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진 성 목사
정 진 성 목사

2년 동안 전 세계를 괴롭혔던 정체불명의 신종바이러스감염증은 우리 일상을 송두리째 빼앗아 갔다. 마음껏 숨 쉴 수 있는 자유를 앗아갔으며, 먹고 마시는 즐거움과 서로 어울리는 기쁨마저 짓밟았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예배의 자유마저 처참하게 유린했고, 강도 높은 거리두기란 명목으로 ‘코로나 통금령’까지 생겨나게 됐다. 이런 엄혹한 현실에서 이제라도 우리 사회가 ‘위드 코로나’로 연착륙하고 있어 천만다행이다. 

우리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당연시 여겨졌던 것들이 우리 삶에 얼마나 절실한 것인지 알 수 있었다. 평소에는 아무런 감흥도 없이 지나쳤던 모든 것들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었음을 깨닫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모든 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 주신 소중한 것들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렇게 어렵게 쟁취한 당연한 것들에 대해서 감사하고 또 감사해야 한다. 매일 숨쉬고, 먹고 마시고, 서로 부둥켜안을 수 있는 현실들에 대해서 감사 찬미를 드려야 한다. 흩어지는 예배에서 모이는 예배로 전환될 수 있는 오늘을 기뻐하고, 감사해야 한다. 

그리고 기억해야 한다.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 왜 코로나19의 엄혹한 현실이 일어나게 하셨는지. 특히 한국교회는 예배의 자유마저 박탈당하게 두신 하나님의 준엄하신 경고를 헤아려야 한다. 그렇지 못하고 단지 백신효과 때문으로만 국한시켜, 과거를 답습한다면 언제든지 일상의 당연한 것들은 또다시 이루지 못하는 꿈이 되어 버린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더불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 무엇인지 깨닫고, 회개와 각성을 통해 거듭나야 한다.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는 본질을 잃어버린 데 있다. 물질만능주의에 편승되어 버렸고, 세속적인 것들에 너무 매몰되어 버렸다. 오죽하면 교회가 세상을 걱정하는 것이 아닌,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때문에 이제는 깨어져 새롭게 세워져야 한다. 세상의 것들을 더 이상 탐하지 않고, 정말 낮은 자의 심정으로 세상을 섬겨야 한다. 모든 권위와 권력을 내려놓고, 오직 주님의 말씀대로 세상에 올곧은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아울러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진 과오를 벗어나, 하나 됨의 역사를 써나가야 한다. 코로나 정국은 한국교회의 하나 되지 못한 데서 온 무능력한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내 보였다. 특히 하나 되지 못한 한국교회는 예배의 자유마저 박탈당한 현실에 대해서 슬기롭게 대응해 나가지 못했고, 이마저도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해 골든타임을 놓쳐버렸다. 그렇게 수많은 교회가 문을 닫았고, 지금도 벼랑 끝에 내몰렸다. 한국교회는 하나 되기 위한 노력을 더 이상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그 어떠한 명목이나 이유를 갖다 붙이더라도 하나 되는 것은 미룰 수 없다. 지금이 바로 한국교회가 하나 되어 대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벼랑 끝에 내몰린 우리 사회의 약자들을 삶으로 이끌어 올 수 있는 기회다. 그리고 마이너스 성장만을 거듭하며 존폐위기까지 내몰린 한국교회가 제2의 부흥의 역사를 써내려갈 절체절명의 순간이기도 하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나가 되어야 하는 이유다. 

감사의 계절. 하나님께서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셨다. 이렇게 소중한 시간, 한국교회가 코로나로 인해 절망에 빠진 우리 사회를 되살리는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한다. 시대의 부름에 응답하고, 나아가 무한갈등의 시대를 하나로 봉합하는 메신저가 되어야 한다. 어느덧 2021년도 달력 한 장만을 남겨놓은 시점에서 남은 시간만이라도 한국교회가 마무리를 잘했으면 한다. 그리고 2020년부터 올해까지 모두를 괴롭혔던 코로나19가 하나님의 준엄하신 경고임을 명심하고, 또 다시 예배마저 박탈당하는 현실이 일어나지 않도록 스스로 깨어지고 거듭나 전진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오늘 한국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명령이자, 시대의 등불로서의 역할임을 명심해야 한다. 

샬롬교회 담임•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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