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라하프가 발달 장애인이 사회성이 결여돼 보통사람들처럼 회사에 다니거나, 학교생활을 온전히 하지 못할 것이라는 편견을 보란 듯이 깨부술 공연을 무대 위에 올린다.

라하프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장애인문화예술원, )GTM이 후원으로 창작 뮤지컬 ‘The Voice’를 오는 14일부터 16일까지 오전 1030분과 저녁 730분 하루 2번에 걸쳐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한다.

창작 뮤지컬 ‘The Voice’미국 자폐 농구선수 맥 얼웨인의 이야기 라하프 이야기 썸타는 연인 이야기 직장씬 줄거리 준호네 이야기 등 다섯 가지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발달장애인의 직장생활, 우정, 사랑, 꿈 그리고 가족에 대한 이야기로 일반 사람들과 특별히 다를 것 없는 이들의 삶을 진정성 있게 표현했다.

이번 공연을 위해 이한길, 한소라, 민정기, 정범진, 방예인, 현태현, (특별출연 명재현) 등 발달장애 배우 6명과 유시몬, 황보나, 강유진, 박윤식, 문지수, 한유경 등 13명의 비장애 객원배우가 출연한다.

이들은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누군가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다는 생각에 행복하다.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발달장애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길 바란다, “우리 일상 생활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The Voice’는 세상의 사각으로 바라보는 우리의 모습이 아닌 우리 스스로의 삶 속에 드러나는 진솔한 이야기들을 담았다. 무대를 통해 전달할 것이다. 어느 때 보다 힘든 요즘, 여러분께 위로가 되고자 하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밝혔다.

줄거리를 살펴보면 미국 자폐 농구선수 맥 얼웨인의 이야기속에는 2006년 미국 고교 농구 대항전 마지막 경기 4분을 남겨두고 투입된 맥. 무려 20득점을 넣은 그의 활약으로 팀은 7943 대승을 거두게 된다. 발달장애인 맥은 농구를 좋아해 농구팀에서 잔심부름하는 매니저 역할을 한다. 농구팀 매니저로 학교 졸업을 앞둔 마지막 경기, 감독은 4분을 남겨두고 그를 기용해 팀을 승리로 이끈 이야기가 방송을 타 전 세계에 알려진 이야기로 유명하다.

라하프 이야기는 발달장애 뮤지컬 극단 라하프. 보이는 라디오에 초대되어 뮤지컬을 하며 겪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뮤지컬을 하기 위해 새벽부터 나와야 하고, 좋아하는 게임도 못 하고, 간식도 정해진 시간에만 먹어야 한다고 투정한다. 그렇지만 노래하는 것도, 연기하는 것도 몰랐던 우리가 감독님들이 가르쳐주는 대로 노래하고, 춤추면서 해외공연도 다니는 진짜 배우가 되어 행복하다고 노래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썸타는 연인 이야기속에는 대학교 2학년 동현이가 여자 사람 친구인 줄 알았던 동기생 현주를 어느 날부터 여자로 보이기 시작했다. 현주 생각만 나서 수업에 집중할 수도, 마음을 주체할 수도 없다. 고백하면 절친 관계가 깨져 어색해질까 두려워하던 동현은 피아노치는 남자가 멋있다는 현주의 말에 피아노 학원에서 죽어라 연습해 현주에게 호감을 얻게 되는 썸을 타게 되는 상황을 그렸다.

직장씬 줄거리속에는 예은, 태현, 한길이 우여곡절 끝에 회사에 입사한다. 순탄해 보이지 않는 그들의 회사생활에는 어떤 일들, 만남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윤식 - 발달장애인 신입사원 태현을 동생처럼 잘 챙기는 직장상사. 보나와 예인은 입사동기, 보나는 다른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동생 때문에 마음이 복잡하다. 그런 보나를 위로해 주는 예인. 둘은 친구가 된다. 지수는 발달장애인 정기의 형, 신입사원 한길을 이해하기 힘들고, 바쁜 업무에 발달장애 신입사원과 같이 업무를 하기가 힘들지만 노력하는 한길에 지수와 유경의 마음이 움직이는 아름다운 모습이 연출된다.

끝으로 준호네 이야기속에서는 발달장애인 준호 아빠가 어느 날 친구들과 술자리를 갖게 된다. 아들이 의대에 들어간다고 자랑하며 자신을 동정하는 분위기에 준호 아빠는 도망치듯 나온다. 술을 한 병 사 들고 집에 터덜터덜 들어오는 준호 아빠. 준호는 학교에서 아빠 인터뷰 숙제를 받았지만, 아빠가 매일 늦게 와 좀처럼 숙제를 할 수 없어 곤란해 한다. 준호의 그런 모습에 엄마는 가슴 울리는 사연이 소개된다.

이와 관련해 주최측은 발달장애에 대한 우리 사회의 장애인식개선 노력으로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발달장애라는 장애 명조차 생소했던 상황이 가고 이들의 목소리를 듣고 과연 이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듣고 싶어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면서, “발달장애인들은 친구가 거의 없다. 기본적으로 자신들이 선택해 즐길 수 있는 취미 공간 혹은 공동체도 많지 않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펼칠 수 있는 장도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직업 또한 자신들이 원하고 좋아하는 일보다 사회 또는 기관에서 정해주는 범위 안의 일자리들을 하는 경우가 대다수여서, 스트레스가 쌓일 수밖에 없는 구도에 놓여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최측은 이러한 발달장애인들과 사회를 위해 제작된 창작 뮤지컬 ‘The Voice’를 통해 이들의 이야기를 세상 가운데 들려주고자 한다, “발달장애인들의 인생, , 가족, 학교, 직장 등에서 경험한 아픔, 슬픔, 고통, 기쁨, 환희 등을 뮤지컬 ‘The Voice’에 녹아냈다고 말했다.

한편 극단 라하프의 탄생은 보통 발달장애인들은 말을 시작하는 시기도 늦고,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것도 서툰것에 대해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말하는 법과 규칙을 배우고, 친구를 사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됐다. 그러다 발달장애인을 둔 부모들이 자녀들을 위한 뮤지컬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극단으로 발전했고 춤과 노래를 통한 이들만의 공동체가 만들어졌다.

극단 라하프는 5년 전 첫 공연을 올린 후, 오디션을 통해 정기적으로 20세 이상의 발달장애인 단원들을 모집해 매년 여름과 겨울, 정기공연을 진행해 오고 있다. 단원들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뮤지컬로 만들기도 하고, 뮤지컬을 모르는 발달장애인들에게 아카데미를 운영하며, 다양한 뮤지컬 교육과 함께 공연을 올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라하프는 발달장애인들의 특성상 노래와 춤을 배우는 것에도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한 동작을 맞춰보기 위해, 함께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보통의 또래 친구들보다 훨씬 더 많은 연습을 필요로 한다. 이 과정을 통해 발달장애인들은 자기 의사표현, 집중력, 공동체 생활에 대한 문화와 질서를 배우게 된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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