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수 강 목사.
오 수 강 목사.

한국교회가 단연 세계 제일의 모습 중 하나는 교파의 분열과 연합회의 분열이다. 성경은 하나 되기를 힘써 지키라고 하였지만, 지도자들은 본인의 정치 자본과 영예와 권위에 해가 되는 일은 하지 않으려 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공생애 기간 중 당시 종교를 바탕으로 형성된 종교 집단의 지도자들에게 과격한 표현을 사용하신 경우를 보게 한다. 바리새파와 사두개파의 형식적인 신앙에 대해 단호하게 저주하신 모습에서 볼 수 있었으며, 특히 종교를 빙자해 개인과 집단의 이익을 취한 종교 권력가들을 비난하셨다. 오늘날에도 교단과 연합회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도자들은 자리보전과 이권 역량을 지킴과 계열 지지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권위를 놓지 않으려 한다.

그런데 성경 말씀에 분명하게 알려주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세속적 정치 종교 선배들의 권위를 이으려고 애쓰는 지도자들이 있다. 내가 아니면 누가 교단의 지도자며 연합회를 이끌 수 있느냐 하는 자만심을 버리지 않는다. 어쩌다가 이룩한 개 교회 능력을 담보로 해 무기로 사용하여 가끔은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현행법을 바꾸어서라도 권력을 놓지 않으려는 이기심을 버리지 않는다.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고질병 중 하나는 세상 정치인들이 하는 세속이념 정치 행위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이다. 교회는 달라야 하지 않는가 라는 자문자답을 구하여도 신통한 대답을 들을 수 없다.

신년 벽두에 한국교회가 나가야 할 거룩한 방향은 바로 선교 초기 복음을 전해 듣던 그 순전한 시기로 돌아감이 어떨는지 묻고 싶다. 교회가 너무 세속화되어 물질을 많이 소유하다 보니 초기에 교회 성장을 위해 이런 궁리 저런 궁리를 하던 때 순전한 신앙으로 돌아가기를 원하는 생각이 무리일지는 알 수 없다. 이제는 세상 사람들보다 교회가 더 많은 동산과 부동산을 보유하였기 때문에 이전 순수했던 시기로는 회귀가 도저히 불가능하게 보일지도 모른다는 견해다.

교회는 어린이 청소년 청장년 장년 노년으로 이루는 계단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교회를 이룬 구조가 허물어져 신앙의 계층 단계가 망가져 버렸다. 이는 마치 대한민국이 2035년경에 저출산 인구 불균형으로 한민족 사라짐이 시작된다는 점과 비슷하다.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 각 지방자치 단체에서 출산 문제에 공들이는 이유는 바로 최소 행정단위가 사라지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문제는 그동안 한국교회는 내 교회 네 교회 할 것 없이 명목은 선교와 전도의 성장을 내세워 신자들의 낸 헌금을 교회 건축에 올인했었다. 결과는 아쉽게도 유초등부와 청소년부가 궐위 되어 신앙의 계층이 무너져 내렸다는 이야기다. 왜냐하면 교회의 재정을 본질적인 것에 대한 사용은 뒤로 미루고 눈앞에 현실적인 것에 투자한 결과가 아닌가 한다. 사후약방문이라는 말과 같이 죽은 다음에 처방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교회가 어느 한 부분만 움직이고 실제 백년대계를 책임져야 할 미래 세대인 교회의 못자리와 같은 유초등부, 청소년부가 없으니 피와 땀으로 지은 세계적인 건축미를 자랑하는 현대식 교회 건물이 머지않아 콘크리트나 철강 덩어리인 고철로 변할 날도 멀지 않았음을 유의해야 한다. 이 모든 결과는 세속적인 생각의 결과가 아닌지 묻고 싶다. 여기에다 교회를 움직이는 지도자들은 세속 정치인들이 목숨 걸고 덤비는 권력 욕심이 유입되어 목회 지향적이라기보다는 교회의 부와 권위를 매개로 하여 세속 권력 지향적이라는데 회의감이 든다.

거기에다 세속 정치인들의 전유물인 정당정치라는 미명아래 편 가르기를 하는 보수와 진보의 사상과 이념에 젖어 들어 교회 연합회를 이념과 사상의 편 가르기를 해 꼭 세속정치와 닮은 듯하다. 더 나아가서 세속 정치인들과 정치적인 협력 관계를 이루어 종교와 세속정치를 분리하지 않은 누를 범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처럼 교회 속에 깊숙이 침투한 세상 정치, 이념, 사상을 걸러내지 못하면 이천년 전 예수님에게 정죄당한 유대인들의 종교 정치인들과 다를 바 없다. 

교회가 순수한 종교성을 잃지 않기 위해선 거룩하고 경건한 종교의 본질을 인간의 세속적인 풍습과 논리로 혼탁하게 만들지 말았으면 한다. 교회를 건축하는 이유도 이렇게 해야 사람들이 모이며, 신자들이 모여야만 교회 운영의 묘미를 살린다고 생각한다. 제직의 미명아래 각종 직분 자들을 세우는 것도 역시 교회 운영의 기본 틀인 단골로 붙잡아 두어 경제적인 측면의 흔들림을 방지하기 위함이 아닌지? 결국 세속화된 교회는 성경의 계시를 실천하는 의미보다 보여주기식이 되어 자파의 세력 규합이 목적이 되어 버릴지 의문이다. 이를 고쳐야 한다.

필운그리스도의교회/ 본지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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