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인 찬 목사
황 인 찬 목사

바울은 "내가 첫째로 권하노니 모든 사람을 위하여 간구와 기도와 도고와 감사를 하되 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하라"(딤전 2:1.2)고 그리스도인을 권면한다. 기도의 영역은 제한될 수가 없다. 아무리 멀리 있는 자도, 삶과 태도가 망가진 자라도, 아무리 높은 지위에 있는 자라도 기도의 대상이 된다.

디모데전서를 기록할 당시(A.D. 63-65)년경 바울이 기도하라는 임금은 역사상 가장 잔인한 네로 황제(로마 제5대 황제. A.D.37~68)다.

기독교를 핍박하고 잔인한 방법으로 성도들을 죽이는 그 임금을 위해서 기도하라고 교훈한 것은 성경 다른 곳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귀중한 특징들을 가졌다. 

바울은 이 기도를 첫째로 권하면서 ‘간구(懇求)와 기도(祈禱)와 도고(禱告와) 감사(感謝)를 하라’고 4중적인 강조를 하고 있다. 

간구(懇求. supplication)는 간절히 사모하는 마음으로 밤낮없이 문이 열릴 때까지 두드리는 기도다. 탄원하다, 애원하다의 간구는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자의 기도라고 할 수 있다. 간구는 간절함, 절박함의 기도다.

기도(祈禱. prayer)는 일반적으로 성도들이 하나님의 이름에 합당하게 의식을 갖추고 드리는 기도이다. 간구가 가장 보편적 의미의 기도라라면 기도는 기도가 가진 본래의 뜻과 가장 가까운 기도형태이다. 

도고(禱告)라는 단어는 우리 사전에도 없는 말로 오직 우리 성경에만 있는 단어이다. 도고의 영어 intercession은 중재, 조정, 알선이라는 말로 남을 위한 기도를 말함인데 중보기도와는 다르지만 중보기도의 한 형태로 타인을 위해 하나님께 대신 드리는 기도(딤전2:1) 즉, 자기 이외에 형제와 이웃을 위해 드리는 이타적인 기도다.

간구와 기도와 도고가 기도에 관한 비슷한 말인데 비해 감사(感謝)는 전혀 다른 말이다. 그럼에도 기도의 묶음 속에 감사가 들어 있는 것은 모든 기도가 감사로 끝나야 함의 의미를 담고 있음이다. 감사는 우리의 기도를 완성하는 마침표다. 그런 면에서 감사도 기도이다.

성경은 이런 기도의 4중적인 요소를 가지고, 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자들을 위해 기도하라고 하신다. 왜냐하면 이같이 기도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기 때문이다. 
이 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자들을 위한 기도가 무슨 의미를 갖는가.

회개를 구하는 도고기도를 의미한다. 정치인들의 정적(政敵)에 대한 비윤리적인 보복 행위, 권모술수, 거짓, 국민 앞에서의 허세 등 수많은 악들에 대해 이를 교회가 담당하고, 하나님께 회개의 기도를 해야 한다. 또 우리가 지금까지 거룩한 제사장으로서 하나님 앞에 언제나 나갈 수 있는 특권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죄를 보면서도 그 죄를 아파하지 않는 죄를 회개해야 한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그들의 죄를 용서하시고, 그들 때문에 국가나 민족이 입어야 되는 모든 비극을 막아주신다고 성경은 약속하고 있다. 

그리고 나라를 위한 깊은 관심을 의미하기도 한다. ‘기도한다.’는 것은 관심을 가졌다는 뜻의 신자의 다른 표현이기도하다. 이 관심은 그들의 잘못을 하나님께 직언하는 것이기도 하다. 가난한 사람들이 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자들과 가진 자들에게 압박을 당하고, 이익분배가 잘못되면 우리는 하나님을 향해 소리쳐야 한다. 이것이 신자의 위치이다.

또, 기도는 실제적인 참여를 의미한다. 성도들 중에 정치인, 교육인, 사업가 등 각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 책임 없이 방치해 두는 것은 하나님의 영광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자신만을 위한 삶이므로 죄가 된다. 기도는 관심이고, 관심은 참여를 의미한다. 

그리고 구국(救國)의 의미도 갖는다. 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은 “우리가 모든 경건과 단정함으로 고요하고 평안한 생활을 하려 함이라.”고 했다(딤전 2:2). 여기서 ‘경건’은 하나님과의 사이에서 얼마만큼 신자답게 사느냐를 말하고, ‘단정하다’는 신자와 세상 사람들 사이에서 신자다운 삶을 말한다. 신자들의 기도로 나라가 평안해지고, 나라가 평안해지면 신앙생활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될 것이기도 하다(렘 29:7). 성도들이 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자들을 위한 기도는 나라를 구하는 기도이다. 

우리 기독신자는 모든 국가의 지도자들을 위해 간구와 감사의 기도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세상 사람들이 무엇이라고 하든지 간에 신자들은 성경이 가르쳐 교훈하는 대로 주관을 가지고 우리나라, 조국을 위해 기도하는 믿음의 사람들이다.                                                         
의왕중앙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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