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신 목사.
김희신 목사.

코로나19가 해를 넘어 거듭하고 종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연일 터져 나오는 확진자 급증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까지 올라감에 따라 국민들의 피로감은 극에 달했고, 자영업자 등 경제위기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그동안 누구보다 방역 수칙을 잘 지켜왔던 한국교회 역시 다시 대면예배 금지 조치라는 철퇴를 맞아 위기에 처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억지로 강조되는 비대면 생활 패턴이 자리 잡음에 따라 우리 사회의 탈종교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한국갤럽조사연구소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한국인의 종교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450%였던 종교인 비율이 202140%로 내려갔다고 나타났다. 종교가 없다고 답변한 것은 청년층이 가장 높았다. 이들 중 20대는 201431%, 202122%, 30대는 201438%, 202130%로 나타났다. 여기에 종교인 분포는 한국교회가 17%, 불교가 16%, 천주교가 6%로 나왔지만, 비종교인이 느끼는 호감도는 불교가 20%, 천주교가 13%, 한국교회가 6% 순으로 조사됐다. 말 그대로 한국교회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이 조사에서는 작금 한국교회가 처한 구조적 문제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점점 고령화되어 가고 청년층이 사라진 한국교회, 온갖 사건사고에 얽히면서 사회적으로 손가락질을 당하고 있는 한국교회의 모습이 결과에 고스란히 반영된 셈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한국교회의 미래는 정말 암울하다. 비록 코로나 위기 속에서 반영된 결과이긴 하지만, 한국교회가 무너지지 않고 진리 안에서 곧게 서기 위해선 청년을 살리고, 한국교회의 실추된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

먼저 청년층을 사로잡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이 절실하다. 장차 한국교회를 이끌어갈 중심은 어찌 보면 요즘말로 MZ세대다. 오늘 장년층만을 위한 예배의 형태나 설교형식으로는 MZ세대의 발길을 교회로 돌리기 어렵다. 예배와 설교의 본질은 수호하되, 그 형태를 MZ세대에 맞게 변형시켜 그들의 입맛에 맞춰줄 필요가 있다. 흔히 아이의 입장을 헤아리기 위해선 그들의 눈높이부터 맞추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청년층을 교회로 이끌기 위해선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골몰하고, 그들의 고민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장년층과 청년층이 한데 어우러져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세우기 위해 힘을 합할 수 있도록 경계를 허물어야 한다. 청년이 교회에서 주축이 되어 나서고 장년층은 그들에게 조언과 경험을 제공할 때 비로소 그 교회는 성장하고 탈종교화 시대를 역행해 플러스 성장하는 역사가 일어날 수 있다.

더불어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연합단체를 비롯해 교단, 기관은 물론, 지도자, 목회자, 성도 등 믿는자들이 사회를 위해 솔선수범의 자세를 보여야 한다. 교회면 교회답게, 목사면 목사답게, 장로면 장로답게 행동해야지, 일반사회보다 못한 행태를 보여서는 안된다. 적어도 믿는자라면 도덕, 윤리, 진리 안에서 겸손해지고, 세상적 욕심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에 주의를 기울이고, 언제나 말씀 안에서 행동하도록 하며,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지 않은 언행은 자제해야 한다. 매일 통회자복하는 심정으로 회개와 각성을 통해 거듭나고, “교회가 교회답다”, “목사가 목사답다”, “장로가 장로답다는 말이 특별한 말이 아닌 당연한 것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탈종교화 시대를 맞아 모두가 우려만 하고 있을 때, 한국교회가 문제점을 스스로 파악해 정면으로 돌파해 이 시대를 밝히는 빛이 되길 진심으로 소망한다.

 

예장 통합피어선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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