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장총 대표회장 한영훈 목사.
한장총 대표회장 한영훈 목사.

한국장로교총연합회 신임 대표회장인 한영훈 목사는 한국교회가 본질을 되찾기 위해서는 하나님 앞과 사람들 앞에서 스스로 낮추고 우리의 허물과 부정을 고백하며 회개하라고 조언했다. 특히 한 목사는 세상을 향한 장로교회의 선한 영향력은 숫자의 많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교회다움과 교회의 거룩함과 예수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를 때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본지는 한영훈 대표회장에게 벼랑 끝에 몰린 한국교회가 가야할 길에 대해서 조언을 구하고, 나아가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교회의 자세에 대해서도 고견을 물었다.

먼저 한국의 건실한 장로교회 교단으로 구성된 사단법인 한국장로교총연합회(이하 한장총) 39대 대표회장으로 추대된데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개혁교회의 신앙과 전통을 계승하고, 장로교 정체성을 확고히 지키며, 한국 장로교의 연합과 일치를 위해 앞장서고 있는 한장총 대표회장으로 소감을 듣고 싶다.

= 한장총은 한국교회의 70%를 차지하는 장로교회의 연합모임이다. 19815개 장로교단으로 시작해 현재 26개 회원교단 한국장로교 역사성과 정통성에 빛나는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대표회장으로 추대된 것을 대단히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한장총은 초대대표회장 박치순 목사를 비롯해 한영훈 대표회장에 이르기까지 한국 장로교는 물론 한국교회가 든든히 서가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 그런 의미에서 2022년 한장총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이며, 주요 사업에 대해서 듣고 싶다.

= 39회기 대표회장으로서 26개 회원교단이 소외됨과 치우침이 없이 골고루 참여하도록 배려하기를 힘쓰며, 14회를 맞는 한국장로교의 날 행사와 11회를 맞는 한국장로교 신학대학교 찬양제의 전통을 확실히 이어가면서 장로교의 정체성과 예배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

한장총과 한국교회를 섬기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역점에 두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 한장총의 역사성을 살리기 위해 자료를 수집해 홈페이지를 새롭게 단장하며, 회보를 발간하여 한장총 26개 회원 교단과 적극 소통하겠다. 교계언론과 공동으로 건축비를 모금해 몽골에 한장총 기념교회를 세우며 유튜브 한장총TV를 통해 국내외 교회에 적극 홍보하겠다.

한국장로교의날 행사는 한장총을 대표하는 사업으로 매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022년에는 어떤 모습으로 진행될지 궁금하다.

= 오미크론바이러스의 폭발적인 확산이 20221분기에 감소되는 상황을 조심스럽게 예견하면서 20227월에 개최될 제14회 한국장로교의 날 행사에는 과거 한장총이 체육관에서 많은 인원이 모였던 대규모 행사를 기억하며, 대형교회나 체육관 등 가능한 넓은 장소에서 많은 인원이 참여하는 대형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쓴소리이지만 장로교단의 분열과 갈등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일각에서는 300여개가 넘는 장로교단이 있다고 말할 정도다. ‘한교단 다체제를 일관되게 주장해왔던 한장총과는 사뭇 다른 모양새다. 오늘 한국 장로교단의 분열과 갈등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궁금하고, 한국교회의 분열과 갈등의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한장총 대표회장으로서 한국교회의 분열과 갈등을 안타깝고 부끄럽게 생각하며 한장총의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한장총이 추진한 한교단다체제는 비록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장로교회 연합과 일치를 위한 큰 의미를 지지고 있다. 한교단다체제운동의 성과를 계승해 오늘날 장로교회의 분열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

미래지향적인 한국교회 연합운동에 대해서 견해를 밝히고 있는 한영훈 대표회장.
미래지향적인 한국교회 연합운동에 대해서 견해를 밝히고 있는 한영훈 대표회장.

같은 맥락에서 지난해 한국교회를 뜨겁게 달궜던 것은 한기총과 한교연, 한교총 등 3개 보수연합기관 통합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만큼 기대도 많았고 우려도 많았다. 하지만 오늘의 현실에서 연합기관 통합은 희망고문에 지나지 않았다. 결국 아무런 결과를 도출해내지 못한 채 한 해를 또 넘기게 됐다. 누구보다 연합기관 활동에 적극적이었으며, 한국교회의 하나 됨을 위해 노력했는데 연합기관 통합에 대해선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는가.

= 한장총 대표회장으로서 교회연합기관의 통합에 깊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최근 통합을 위한 노력이 무산되는 분위기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한장총은 2월중에 개최하는 한장총 세미나를 통해 미래지향적인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본질과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관심가지고 지켜봐 주기 바란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한국교회는 1만 교회 이상이 사라졌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 최근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까지 확산됨에 따라 모처럼 활기를 찾은 대면예배가 재차 위기를 맞고 있으며, 비대면 예배 체제를 갖추지 못한 작은 교회들은 더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 이런 암울한 상황에 여전히 일각에서는 비대면 예배로 전환을 이야기하는가하면, 일부는 대면예배를 결코 포기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듣고 싶고, 아울러 예배의 회복을 위한 대안은.

