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독교계 이단 매체에 충격과 함께 위기의 한국교회에 지도자의 바른 신념과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일깨워 주는 기사가 실렸다. 한국교회의 여성 안수의 산실인 대한예수교장로회 중앙총회(총회장=류금순 목사. 이하 중앙총회)의 소속의 교회가 이단집단의 전형이랄 수 있는 행태와 신학적 일탈의 전형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이 교회가 지향하는 것으로 판단되는 신사도운동의 폐해성은 그간 본지 논설위원인 김재성 교수(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부총장)에 의해 1년 넘게 연재되었기에 그 관심도가 더할 수밖에 없다. 이 교회와 목회자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취재를 통해 상세히 살펴 차후에 다루겠지만, 오늘 독자들에게 말하고자하는 것은 교단에서 지도자의 자질과 덕목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기사에 언급된 예장중앙총회는 35년간 교계언론에 종사하면서 결코 잊을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이 교단을 설립하고 이끌어왔던 백기환 목사는 척박한 한국교회에서 여성 목회자의 인식을 남성 목회자와 동등하게 인식시킨 지도자로 한국교계에 큰 족적을 남겨 기자에게 많은 감명을 주었던 한국교회 지도자 중 한분이다.

한창 성장하던 80년대 중반부터 90년대 초의 한국교회는 양적인 성장과 함께 교회의 근간이 되고 있는 신학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이단사설과 이를 차용하는 교회와 집단들이 횡행했던 때이기도 하다. 그러한 때에 보수교단에서 금기시하던 여성목회자의 양성에 혼신을 다한 고 백 목사와 중앙총회는 앞서가는 교단으로 여성안수를 도입, 여성목회자의 시대를 열었다.

기자는 예장 중앙총회에 대해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왜 가시밭길을 갈려고 하는지 의문을 가졌다. 더욱이 여성 목회자의 가치를 크게 인정하는 계기를 가져다가 주었다. 헌데 중앙총회의 이 기사의 중심에 선 교회는, 신학사상의 일탈은 교계뿐만 아니라 사회에서조차 큰 이슈가 되었다. 따라서 이 기사는 40년의 현장기자에게 관심을 갖게 하는 구실을 제공하기에 충분했다.

이런 와중에 중앙총회 소속의 교회 중 한 곳에서 불건전한 안수기도로 논란이 야기되었다 이로 인해 한참동안 기자들 사이에서 중앙총회의 이단성과 여성 목회자의 무용성이 대두되었다. 이에 대해 고 백기환 목사는 변명과 회피보다는 대표자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한국교회에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에 대한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오히려 기자에게 자문을 구했다.

지금 생각하면 교단의 운영 형태는 아랑곳하지 않고 이런저런 개선책을 당돌하게 제시했던, 기자 스스로도 새삼 너무 과한 요구였나 싶을 정도의 의견임에도 백기환 목사는 그 내용에 대해 세세히 살피면서 당신이 옳다고 판단되는 것은 즉시로 이행할 것을 약속하는 한편, 담당 임원에게 즉시로 이행을 촉구하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당시 고 백 목사가 기자에게 했던 말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에 떠오른다.

나에게 있어서 총회원들과 신학생들은 하나님께서 사용하시고, 사용하실 귀한 하나님의 일꾼들이다. 그리고 교단은 저들에게 친정과도 같은 곳이다. 저 또한 하나님께 쓰임 받는 일꾼이다. 그래서 저는 하나님 말씀에 입각해서 한 치의 치우침 없이 저들을 말씀 중심’, ‘하나님 중심의 사람들로 양성하는데 최선을 다하게 해달라고 늘 기도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총회원이 다시는 편견의 굴레에서 어려움을 당하지 않도록 신학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바른 신학교육과 운영에 매진할 것이다. 이를 위해 교육부 인가 정규신학교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재정적으로 어렵더라도 인준신학교도 지성과 인성과 덕양을 겸양할 수 있는 커리큘럼을 수립해 시행할 것이다.”

당시 기자에게 들려주었던 이 말과 내용의 시행을 놓고 기자에게 자문을 구했던 고 백 목사의 결연한 의지와 모습은 그때까지 기자가 갖고 있던 백 목사와 중앙총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뀌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후 중앙총회는 한국교회가 인정하는 명실상부한 여성목회자의 산실로 이렇다 할 이단 시비 없이 자리매김했다.

또한 교육부로부터 대학원대학교라는 정규대학교의 설립을 인정받아 20년 동안 많은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 고 백기환 목사가 별세한지 5년의 시간이 흘러간 오늘, 백 목사의 빈자리는 크게 느껴진다. 신종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지러운 사회의 계도와 곤궁한 백성을 이끌어가야 할 교계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시대를 계도하며 고 백 목사와 중앙총회 총회원이 숱한 역경과 편견을 이겨내고 자리매김한 중앙총회가 오늘 몇 명의 교단의 지도자와 기사 중심의 교회 목회자의 이탈로 흔들리고 있는 것은, 하나님 중심의 선교에서 이탈, 맘몬에 길들여진 결과가 아닌지.

오늘 중앙총회는 사분오열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고 백 목사의 설립 유지를 계승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이들은, 저마다 근본을 망각한 채 자신의 탐욕과 사욕을 위해 어그러진 모습은 제의적 물질보다 물질을 사랑한 결과는 아닌지 묻고 싶다. 참담하다. ‘창업은 쉬워도 수성은 어렵다는 세상속언이 아들 때에 와서 거룩해야할 목회자들의 교단에도 적용되고 있는 양상이다. 한마디로 씁쓸하다.

그곳에 바로 존경하는 목회자가 있었고, 좋은 기억 때문에 더욱 마음을 두었던 중앙총회이기에 기자는 더욱 안타깝다. 이 일부 지도자들의 이탈과 기사의 중심에 선 교회로 인해 예장중앙총회가 이단사이비에 휘말리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예장중앙총회 하루 빨리 가던 길을 멈추고, 교단의 설립이념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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