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76주년을 맞은 8월 분열과 갈등을 거듭하며, 반목과 갈등 속에 있던 3개 보수연합단체가, 하나의 보수연합단체를 위한 협상테이블에 앉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모처럼 분열과 갈등의 시대를 마감하고, 하나의 보수연합단체를 위한 통합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매우 고무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3개 보수연합단체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에서 이단교단의 가입을 둘러싸고 논쟁을 벌이다가 한국교회연합(이하 한교연)이 떨어져 나왔고, 이후 교단의 정통성을 내세운 신학대학교를 가진 교단이 중심이 돼 한국교회총연합(이하 한교총)이 탄생했다. 이들 3개 보수연합단체의 뿌리는 한기총에 두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3개 보수연합단체 분열 이전에는 여기에 소속된 교단들이 한기총 우산 아래 진보정권과 진보교단에 맞섰다. 또한 보수교단들은 한기총에 가입해야만 교단으로서 인정을 받는 꼴이 됐고, 보수교단들은 앞을 다투어 한기총에 가입했다. 한기총은 늘 진보와 맞서 왔으며, WCCKNCC에 가입한 교단들과 한기총의 우산아래서 함께 할 수 없다며, 이들 교단을 동성애 옹호교단 등으로 매도했다.

3개 보수연합단체의 분열은 어쩌면 예견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분명 3개 보수연합단체는 분열될 이유가 전혀 없다. 여기에 소속된 교단들은 영미의 근본주의 신학과 정통주의 신학을 그대로 받아들였고, 그 바탕 위에서 교단을 성장시켰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한국선교 처음부터 한국교회는 영미기독교의 교파주의를 그대로 받아들여 한국교회에 교파주의가 뿌리내리게 했다.

한국교회는 일본 식민지세력과 영미의 근본주의 신학에 갇혀 철저히 반공주의에 갇혀 반통일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권력의 주변을 맴돌며, 교회가 챙겨야 할 부분은 철저하게 챙겼다. 일본 천황을 섬기는 일에도 서슴없었다. 조선총독부로부터 엄청난 이득을 행긴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일제하에서도 찬송가와 성경책, 주일공과 등이 분열되는 아픔을 겪었다.

그 중심에 공룡 교단이 있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오늘 연합단체와 교단이 분열에 분열을 거듭하는 것도, 공룡교단의 이해관계 때문이다. 공룡교단의 정치꾼 목사들은 예수님을 교리화, 제도화시켜 그 뒤에 숨어버렸다.

중세의 평신도 신학자인 허버트는 종교는 기간이 흐름에 따라 타락하고, 사람들 사이에서 갈등의 원인이 되는데, 그것은 성직자들의 제의와 교리 때문이다. 계시종교도 예외 없이 시간이 경과하면 제도화되고, 그 과정서 성직자들 간에 권력투쟁이 일어난다. 세력을 장악한 자들은 교리를 만들어 반대세력을 제거함으로써 교회적 갈등을 일으킨다고 했다.

성직자에 의해 분열되고 갈등하는 한국교회를 두고 한 말은 아닌지. 보수연합단체의 분열은 교리나, 신학과 신앙 때문에 분열된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진리와 이념을 둘러싸고 논쟁을 벌이다가 분열된 것도 아니다. 이들 3개 단체는 보수보수 외치다가 보수주의에 떨어졌고, 분열과 갈등을 거듭해 왔다. 이웃교단과 이웃단체를 인정하지 않고, 정통과 자만에 빠져 한국교회를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다. 오죽했으면, 모 목사가 종로5가를 걸어 다니는 목사와 장로들을 향해 시체라고 말했겠는가.

보수주의에 떨어진 한국교회는 한 성경책을 보고, 한 찬송가를 부르며, 같은 신앙고백을 하면서, 분열될 이유가 전혀 없다. 분열된 상태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한민족의 화해, 한민족의 동질성회복, 평화통일을 말 할 수 없다. 먼저 교회가 하나 되고, 하나 된 교회가 한반도의 평화와 한민족의 화해를 말해야 한다. 광복의 계절, 해방의 계절에 한 개인의 희생으로 조성된 3개 보수연합단체의 하나 됨이 한국교회와 한민족에게 희망으로 다가오길 기대해 본다. 이것은 기득권을 가진 각 단체의 지도자들이 마음을 비우고, 통합의 공감대를 형성 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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