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곤 목사.
김중곤 목사.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대면 예배가 정착되고 있어 씁쓸하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지만, 안타까운 마음은 숨길 수 없다. 교회의 본질인 공동체성을 쉽게 포기할 수도 없고, 사회적 기준도 무시할 수 없다. 그동안 포스트 코로나만을 바라보면 참아왔는데, 오늘 상황만 보면 위드 코로나로 전환될 조짐이 보여 참으로 난감한 상태다. 그렇다고 두 손을 놓고 다가오는 위기를 바라만 볼 수도 없다. 지금까지 수동적으로 움직였다면, 이제는 능동적으로 행동에 나서야할 절체절명의 순간이다.

한국교회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많은 것을 잃어버렸다. 대외적 이미지는 물론, 재정적 어려움에 따른 교회의 무너짐, 성도들의 이탈 등 어디하나 성한 곳이 없이 상처를 입었다. 단순히 대면예배 금지 조치에 따른 결과물이 아닌, 그동안 수없이 반복해 저지른 잘못들에 대한 하나님의 준엄하신 꾸짖음이다. 어찌 보면 하나님께서 무너지고 주저앉은 한국교회를 향해 한 번 더 기회를 주신 것일지 모른다. 그렇다면 한국교회는 지금껏 반복해왔던 과오를 반성하고, 교회의 본질로 돌아가 교회다운 교회의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

그렇다면 교회다운 교회로 회귀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목회데이터연구소가 2021년 상반기 코로나 한가운데 있는 한국교회의 변화와 흐름을 추적한 주간리포트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에서 한국교회가 관심 가져야할 분야를 보면 예배의 본질에 대한 정립28%로 가장 많이 꼽혔으며, ‘교회의 공적인 사회적 역할’(17%)이 뒤를 이었다. 이밖에도 온라인 시스템 구축 및 다양한 콘텐츠 개발’(14%), ‘교회 중심의 신앙에서 생활신앙 강화’(12%), ‘사회와 소통시스템 구축’(9%), ‘이단대응’(6%), ‘미자립 교회의 현실적 지원’(2%) 등이 변화되길 소망했다.

우리가 눈여겨 보아야할 것은 바로 교회의 공적인 사회적 역할사회와 소통시스템 구축이다. 다시 말해 교회가 이제는 울타리를 넘어 대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솔직히 코로나 팬데믹이 불거졌을 때 한국교회는 정부의 대면예배 금지에 대한 불만 섞인 목소리만 냈을 뿐, 진정 코로나로 인해 고통을 당하고 있는 모든 국민들에 대한 목소릴 내주지 못했다. 모이는 예배를 드리지 못한 아픔은 느끼면서도, 모이지 못해 삶의 기반이 흔들려버린 자영업자 등 이 땅의 국민들의 아픔은 느끼지 못했다. 한국교회는 철저하게 교회란 울타리에 스스로 갇혀 세상의 고통의 소리를 귀 기울이지 않은 것이다. 때문에 한국교회를 향해 공적인 역할을 요구하는 것이고, 사회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라고 떠미는 것이다.

그런데도 한국교회는 여전히 방황하고 있다.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져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으며, 세속적인 것에 빠져 주님의 몸 된 교회로서의 역할을 망각해 버렸다. 권좌에 올라 스스로 높임을 받으려 하고, 대사회적 메시지보다는 교회만을 위한 목소릴 내기에 바쁘다. 겉으론 휘황찬란한데 속은 빈 강정과도 같다. 오래전부터 수없이 경고가 울렸던 한국교회 위기가 현실에 왔는데도, 무엇부터 바꿔야 하는지 도무지 알지 못한다.

지금은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는 말씀을 실천에 옮길 때이다. 교회가 잃어버린 이미지를 회복하고, 떠나간 성도들이 돌아올 유일한 길은 바로 교회가 스스로 낮아져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리고 이 땅에 소외된 이웃들을 향해 손을 내밀고, 그들의 고통을 분담해줘야 한다. 더불어 그들이 다시 꿈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희망을 심어줘야 한다. 그것이 바로 오늘 한국교회의 공적인 사회적 역할이다. 한국교회는 예배의 형태를 걱정할 것이 아니라, 진정한 교회의 본질에 대해서 생각해야한다. 한국교회가 공적인 사회적 역할을 다한다면 분명 이 위기는 특별한 노력 없이도 회복될 것이다. 한국교회가 사회를 변화시키고,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데 능동적으로 나서길 소망한다.

 

예장 합동총신 총회장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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