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도 이제 한 달 남짓 남았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우리 모두는 긴 어둠의 터널을 지나왔다. 다행히 11월부터 위드 코로나로 전환돼 멈춰있던 시계추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지만, 연일 확진자수가 폭증하고 있어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이럴 때일수록 급하게 먹는 밥이 체한다는 말처럼, 천천히 신중하게 일상회복이 이뤄지길 기대한다.

모처럼 북적이는 손님들로 자영업자들의 숨통이 조금은 트였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이르기까지 문을 연 날보다 문을 닫은 날이 훨씬 많았던 자영업자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들에게는 생존의 문제였고,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었다. 정말 늦었지만 이제라도 희망이 보인다는 것이 다행이다. 다만 위드 코로나 직전의 방역수칙 준수보다 곱절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위드 코로나로 전환이 되면서 ‘이제 코로나는 끝났다’는 의식이 사람들 속에 팽배해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백신접종율마저 높아 코로나를 마치 극복한 것처럼 여기고 있다. 분명한 것은 여전히 확진자는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더욱 안타까운 것은 사망자, 위증중환자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그동안 멈췄던 일상을 급하게 되찾으려 하다가는 모처럼 맞은 기회마저 날려버릴 수 있다. 더욱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이는 한국교회도 마찬가지다. 솔직히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서 가장 피해를 본 곳은 한국교회다. 6.25 전쟁 중에도 멈추지 않았던 예배가 정부에 의해서 멈춤을 당했고, 생소한 비대면 예배, 화상예배 등 살기 위해 몸부림쳤다. 하지만 정작 돌아온 것은 코로나19 확산의 온상으로 비춰졌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교회가 문을 닫았다. 성도들의 이탈 역시 심각한 수준이었고, 한국교회 내부적으로도 대면예배파와 비대면예배파가 나뉘어 볼썽사나운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런 저런 고난과 고통을 겪고서 이제야 대면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됐다. 그것도 추수감사절을 기점으로 다시 예배를 회복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정말 하나님의 크신 은혜다.

하나님께서 주신 소중한 예배회복의 역사를 한국교회는 다시 잃어버릴 수 없다. 정부의 통제가 아닌 교회 스스로 방역수칙을 더욱 준수하고, 어쩌면 소홀했던 예배를 정상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 그리고 과거의 영광에서 벗어나 오늘 현실에서 한국교회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서 행동해야 한다. 무턱대고 위드 코로나니까 느슨해진다면 최근 모 종교단체에서 확진자가 무려 230여명이 터져 나온 것처럼, 한국교회 역시 언제든지 위기를 맞을 수 있다. 때문에 위드 코로나 전부터 더욱 강화된 방역수칙을 스스로 지켜서 어렵게 되찾은 예배의 자유를 수호하는데 전력을 쏟아야 한다.

아울러 이제 한 달 남짓 남은 2021년을 슬기롭게 마무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대부분의 교회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특별함 없이 지나갔다. 문제는 한국교회의 대사회적 영향력 역시 덩달아 감소했다는 점이다. 이는 예배를 온전히 드리지 못하면서 교회 형편이 나빠졌고, 대사회적 구제사역에 들이는 시간과 비용 역시 줄어들어버렸기 때문이다. 교회 재정의 30%를 사회환원으로 돌려야 함에도 갑자기 찾아온 코로나는 이마저도 어렵게 만들었다. 따라서 이제라도 우리의 소외된 이웃들을 향한 교회의 영향력을 키워야 한다. 춥고 배고픈 계절인 겨울, 누구보다 코로나 정국서 힘들게 보내야 했던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손을 내밀어야 한다. 어쩌면 그것이 2년 동안 후퇴했던 한국교회가 한 보 전진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일 수 있다.

여기에 더해 2020년과 2021년이 코로나와 한판 승부에서 밀렸던 해라면, 2022년은 코로나를 극복하고 나아가는 희망과 비전의 해일 수 있다. 따라서 각 교회는 그동안 미뤘던 사역들과 교회성장과 부흥을 위한 각종 사업들을 활발하게 전개해 나갈 수 있도록 알찬 계획을 짜야 한다. 그리고 그 계획에 따라 어떤 환경에서라도 실천에 옮기겠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한 달 남은 2021년 새로운 한 해를 설계하는 계획을 잘 짠다면 2022년은 희망의 해가 될 것이고, 한 달뿐이 아니라고 허송세월을 보낸다면 다가오는 2022년도 코로나가 잠식했던 2년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깨달아야 한다. 바라건대 2022년은 우리 사회는 물론 한국교회 전체가 바로 세워지고 부흥성장을 이루는 원년이 되길 소망한다.

예장 합동해외총회 증경총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