= 대면예배냐? 비대면예배냐? 를 차치하고 예배 회복을 부르짖는 것에는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의 그 어떤 요소가 훼손되었음을 우리스스로가 인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저는 예배의 거룩성이 훼손되었다고 여기는 장로교 목사의 한사람으로서 매우 가슴 아프고 부끄럽게 느끼고 있다. 예배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우리의 소중한 권리이자 생명을 걸고 지켜야할 의무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어찌 보면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훼손한데 따른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럼에도 여전히 전 세계는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무너트리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각 나라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계속해서 무한발전에만 중점을 둔다면 코로나19보다 더 큰 위기를 맞을 것으로 우려된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 지구생태계는 누란의 위기에 직면해있다. 세계 각국에서 기후환경변화를 염려하며 UN 기후변화 협약에 의거 탄소중립운동을 펼쳐가는 줄 알고 있다. 우리 기독교인들은 창조주 하나님에 대한 신앙고백에 기초를 두고 피조세계의 선한 청지기 역할을 감당하기 위한 생활 속 실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평등에 관한 법률안, 이른바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차별이 없는 평등한 사회의 구현이라는 옷을 걸치고 있지만, 성소수자의 법적 지위를 강화하기 위한 도구로 비춰진다. 문제는 이 법으로 인해 이단사이비에 대한 지적이나 비판도 하지 못하게 되며, 종교의 자유마저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이런 악법을 막기 위해 한국교회는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한장총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차별금지라는 호감 가는 명칭과 다르게 자유를 억압하는 악법적 요소가 숨겨져 있음을 알고 있다. 교묘하게 숨긴 의도를 명백하게 드러낼 수 있도록 온 국민이 호감가는 명칭에 속아 넘어가지 않도록 설득할 분명한 명분과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세밀한 논리를 개발하고 활용하며 한국교회가 한목소리를 내도록 적극 협력하고 참여하겠다.

한반도 평화통일, 복음통일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는 한영훈 대표회장.
한반도 평화통일, 복음통일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는 한영훈 대표회장.

코로나19로 한국교회의 대사회적 영향력이 많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소외된 이웃을 향한 한국교회의 역할이 감소했다는 점이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일수록 한국교회가 소외된 이웃을 위한 대사회적 역할을 더욱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한국교회의 대사회적 영향력이 줄어든 것이 코로나19로 인한 것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사회에서 교회의 영향력이 적어진 것을 염려할 것이 아니라 장로교회와 영적지도자들이 세속화되고 거룩함이 훼손당한 것을 슬퍼하고 크게 두려워해야 한다. 세상을 향한 장로교회의 선한 영향력은 숫자의 많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교회가 교회다움과 교회의 거룩함과 예수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라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행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반도 복음통일은 모두의 바람이자 소망이다. 하지만 작금의 남과 북의 상황을 보면 여전히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대표회장님은 한반도 평화통일, 복음통일을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을 말해 달라.

= 남북한의 신뢰와 평화를 위한 여러 가지 정부의 역할과는 별도로 교회는 한반도 평화정착과 신뢰회복을 위해 기도하며 인도적 측면의 지원과 교류활동을 지속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북한 기독교와 새터민과 북한 주민의 인권보호를 노력에도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2022년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통령 선거가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누가 되든지 대한민국을 바로 세울 수 있는 지도자가 선출되기를 바란다. 지도자의 자질과 덕목에 대해서 이야기해달라.

= 지도자의 자질과 덕목은 민심이 곧 천심이라는 마음으로 백성을 아끼고 섬기며 청렴하고 겸손함에 있다. 또 거짓과 욕심에 물든 이들의 탐욕과 아첨을 구별할 수 있는 지혜로 정의를 바로 세워 백성이 골고루 잘살도록 돌보며, 무엇보다 하나님을 두려워할 줄 아는 사람이 지도자가 되기를 바란다.

한국교회는 그동안 나라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기도와 행동으로 나라를 구하는 일에 앞장서 왔다. 무지한 백성들에게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희망을 주었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긍휼을 베풀었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교회의 모습은 참혹하리만큼, 상황이 바뀌었다. 이제는 사회가 교회를 걱정하는 지경에 처했다. 한국교회가 초기 기독교의 본질을 되찾기 위해 어떻게 나서야 하는가.

= 한국교회가 본질을 되찾기 위해서는 하나님 앞과 사람들 앞에서 스스로 낮추고 우리의 허물과 부정을 고백하며 회개하고 돌이키며, 교회 안에 스며든 온갖 비성서적인 물질만능주의, 탐욕주의, 성과지상주의, 교권주의를 비롯한 세상의 가치가 더 이상 교회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하며 윤리와 도덕적으로도 세상의 기준보다 더 높은 성경적 기준으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상의 가치와 물질적 풍요와 쾌락을 추구하는 삶에서 하나님 중심의 삶으로 전환될 때 교회가 가장 교회다워지고, 세상의 소금과 빛의 역할을 온전히 잘 감당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대담= 유달상 편집국장
정리=유종환 편집부국장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