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재 덕 교수
김 재 덕 교수

오래전의 우리 역사를 보면 한국은 작은 나라지만 ‘동방예의지국’이라 해서 다른 국가들에 큰 무시를 당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서양 선진국들은 예의가 있는 한국을 훌륭한 나라라고 부러워했습니다. 그러나 요즈음은 인사를 단지 어른에게 고개를 숙이는 것으로 생각하고 과소평가를 합니다. 인사를 말하는 사람은 전근대적이고 융통성이 없고 고리타분한 사람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결과, 가족끼리나 학교에서 선생님들에게도 인사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사는 서로 명랑하고 쾌활한 마음으로 안부를 나눔으로써 경직되고 비우호적인 분위기를 호의적인 상태로 만듭니다. 또, 인사는 명랑한 얼굴과 부드러운 목소리, 예절로 상대를 대하면 서로 친구와 이웃이 됩니다. 

인사를 가치 없는 것으로 평가하는 사람은 적이 많은 사람입니다. 본심은 인사를 하고 싶은데 태도가 불친절한 사람이 있습니다. 성실과 정직은 있으나 인사할 줄을 몰라 냉정하고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단지 인사만 못 하는 것이 아니고, 삶이 부정적이고 배려가 없고 무례한 행동으로 다른 사람과 화합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자신 이익을 위해 진심이 아닌 형식적으로 인사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필자가 호주에서 유학하던 시절에 길거리에서 만난 대부분 사람은 저에게 “Good day, mate!”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즉, 자신이 모르는 사람도 적이 아닌 친구라는 것입니다. 그 당시에 필자는 시드니에서 생활하면서 호주 사람들은 인사를 잘하니 타인에 대한 적대감이 없는 좋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교육자의 생활을 오랫동안 하는 필자의 경험으로 보면 인사를 잘하는 학생들은 성격이 긍정적이고 인성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성인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인사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가정에서 먼저 부모가 아침에 아이에게 지난밤에 잠을 잘 잤는지, 무슨 일은 없는지, 서로 밝은 얼굴로 인사를 해야 합니다.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려고 애쓰는 것보다 주님의 사랑과 밝은 미소를 담은 인사하는 법을 물려주어야 합니다. 부모는 가정에 어려운 일이 생겨도 아이들에게 명랑하고 온화한 목소리로 인사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인사를 잘하는 사람은 누구에게나 사랑을 받습니다. 어릴 때부터 인사하는 법을 훈련받지 않으면 성인이 되어서 인사하기가 어렵습니다. 인사 잘하는 사람은 정서가 안정되어 있어서 타인과 공감을 잘하고 호감을 줍니다. 오늘부터라도 부모는 아이에게, 타인에게 마음을 담아서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실례합니다. 죄송합니다.’ 라는 말을 실천해야 합니다. 인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사람이 행복해집니다.

사도 바울도 교회에 보내는 편지에 언제나 성도들과 동역자들에게 문안 인사를 했습니다(롬16:1-16;고전1:1-9;빌1:1-2;골1:1-2;살전1:1;살후1:1-2;딤1;1-2;딤후1:1-2;빌1:1-3). 특히, 예수님은 제자들이나 죄인들, 아이들에게도, 아들아(Son), 적은 무리(Little flock), 나의 아이들아(My children), 친구들이여(Friends) 등과 같이 존중하고 다정하게 대하셨습니다(막2:5;10:24;눅12:32;요13:33;21:5). 인사는 양육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인사는 단순히 형식적인 행동으로 나타내지 않습니다. 인사는 언제나 명랑하고 온유한 마음으로 상대를 배려하고 친절하게 행하는 표현입니다. 인사는 강요하지 않고 계급을 따지지 않습니다. 인사는 타인을 먼저 존중하고, 권위가 있다고 인정하면서 인류라는 대가족의 일원으로 대접하는 것입니다. 인사는 나와 타인이 함께 공존하는 사랑의 공동체라는 마음을 먼저 가지고 행해야 합니다. 세련된 인사는 세상의 교육을 통해서 배우는 것보다 예수님을 통해서 더 잘 배울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그리스도인 예수님의 사랑과 그 품성을 닮아갈 때 아름다운 성품과 우아한 태도로 성장합니다. 요13:34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라는 말씀으로 아이들을 양육해야겠습니다.

고려대 교육문제연구소 교수•안수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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