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보 연 교수
장 보 연 교수

신종바이러스감염증으로 인해 국민 모두가 곤궁한 삶을 살고 있다. 이런 상황서 생명을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 세상은, 절망적인 이야기만 들려온다. 비정한 엄마가 애인과 함께 4살짜리 아이를 유기했는가 하면, 의부엄마가 3살짜리 아이를 사정없이 폭행해 살해했다. 정인이 사건으로 인해 국민 모두가 공분에 휩싸인 상태서 또 3살짜리 남자아이가 의부엄마에 의해서 죽임을 당했다. 매년 이렇게 죽임을 당하는 아이가 400명을 넘는다.

자신의 욕정을 채우기 위해 아이를 버린 비정한 엄마의 이야기 등등은 오늘 생영의 가치를 잃어버린 일부 사람들의 악을 그대로 드러낸다. 그렇다 모두가 물질에 눈이 어두워, 욕망에 가득차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피조물의 존엄성을 상실했다. 무엇보다 꽃도 피워보지 못한 힘없는 아이들이 친부모에 의해, 의부엄마에 의해, 의부 아버지에 의해 살해당하고 있다는데 참담하다. 

하나님은 네 아들, 네 딸이 어디에 있느냐고 묻고 계시다. 하나님은 살해당하는 아이들의 아우성을 듣고 행동하신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성탄의 계절, 절제된 마음으로 아기예수를 기다려야 하는 인간은 너무 사악해졌다. 자식을 살해하는 세상이 되었다. 모두가 물질에 취해, 돈에 취해, 욕정에 취해 아이들의 아픔을 모른다. 그렇다보니 세상은 썩은 냄새만 풀풀 품긴다.     

이런 참담한 상황서 2019년 키즈 카페서 물놀이를 하다가 물에 빠지는 사고로 뇌사상태에 있던 고 전소율 양이 심장과 신장 좌우를 기증하고 하늘의 별이 됐다는 이야기는 강팎한 세상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국민들의 가슴에 진한 감동을 준다. 소율 양은 3명의 친구에게 새 생명을 주었다. 이 생명들은 소율 양과 함께 심장이 고동친다. 소윤 양이 하늘의 별이 되는 날, 하늘도, 땅도 감동했다. 

소율 양은 지난 6월 폐암으로 먼저 하늘나라에 간 엄마와 함께 분당메모리얼파크 개인형 봉안담에 안치됐다. 소율 양은 하늘의 축복 속에, 하늘의 별이 됐다. 소율 양의 엄마는 폐암 판정을 받고 투병 중 딸의 사고 소식을 들었다. 투병생활 속에서 엄마의 마음을 얼마나 미어졌을까. 결국 소율양의 이름 한번 부르지 못하고, 엄마는 딸이 사경을 헤매던 6월 어느 날 딸을 뒤로 한 채 먼저 하늘나라에 갔다. 

소율 양도 세 친구에게 새 생명을 주고, 4개월 후 엄마 없이 홀로 하늘나라에 갔다. 얼마나 외로웠을까. 이 글을 쓰는 필자 역시 진한 감동을 받는다. 복받치는 감정을 억누를 수가 없다. 소율 양의 엄마는 경기도 고양시 한 추모공원 납골당에 안치돼 있었다. 엄마 없이 하늘나라로 간 소율 양의 유해는 지난 10월31일 장기기증자에게 봉안담을 기부하고 있는 분당메모리얼 파크 한 묘역에 홀로 안치됐다.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들은 공원묘지 쪽은 최근 장기조직기증원에 봉안담 추가 기부 의사를 전했고, 유족과 협의를 통해 지난 26일 오전 모녀를 함께 안장했다. 소율 양은 하늘의 별이 되어 엄마를 만났다. 소율 양은 사고 이후 뇌가 제기능을 못하게 됐다. 2년 동안 집에서 투병 생활을 했다. 투병 생활 내내 코를 통해 음식물을 투입해야만 했다. 소율 양은 기능 개선을 위해 위로 직접 튜브를 연결하는 위루관 수술도 계획했다. 

그러나 미처 수술을 하기도 전, 갑자기 심정지가 왔고, 뇌의 기능이 멈추면서 뇌사 판정을 받았다. 소윤 양의 아버지는 이대로 한 줌의 재가 되는 것보다 심장을 기증해 누군가를 살릴 수 있다면 너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소율양의 심장을 이식 받은 아이가 살아 있는 동안 소율이의 심장도 살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위안을 받았다. 소율이는 하늘의 별이 됐지만, 그의 심장은 그 어디선가 계속 띠고 있다. 하늘에 별이 된 소울 양은 성탄의 계절, 대림절에 아기예수를 기다리는 모든 이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준다.        
         
굿-패밀리 대표•개신대 상담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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