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신 목사.
김희신 목사.

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그리고 드라마 속 오일남이라는 인물이 주인공에게 건넨 깐부라는 단어 역시 덩달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대부분은 그 단어가 주는 호기심 때문이겠지만, 조금 넓게 보면 개인이기주의가 팽배한 오늘 어찌 보면 가장 필요한 것이 깐부가 아닐까 싶다.

여기서 깐부라는 단어에 대해 생소한 사람은 생소하고, 단박에 알아차린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깐부는 구슬치기나 딱지치기 등의 놀이를 할 때 내 것 또는 네 것을 구분하지 않고 새끼손가락을 걸면서 함께하는 동지, 짝꿍, 팀을 의미하는 말이다. 이는 내 것도 내 것, 네 것도 내 것이라는 주의가 짙게 깔려 있는 오늘, 우리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사실 개인이기주의와 무한경쟁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깐부처럼 살아가기란 쉽지 않다. 너무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릴지 모른다. 솔직히 우리는 학창시절부터 옆 짝꿍을 밟고 올라서라고 끊임없이 배워왔고, 실천해왔다. 세월이 흐르고 직장을 가서도 마찬가지며, 이러한 경쟁은 일생에 있어 멈추지 않고 계속된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런 악행이 대물림되고 있다는 점이다. 유치원 때부터 영재반을 가동하고, 유학반을 구성해 운영하는 것만 봐도 우리나라에 얼마나 뿌리 깊게 박혀 있는 지 알 수 있다.

하지만 나 홀로 잘난 맛에 살아가면 언젠가는 어려움을 당했을 때 극복할 여력이 부족하다. 사회는 서로 돕고 살아갈 때 비로소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잘 돌아간다. 천태만상의 직업이 저마다 시너지를 이뤄 돌아가듯이 한 사람일 때보다, 두 사람, 세 사람이 힘을 보탤 때 힘이 덜 든다. 마찬가지로 내가 좀 양보하고, 상대를 배려하며 내어줄 때 아름다운 사회로 갈 수 있다.

성경에서는 두 사람이 한 사람보다 나음은 저희가 수고함으로 좋은 상을 얻을 것임이라. 혹시 저희가 넘어지면 하나가 그 동무를 붙들어 일으키려니와 홀로 있어 넘어지고 붙들어 일으킬 자가 없는 자에게는 화가 있으리라. 두 사람이 함께 누우면 따뜻하거니와 한 사람이면 어찌 따뜻하랴. 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능히 당하나니 삼겹 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하느니라”(전도서4:9-12)라고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과거부터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전 국민이 힘을 합해 극복해 나갔다. 수없는 외세의 침략에 맞서 싸웠으며, 일제침략 시대에도 이름도 빛도 없는 민초들이 힘을 모아 독립운동에 나섰다. 6.25전쟁 때에도 너나할 것 없이 나라를 수호하기 위해 나섰고, 민주화를 쟁취하기 위해서도 두 팔을 걷었다. IMF를 겪으면서 온 국민이 십시일반으로 힘을 보탰고, 서해안 기름유출사고 때에도 전 국민이 기름때를 닦아 냈다. 최근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보여준 대한민국의 저력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그만큼 우리는 깐부처럼 한마음으로 대한민국을 위기에 구하기 위해 힘을 모았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한국교회 역시 깐부처럼 서로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해야할 때가 아닌가 싶다. 코로나가 가져온 위기는 한국교회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대면예배가 제약을 받음에 따라 교세는 감소됐으며, 몇몇 사건으로 인해 한국교회 이미지마저 추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동성혼, 동성애, 차별금지법 등 한국교회를 무너트리기 위한 안티기독교들의 횡포는 더욱 거세졌다. 이럴 때일수록 힘을 한데 모아야 한다. 풍전등화의 상태인 한국교회를 지키기 위해 깐부를 맺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호시탐탐 한국교회를 노리고 있는 반기독교에 맞서 싸우기 어렵다. 이제는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진 과오를 반복하지 말고, 진심으로 하나가 되어야 할 때이다.

예장 통합피어선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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