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영식 장로.
심영식 장로.

위드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었다. 2년 동안 고통의 시간을 뒤로 하고, 이제 일상회복을 꿈꾸게 됐다. 그동안 자영업자들은 물론, 한국교회 역시 큰 타격을 입었던 만큼, 위드 코로나를 향한 기대가 크다. 다만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아무런 준비 없이 맞이했다가는 또다시 사면초가에 빠지고, 다시 물거품이 될 가능성도 잊지 말아야 한다.

혹자는 정부의 위드 코로나 정책을 두고 너무 빠른 것이 아니냐는 우려스런 표정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무려 2년 이라는 시간 동안 잃어버린 것을 생각하면 너무 이른 결정은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유럽 등 선진국들의 발 빠른 위드 코로나 정책이 이제라도 우리나라에서도 시행되는 점이 다행이라고 생각된다. 솔직히 작금의 대한민국은 심각한 경제위기에 처해 있다. 대기업은 말할 것도 없이 중소기업들이 벼랑 끝에 내몰렸으며, 풀뿌리 경제를 지탱해주던 우리 자영업자들의 사정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여기에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국민들, 즉 각 가정의 주머니 또한 사상 초유로 가벼워 졌다.

이런 절체절명의 순간에 백신 접종율이 80%에 육박하면서 자연스럽게 시행되는 위드 코로나는 막힌 혈을 뚫어주는 느낌이다. 지난 주말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은 거리에서 어느 정도 경제회복의 신호탄이 쏘아진 느낌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코로나가 완전히 소멸되지 않았기에 일상적 방역수칙 준수는 필수가 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확진자가 말할 수 없이 증가한다면 어쩔 수 없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는 제자리걸음에 그칠지 모른다.

한국교회의 현실도 다름없다. 어찌 보면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것이 한국교회다. 예장합동과 통합 두 교단에서 1년 만에 287,444명이 감소했으며, 기감 6795, 기성 31,741, 기장 7,954, 고신 1750, 합신 4,400여명이 감소했다. 1년 사이에 무려 403,084명이 감소한 수치다. 이것을 다시 계산하면 100명이 출석하는 자립교회 430개가 사라진 것이다. 더욱 큰 문제는 위드 코로나를 시행한다고 해도 흩어지는 예배에 길들여진 성도들이 모이는 예배로 온전히 모일 것이냐는 반응이다. 특히 유독 종교계에만 엄격한 기준으로 인해 여전히 불안한 점이 큰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위드 코로나가 주는 기대감은 크다.

이제 지나온 2년의 시간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흩어진 공동체를 회복하는 일이다. 어느덧 비대면 예배의 편리함(?)에 익숙해진 성도들의 발길을 돌리게 만들어야 한다. 그 해답이 방법론적인 곳에 있을 수 있겠지만, 본질적인 예배를 회복하는데 있다고 본다. 살아있는 말씀이 바로 그것이다. 성도수 감소는 코로나19 자체에만 있다고 보기 어렵다. 분명 한국교회가 그동안 보여줬던 그릇된 모습들에서 비롯된 피로감과 실망감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단지 코로나는 그 방아쇠 역할을 했을 뿐이다.

따라서 세속적이고, 맘몬적인 비교회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오직 예수의 믿음에서 출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리고 이 땅에서 소외되고 가난한 이웃들을 위한 내려놓음과 섬김의 자세로 낮아짐이 절실하다. 그동안 가진 자, 부유한 자, 권력자들을 위해서 권좌에 앉았다면, 이제는 정말 예수 그리스도가 그랬듯이 가장 낮은자의 자세로 세상을 섬겨야 한다. 그 길만이 위기에 빠진 한국교회를 되살릴 유일한 방법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코로나19는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다. 때문에 예배의 회복을 강조하면서도 예배당에 머무는 시간을 줄인다거나, 실내 환기와 소독 철저 등 한국교회 스스로 자율방역 지침을 세워 지켜나가야 한다. 더 이상 정부가 한국교회의 예배의 자유권을 박탈하는 빌미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 위드 코로나 시대 한국교회가 다시 재도약하는 기회로 삼기를 바란다.

한국기독교인연합회 대표회장
한국기독교기념관 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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