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마지막 주일부터 대림절이 시작되었다. 대림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세상에 오심을 기다리며 기념하는 절기로 성탄절까지 4주간을 말한다. 그런데 올해 대림절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잔뜩 움츠러들고 있다.

그럼에도 성도들은 대림절을 특별한 의미로 지켜야 할 이유가 있다. 그 첫째는 자신을 비우시고 이 땅에 육신을 입고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낮아지심을 기억하기 위함이다. 세상이 죄악으로 가득 차게 된 것은 모두 인간의 욕망과 교만에서 비롯되었다. 따라서 말구유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처럼 자신을 낮추는 것이야말로 성탄의 참된 의미라 할 수 있다.

둘째는 죄인인 나를 사랑하고 구원하기 위해 오신 예수님을 기쁜 마음으로 영접하고 주님과 늘 동행하는 삶을 살게 하는 데 있다. 예수님은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부르러 왔노라”(9:13)고 하셨다. 건강한 자에게는 의사가 쓸데없고 병든 자에게라야 쓸 데 있다라고 하셨다. 즉 나의 죄를 대속하고 구원하기 위해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셨다는 것만큼 더 감사할 조건은 없다.

셋째는 내가 지은 죄를 회개하고 정결하고 거룩한 삶을 다짐하게 하는 의미가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은 우리를 영원한 죄에서 생명으로 옮긴 중대한 사건이다. 그러나 죄성이 남아 세상에 살면서 매일 죄악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그래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날마다 하나님께 사죄의 은총을 간구해야 하는 것이다. 또 대림절은 장차 나를 영원한 생명의 나라로 인도하기 위해 다시 오실 주님과 그 나라를 기다리며 기쁨과 소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의미를 담고 있다.

대림절의 의미가 이러할진대 그 뜻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땅속에 묻힌 보화나 다름없다 할 것이다. 오실 예수님을 기다리면서 성도들이 해야 할 것은 자기를 비어 종의 형체를 가지신 주님을 닮는 삶이다. 그러기 위해 우리 사회 구석구석 음지에서 어렵게 사는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일이야말로 주님이 기뻐하는 성도의 삶이다.

코로나 펜데믹이 우리에게 가져다준 가장 큰 교훈은 너무나 쉽고 값없이 여겼던 일상의 소중함을 새롭게 발견한 일이다. 하루하루 흘러가듯 보냈던 시간과 사람 간의 사소한 교제까지 감염병에 빼앗기면서 그런 소소한 감사할 조건들이 각별하게 여겨지는 것은 어쩌면 인지상정일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 확산에 따른 거리두기로 가족, 친지, 이웃 간에 거리가 더 멀어지고, 특히 소외된 이웃에 대한 관심마저 뚝 끊기게 된 현실은 반대로 너무나 가혹한 현상이다. 특히 예배 제한조치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을 나고 있는 교회들마저 돌아봐야 할 이웃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식어버린다면 이 땅에 교회가 존립할 근거와 명분도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올해는 기독교계와 천주교가 문화체육관광부의 협조로 대림절에 크리스마스 캐럴 틀기 캠페인을 전개한다고 한다. 거리에서 캐럴이 울려 퍼지게 해 코로나로 움츠린 사회 분위기를 한층 밝고 희망차게 만들겠다는 목적이다. 그러나 소외된 이웃의 가슴을 따뜻하게 하려면 백화점이나 도심 상점가에서 울려 퍼지는 캐럴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나눔과 실천은 주님의 비움을 본받는 행동, 즉 실천으로 이어질 때 가치가 있고 훨씬 더 빛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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