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영모 선교사 부부에게 격려금 1000만원을 전달한 기성 한기채 총회장(맨오른쪽).

이른바 ‘셋업범죄’로 필리핀에서 억울한 옥살이를 하다가 풀려난 백영모 선교사가 국내 복귀 후 자가격리를 마친 뒤 본격적인 선교보고 활동에 들어갔다.

백 선교사는 지난 6일 기독교대한성결교회(총회장 한기채 목사) 총회본부를 찾아 한기채 총회장 등 총회 임원을 예방하는 한편 귀환 보고를 마쳤다.

백영모, 배순영 선교사 부부를 따뜻하게 맞이한 총회장 한기채 목사는 “마음 같아선 비행기라도 보내 모셔오고 싶었지만, 코로나 때문에 제대로 된 환영인사도 하지 못해 미안했다”며, “한국에 머무는 동안 충분히 안식하고 회복하길 바란다”고 위로했다.

또한 “우리 교단 선교사가 어디에서 사역하던지 교단이 함께 하고 있다는 자부심과 안정감을 갖도록 해야 한다”며, “백 선교사와 같은 억울한 일이 발생했을 때 즉각적으로 조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백 선교사 부부에게 격려금 1,000만원을 전달했다.

▲ 백영모 선교사.

이에 백영모 선교사는 “총회 임원들과 전국 교회에서 기도해주시고, 정부에도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많은 관심을 갖고 도와주신 것에 감사하다”며, “무엇보다 너무 고통스러워서 기도조차 할 수 없을 때도 저를 위해 기도해주시는 성결인 들의 기도가 저를 이곳까지 이끌었”고 감사를 표했다.

아울러 백 선교사는 “중간에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라는 조언도 많았지만, 그럴 수 없었던 것은 ‘성결교회 선교사는 공의를 위해 끝까지 헌신한다’는 믿음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선배 선교사님들을 보며 배웠던 신앙의 자세를, 후배 선교사들에게도 이어주길 원했다”고 고백했다.

▲ 당진중앙교회(이태곤 목사)와 아산천호교회(김주섭 목사)에서 선교보고 후 필리핀에서의 일을 간증하고 있는 백 선교사.

백 선교사는 앞서 부활주일인 4일에는 당진중앙교회(이태곤 목사)와 아산천호교회(김주섭 목사)에서 선교 보고를 하고, 그동안 겪은 고난과 그 속에서 건져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간증했다.

간증에 의하면 2018년 5월 이유도 모른 채 시작됐던 옥살이, 단 10평 공간에 무려 150여 명이 함께 부대껴야 하는 인간 이하의 생활, 각종 질병과 구타가 난무한 지옥과도 같은 곳에서 지냈던 지난 3년의 경험은 참혹 그 자체였다.

백 선교사는 “필리핀 감옥은 앉을 수도 설 수도 없는 곳으로 누워 잔다는 것은 상상도 못하는 곳”이라며, “온갖 전염병이 창궐했고, 두 명이 질병으로 사망했다. 또 다른 두 명은 정신병에 걸렸다”고 끔찍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덧붙여 “나 역시 피부병에 걸리고, 폐결핵에 감염되어 죽을 고비를 넘겨야 했다”며, “맨 정신으로 단 한 시도 견딜 수 없는 곳, 차라리 죽음이 편할 것 같은 지옥이 바로 필리핀의 감옥”이라고 부연했다.

▲ 필리핀에서 그동안 겪은 고난과 그 속에서 건져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간증 중인 백영모 선교사.

특히 백 선교사는 상상할 수 없는 참혹함과 두려움 앞에 잠시 하나님을 원망하기도 했지만, 끝까지 믿음을 지켰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빠른 석방을 위해 돈을 써야 한다는 분, 선교지를 버리고 한국으로 돌아가라는 분도 계셨다”면서, “너무나 달콤한 유혹이 있었지만, 고통을 받을지언정 부끄럽지 않고 떳떳하게 한국으로 돌아가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한편 백 선교사는 전국의 교회를 직접 찾아가 감사를 전하고, 자신의 간증을 전하는 한편, 당분간 안정을 취하며 심리상담 등 치료에 집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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