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성 길 목사
권 성 길 목사

성탄의 계절이 돌아왔다. 거리에는 성탄노래가 울려 퍼진다. 성탄카드도 주고 받는다. 거리는 화려하다. 그리스도인들은 마음을 가다듬고 정화된 마음으로 하나님이 오시기를 기다린다. 성탄절을 맞아 신종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를 극복하고, 그리스도인 가정 모두에 좋은 향기가 나는 가정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오래전에 한 TV 프로그램에서 병든 아버지와 동생을 부양하며 피자 배달을 하는 청년을 인터뷰한 적이 있었다. 진행자는 청년에게 꿈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러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좋은 향기가 나는 가정을 갖고 싶습니다.”

청년의 말이 이어졌다. 

“겨울에 오토바이를 타고 피자 배달을 다니면 정말 지독하게 춥습니다. 그런데 피자를 전해 주려 현관문에 들어서면 집마다 특유의 냄새 있습니다. 집이 크든 작든, 비싼 가구가 있든 없든 아늑하고 따뜻한 사랑의 향기가 나는 집이 있는가 하면, 어딘지 냉랭하고 서먹한 냄새가 나는 집이 있습니다. 아늑한 향기가 나는 집에서는 정말 추운 바깥으로 나오기가 싫어요, 저도 훗날 그런 가정을 꾸미고 싶습니다.”

아무리 화려해도 냉랭한 공기가 도는 집이 있는가 하면, 아무리 소박하고 행복의 향기가 나는 집이 있더라는 피자 청년의 말레 고개가 끄덕여진다.

어느 시인은 얼마 전에 참 행복하게 사는 부부를 만난 적이 있는데, 비결은 아주 단순한 것이었다고 한다. 날씨가 더운 날에는 남편이 아내에게 “더워서 고생했다.”라고 하고, 추운 날에는 “추워서 고생했다”라고 한다. 또 아내는 남편이 지쳐 보이면 아이처럼 재롱도 떨고 바보가 되어 준다고 한다.

저녁을 먹고 나면 팔짱을 끼고 산책을 나서는 그 부부에게 불행해질 틈이 없어 보였다. 그들이 꾸민 행복의 공간은 세상의 잣대로 보면 참 작을지 모른다. 방이 두 개인 지하에서 아이 둘과 함께 살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볕이 잘 들지 않는 집은 사랑으로 인해 전혀 어둡지 않았고, 좁은 집은 사랑으로 인해 넓은 대궐이 되었다. 그리고 그 집에 들어가면 아주 따뜻하고 편안한 냄새가 난다. 바로 행복의 향기이다. 

훌륭한 건축의 조건은 그 집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우리 집에 가장 필요한 건 값비싼 가구도 아닐 것이다. 서로 이해하고 감싸주는 사랑, 바로 그것이 집 안을 따뜻하고 편안한 향기로 채워주겠지. 성탄절 그리스도인들의 가정 모두가 좋은 향기가 나는 가정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새세움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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