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서영 목사.
정서영 목사.

코로나19의 집요한 공격 속에도 광복절 76주년, 건국 73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태극기의 일렁임을 멈추지 못했다. 나라를 잃은 설움 속에서 온갖 피압박을 당한 우리 선조들에게 기적적으로 찾아온 해방의 기쁨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가슴 벅찬 순간이었을 것이다. 그날의 함성이 오늘에 맞닿아 이어지는 것 같다. 모두가 일제의 만행에 피와 땀으로 맞선 우리 선조들을 위한 하나님의 놀라운 선물이다.

우리 민족에게 축복이자 영원히 잊지 못하는 날인 광복절 다시 하나님의 역사하심에 감사드린다. 또 목숨으로 대신 나라를 지킨 수많은 독립투사들과 이름도 빛도 없이 묵묵히 독립을 위해 버텼던 백성들의 희생에 고개 숙여 감사를 표한다. 그리고 우리가 광복을 맞이함에 있어 또 감사할 나라가 있다. 바로 영원한 우국인 미국이다. 솔직히 일제의 탄압에서 우리 스스로 해방을 얻어내기는 쉽지 않았다. 수많은 독립투사들과 백성들의 희생이 도화선이 됐지만, 일본의 무자비한 행태는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그런 순간 해방의 빛으로 인도한 것이 바로 일본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미국이다. 그들의 승전보가 없었으면 우리의 광복은 좀 더 시일이 걸렸을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에게 고마움을 표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광복을 기념하는 그 어떠한 기념행사에서도 미국을 향해 진심어린 감사를 표하는 순간을 경험해보지 않았다. 참으로 감사에 인색하다. 최근 미국과의 관계에 있어서 찬반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그들이 우리 한반도의 해방에 지대한 영향력을 준 것은 사실이다. 때문에 우리는 하나님께 먼저 감사를 드리고, 미국에게도 감사를 표해야 한다. 적어도 광복절 기념 행사에서만큼이라도 미국에 대해 감사를 표하는 것이 옳은 처사다. 더불어 그 역사적 진실을 우리 후손들에게도 바르게 가르쳐야 한다. 우리 선조들이 목숨 바쳐 이 나라와 민족의 혼을 지켜냈다면, 오늘을 사는 우리는 후손들에게 이 나라와 민족의 역사를 온전하게 전해야 한다. 이 땅 위에 두 번 다시는 치욕스러운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광복의 역사를 바르게 전할 때, 비로소 대한민국은 강한 나라의 면모를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다.

그리고 오늘을 사는 우리 국민들이 광복에 대한 역사를 잊지 말기를 소원한다. 우리나라와 비슷한 길을 걸었던 이스라엘의 경우 자국을 수호하기 위해, 나쁜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방비한다. 그들은 과거를 잊어버리지 않고 거울삼아 미래를 새롭게 열어가고 있다. 하지만 요즘 우리나라의 현실은 아쉬운 점이 크다. 광복의 의미는커녕, 어떻게 이뤄졌고 우리 선조들이 해방을 위해 어떤 고통을 당했는지 알지 못한다. 솔직히 알고 싶어 하지 않는 듯 한다. 오히려 일본을 동경하고, 대한민국을 깎아 내리기 바쁘다. 이 모두가 광복에 대한 역사를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대한민국은 또다시 치욕스러운 과거를 대면할지 모른다. 따라서 이제부터라도 정신을 바짝 차려서 어떤 것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도움이 되는 것인 지 잘 살펴야 한다. 그리고 그 해답은 바로 우리의 역사를 온전히 기억하고, 되풀이되지 않도록 방비하는 데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 민족의 독립을 위해 앞장섰던 믿음의 선배들의 모습을 본받아 오늘 한국교회가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고, 분열과 갈등으로 깨어지고 쪼개진 대한민국을 하나로 묶는데 중심에 서길 기대한다. 하나님이 일제의 압박 속에 있는 우리 선조들에게 해방의 기쁨을 줬듯이, 이제는 한국교회가 여전히 하나 되지 못한 한민족의 진정한 해방을 위해 선봉에 서길 희망한다.

 

예장합동개혁 총회장·본지 상임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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