간이 부족한 현대인들에게 순수한 하나님의 말씀을 읽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마련하면 좋을 듯하다. 성경 통독 시간에 목회자는 성경 안내자의 역할만 하고 설교로 대체 하지 말아야 한다. 자칫 목회자의 설교와 성경공부 시간으로 인해 교회의 생활과 연장선상에 놓이게 되면 성도들은 장소만 옮겼을 뿐 바뀌지 않은 분위기에 쉽게 식상해 수련회자체에 회의감을 품을 수도 있다.

수련회의 장소가 주는 의미도 대단히 크다. 어떤 교회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 아예 바닷가에 특별한 장소를 마련해 심신을 휴식하도록 하나 이는 수련회 자체가 세속적인 놀이에 빼앗겨 교인들의 심성에 오히려 해되는 경우다. 그렇다고 또 첩첩 산중에 외딴 곳에 가서 무리하게 빡빡한 순서를 기획하여 교인들의 몸과 마음이 긴장감을 갖게 해 오히려 수련회인지 수양회인지 아니면 훈련을 왔는지 분간할 수 없게 해 교회 행사에 오히려 식상해 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교회의 수련회 장소 선정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이제는 예전처럼 장소만 옮긴 부흥 집회 식 보다는 다양한 참여를 통해 신앙의 성숙한 단계로 접어들게 해야 한다. 먼저 농어촌 지역에 위치한 작은 교회와 연결하여 교회에 피해를 주지 말고 농어촌 일손 돕기 프로그램을 준비해 운영함이 어떤가? 이제는 내 교회 부흥 보다는 한국교회의 고른 성장을 위해 작은 교회 돕기 운동에 나서는 것이 좋을 듯하다. 또한 오늘날 효 정신이 망각되어 도처에서 부모를 몰라보고 패륜아들이 심심찮게 나오는 시대에 땅에 떨어진 효를 살리기 위해 국가적으로 실행하는 장애 복지시설이나 노인요양시설을 방문해 장애우 사랑과 노인공경을 통해 효를 습득하게 함이 좋을 듯하다. 방문 시 시설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며 음식물은 모두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

요즈음 초교파적으로 수련회나 수양회를 계층별 대규모로 기획해 운영을 영업형태로 진행하는 사업성 집회가 유행처럼 개최되고 있다. 전문 강사들이 출연해 부흥회식으로 운영하는데 이는 청소년들과 기존 교우들에게 교회에서 얻지 못하는 은혜를 얻게 하는데 중점을 둔다. 대형 집회의 문제는 강사들의 정제되지 않은 설교와 집회가 수익을 위한 장사행위로 전락할 우려가 높기에 참여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필운그리스도의교회/본지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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