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지구촌이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열풍에 빠졌다. 신용불량자 등 사회에서 낙오한 사람들이 총상금 456억원을 놓고 생존 바이벌 게임에 도전하는 내용이다. 미국의 넷플릭스가 전 세계에 공급한 한국 드라마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K-pop에 이어 K드라마가 다시 기이한 신드롬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등 한국 고유의 놀이문화를 접목한 이 드라마가 각광을 받게 된 주요 요인으로 어떤 문화권에서도 쉽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가족 친화적인 콘텐츠를 꼽았다. 한류열풍에 대해 집중 보도한 BBC 방송은 오징어 게임의 선풍적 인기 비결은 한국 드라마가 오랜 기간 발전해온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 드라마가 전계적인 주목을 받는 이면에 드라마 전반에 드러난 폭력성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해외 교육계에서는 청소년 관람 불가인 '오징어 게임'을 아이들이 시청하거나 따라하지 못하도록 학부모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요구하고 나섰다. 심지어 영국 런던의 한 학교에서는 드라마 속 행동을 따라하는 학생은 징계하겠다고 경고할 정도다.

이에 대해 프랑스 르몽드지는 오징어 게임을 한국 사회의 이면에 숨겨진 폭력성을 보여준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드라마 속 생존 게임이 한국 사회가 품고 있는 잔혹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도한 가계 부채, 청년층의 구직난 현실 등 한국 사회 전반의 문제점이 드러난 드라마라는 것이다. 즉 한국의 사회적 병폐를 이 드라마가 고스란히 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드라마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또 다른 시각은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부각시킨 반기독교적 코드가 아닌가 싶다.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 중 3명이 목사 등 직간접적으로 기독교와 관련이 있는데, 이들은 하나 같이 비호감이거나 이기적이고 혐오스러운 인물로 묘사되었다.

예를 들어 이 드라마에서 가장 먼저 등장하는 기도하는 사람은 생존 서바이벌게임, 즉 상대방이 죽어야 내가 이기는 게임에서 이겨 상금을 타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게임에서 이긴 후에는 죽은 상대방에 대한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하나님께 감사 기도드리는 설정이다.

돈에 목숨을 거는 인물들을 등장시키며 이런 유형의 다양한 기독교인을 설정한 연출자의 의도가 무엇이건 간에 기독교에 대한 반감 내지 부정적 이미지를 가감없이 드러낸다. 따라서 기독교인 시청자라면 시청하는 내내 마음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편 생각하면 이것이 기독교에 대한 교회 밖의 시선이라는 점을 냉정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기독교가 얼마나 싫었으면 누가 봐도 손가락질 받을 이기적이고 혐오스런 모습의 기독교인을 등장시켜 드라마의 이야기를 완성했을까.

물론 모든 기독교인들이 이 드라마의 등장하는 모습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런 모습으로 세상에 비치는 기독교인이 얼마든지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자기중심적 삶의 방식, 나아가 자신만의 행복과 만족 추구가 다인 듯한 인생관을 지닌 기독교도 섬김과 나눔의 삶을 사는 이타적인 기독교인도 공존하는 게 기독교 공동체다.

다만 이 드라마가 기독교에 던지는 메시지는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고 부활하심으로 온 인류의 죄를 담당하셨듯이 우리 기독교인들이 세상을 향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가를 역설적으로 말해주고 싶은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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