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인 찬 목사
황 인 찬 목사

좀 된 경험이기는 하지만 호랑이가 돼지새끼에게 온유하고 넉넉한 엄마 돼지가 되어 젖을 먹이고, 돼지가 새끼 겁도 없이 호랑이 젖을 빨며, 새끼 호랑이가 돼지를 엄마인줄 알고 얼굴을 비비며 놀고 호랑이는 응대한다. 태국을 여행하면서 한 동물원에 갔다가 신기하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한 관경을 보고, 분노했던 경험을 회상한다. 
이사야 11:6~8말씀이 이 땅에 이루어진 것인가

 “그 때에 이리가 어린 양과 함께 살며 표범이 어린 염소와 함께 누우며 송아지와 어린 사자와 살진 짐승이 함께 있어 어린 아이에게 끌리며 암소와 곰이 함께 먹으며 그것들의 새끼가 함께 엎드리며 사자가 소처럼 풀을 먹을 것이며 젖 먹는 아이가 독사의 구멍에서 장난하며 젖 뗀 어린 아이가 독사의 굴에 손을 넣을 것이라.”

“용인 에버랜드에 한 살 정도 된 수컷 호랑이가 있다. 몸무게는 160Kg이 넘는 큰 몸집이지만 집에서 기르는 개같이 개 줄에 묶여 끌려 다닌다. 어려서부터 사람이 주는 우유를 먹고 자라 호랑이 특유의 야성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맹수가 애완동물이 된 것이다. 이 호랑이를 보면서 이 호랑이가 바로 한국교회의 모습이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들은 한국교회가 ‘잠자는 교회’라고 말하고, 어떤 사람들은 한국교회가 ‘병든 교회’라고 일갈한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잠자는 교회’도 ‘병든 교회’도 아닌 ‘길들여진 교회’이다. 

마귀에게 길들여져 너무 순하게 시대와 상황에 적응 잘하는 집단이 되었다. 한국교회는 교회 특유의 ‘야성(野性)’을 잃어버렸다.”

위의 글은 삼일교회를 담임하다가 불미한 일로 한국교회를 어렵게 하고, 그 일로 지금은 홍대새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전병욱 목사가 쓴 『낙타 무릎』중의 한 구절이다. 
한국교회의 목회자의 한 사람으로서 한국교회가 길들여진 교회란 그의 말에 동의한다. 이 교회 저 교회 할 것 없이 교회가 특정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에는 그 기발한 아이디어나 어려움을 헤쳐 나가며 일궈내는 것은 찬탄하도록 잘한다. 그럴 때면 야성의 호랑이나 광야에서 포호하는 사자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의 진정한 삶을 구현해야 하는 교회 밖 세상에서는 완전히 다른, 왜소한 모습으로 한 귀퉁이로 밀려나 기죽어 제구실을 하지를 못한다. 병든 세상, 부조리한 사회, 말씀 없는 세상에 대하여 말씀과 그 말씀정신으로 무장한 신앙으로 현실에 도전하여 개혁하고, 말씀으로 바로 세워나가겠다는 비전도 패기도 볼 수가 없다.

우리말 ‘길들여지다’는 동사로, 목적한 상태에 차차 이르는 것을 말하는데 이는 순치(馴致)되는 것이다. 인간의 필요에 따라 들짐승이 집짐승으로 길들여지고, 망아지 등을 길들여 목적한 바대로 순치시켜 가는 과정을 통해 길들여진다.

한국교회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구리 삶기’처럼 자본주의적 욕구와 사고에 맞게 어느 사이엔가 이 사회의 욕구대로 기복종교로 길들여졌다. 

예수 믿어 부자 되고, 예수 믿어 성공하고, 부자로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이고, 높은 직위나 지위와 명예를 가진 자가 성공하고, 성공한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라는 바알신앙, 성공신학에  한국교회가 잠식 당한지 오래다. 그래서 사람이 많이 모이는 큰 교회, 화려한 예배당과 목회자가 복 받은 자로, 옳은 가치로 세움을 입고, 인정받았다.
그러나 성경의 가르침이나 성경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결단코 그렇지 않다. 

구약의 모세나 여호수아, 사무엘, 다윗, 엘리야나 다니엘, 느헤미야 같은 성경의 인물들은 오늘 우리 가치로 보면 실패자요, 그의 삶은 결코 잘산 사람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그들은 세상을 거스른 자들이요, 세상을 향하여 대적한자들의 모습이다. 그들을 매력적인 단어로 묘사하면 야성미가 넘치는 정열과 비전을 지닌 인물들이었다. 

신약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직계 사도들과 바울과 예수님의 젖동생 야고보와 누가와 스데반과 빌립집사로 이어지는 초대교회의 일꾼들은 야성미로 말하면 밀림 속을 포효하며 종횡 무진하는 호랑이나 사자의 야성을 갖춘 인물들이었다.

이 땅의 초대교회의 길선주, 이기풍, 주기철 손양원 목사님들의 야성은 신불신(信 不信)간에  영향을 끼쳤으며 오늘 한국교회의 토양을 이뤘으나 오늘 한국교회는 야성을 잃어버린 채, 속화되고, 사회의 흐름에 순응하는 길들여진 교회가 되어 교회가 교회다움을 잃었다. 

모름지기 한국교회 성도들은 목사나 평신도 할 것 없이 있어 본적도 없는 그 성경적 야성과 저항력과 세상을 향한 전투력을 회복해야만 한다.


의왕중앙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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