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조 이성계는 조선을 세우고, 주변 인물 모두를 정리했다. 그 결과 백성을 생각하는 세종대왕과 같은 인물이 나왔다. 즉 백성의 행복이 바로 세종의 꿈이었다. 오늘 대한민국 정치인과 목회자, 기업가 등 지도층 인사들은 주변의 인물들을 정리하지 못해 낭패를 보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평생 쌓아온 공로가 하루아침에 허사로 끝나버린다. 내년 39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각 당의 대통령후보, 현 정부의 주변을 맴도는 인사들을 보면 역겹다.

과거 군사독재정부나, 민주정권나 모두 마찬가지이다. 국민들은 민주정부가 들어서면 세상이 확 바뀔 것으로 생각했다. 새로운 나라, 새로운 세상을 기대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과거정부나, 현 정부 인사들에게서 전혀 찾아 볼 수가 없다. 국민들에게 상처만 준다. 국민 모두는 제20대 대통령 선거 이후,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서 인생자체가 가련하고, 곤궁하고, 보잘 것 없다는 것을 자책해야 한다.

한국교회 역시 회개해야 한다. 지난 2일 한국교회총연합 제5회 총회가 개회됐다. 하지만 사무총장 연임과 1인 대표체제를 골자로 한 정관개정을 둘러싸고 논쟁을 벌였다. 결국 파행되고 말았다. 정회가 선포됐다. 하나의 보수연합기관을 위해 희생하며, 공을 들인 한 젊은 목사의 공로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대표회장이 주변정리를 하지 못한 결과가 빚어낸 것이라는데 이의가 없다.

대표회장이 사무총장과의 인간관계 등 수 십년간의 관계를 정리하지 못한데서, 새로운 시대, 새로운 교회를 갈망하는 한국교회에 상처를 주는 결과를 낳았다. 역시 한국교회도 정치권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그대로 드러냈다. 한교총 지도층 인사들이 주변 인물들과 단절하지 못하면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교회연합 분열당시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이다.

한교총 총회에서의 정관개정을 둘러싼 논란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총회 이전부터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측의 한 인사는 3개 보수연합체의 통합과 관련, 한 개인이 추진하는 통합에 대해서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한 대표회장과 친분이 있는 인사를 새로운 대표회장으로 내세우는 한교총의 문제를 지적했다. 여기에다 한교총 내부에서 사무총장 연임을 둘러싼 정관개정에 대한 문제 역시 지적됐다.

한교총은 교단 협의체이다. 따라서 한 개인을 살리기 위한 정관개정 안건은 이미 논란의 소지를 안고, 본회의에 상정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파행으로 흘러가는 사태를 보면서도, 연임의 당사자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주군이 어려움을 당하면, 당사자가 취해야 할 행동은 분명한데도, 어떠한 행동을 취하지 않고, 관망한 것은 주군을 어려움에 처하게 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분열과 갈등으로 점철된 오늘 한국교회를 보면서, 정치권을 보면서, 대림절 둘째 주 하나님을 기다리는 교인들에게 새로운 세상, 새로운 나라에 대한 희망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오늘날 대부분의 대형교회 역시 담임목사를 어렵게 만드는 인물은 부목사이며, 그 주변을 맴도는 목사이다. 자신들이 담임목사이며, 당회장 노릇을 한다. 교회를 방문하는 사람들을 차별하고, 냉대하는 것도 부목사이다. 이는 담임목사를 욕 먹이는 결과를 낳고 있다. 누가 그들에게 완장을 차 주었는가.

그래서 교회와 정치권을 향해 주변 인사들을 정리하라고 촉구한다. 또한 대형교회 담임목사의 주변을 맴도는 인사들의 이중적인 모습을 보면서, 한국교회에 소망이 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인간 모두는 새 인물이 선출되면 새로운 시대를 기대한다. 하지만 우리사회, 한국교회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

성탄의 계절, 대림절이 시작됐다. 모두가 다시 오실 하나님을 기다리지만,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오히려 분열과 갈등으로 교인들에게 혼란과 혼동을 주고 있다. 그리스도인들은 사람의 뜻이 아닌 하나님의 뜻이 이 땅에서 이루어지기를 기다려야한다. 자기주장을 고집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다. 하나님의 뜻은 자기주장을 접을 때 이루어진다는 것을 모두가 깨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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