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호랑이의 기운처럼 희망찬 2022년 임인년 새해가 밝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어둠의 터널을 걸었던 지난 2년의 아픔을 뒤로하고, 한반도가 호랑이의 포효 용틀임하고 깨어나는 해가 될 것으로 믿는다. 사회, 정치, 경제 등 어디 하나 성한 곳이 없어 잠들어 있던 우리나라가 이제는 깨어나 성큼성큼 부흥성장의 길로 내달리고, 벼랑 끝에 몰렸던 한국교회 역시 펄쩍 뛰어올라 어둠의 세상에 빛을 비추는 등대역할을 다하길 기대한다.

우리는 2년 동안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바이러스의 공격으로 주저앉았다. 손 쓸 틈도 없이 무너져갔고, 국민들의 곡소리는 하늘을 울렸다. 가뜩이나 개인이기주의가 팽배한 사회였던 우리 사회가 강력한 거리두기 규제로 인간관계 단절로 이어졌고, 각종 분열과 갈등은 봉합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 대사회 통합의 메시지를 전달해야할 우리 교회 역시 존폐의 위기에 내몰리며, 올바른 대사회적 메시지를 전하지 못했다. 말 그대로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2022년 새해 희망을 꿈꾼다. 올해는 코로나19가 하나님의 역사하심으로 종식되고, 멈췄던 한반도 성장 동력이 다시 활발하게 움직이길 소망한다. 아울러 온전한 예배의 회복이 이뤄지고, 우리 사회를 향해 직언을 할 수 있는 한국교회로 탈바꿈되길 소원한다.

더불어 분열과 갈등이 팽배한 이 사회가 화합과 일치, 통합의 물결이 치길 바란다. 남과 북이 갈려 여전히 대치중인 아픔 속에서 세대갈등, 남녀갈등, 노사갈등, 빈부갈등, 종교갈등, 지역갈등 등 수없는 갈등으로 2차, 3차 고통을 당하는 현실에서 탈피하길 염원한다. 그러기 위해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서로를 이해하고 양보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는 비단 사회뿐 아니라 한국교회 안에서도 통용된다. 분열과 갈등의 온상으로 전락해버린 한국교회의 현실 속에서 더 이상의 다툼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나가 되어야 한다. 교단이 크고, 교회가 크고, 목회자가 유명하기에 군림하려는 자세는 버려야 한다. 오늘 한국교회가 연합기관이 하나 되지 못한 데에는 대형교단과 대형교회 목회자들,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잘못이 크다고 본다. 언제까지 권좌를 누리고, 섬김을 받으려고만 하는 모습으로는 진정 하나 됨을 이룰 수 없다. 이제는 오히려 대형교회, 대형교단, 지도자들이 가장 낮은 자의 심정으로 작은교단과 작은교회를 섬기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럴 때 비로소 한국교회의 하나 됨을 위한 첫발을 내딛을 수 있다. 그렇지 않고서 여전히 특정교단이나 특정단체, 특정목회자들로만 꿈꾸는 하나 됨은 그 무엇도 얻을 수 없다. 오히려 한국교회의 하나 됨을 후퇴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올해는 특히 우리 사회에 소외되고 고통 받는 이웃들이 더는 눈물을 흘리지 않는 해가 되길 소망한다. 지난 2년 동안 이들의 아픔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어려웠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어려워져 진정 도움을 받아야할 이들이 제대로 도움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해를 맞아 이들이 밝은 미래의 꿈을 위해 힘찬 도약을 했으면 한다. 그리고 그들이 아무 걱정 없이 자신들의 꿈을 향해 한걸음 내딛을 수 있도록 정부와 사회, 그리고 한국교회가 든든한 버팀목이 되길 바란다. 특히 한국교회는 울타리를 쳐서 세상과 담을 쌓았던 과오를 벗어나, 소외된 이웃들의 고통 받는 현장 한복판에 들어가 그들의 눈물을 닦아 줘야 한다. 교회의 재정적 어려움으로 잠시 손을 놓았던 구제사역과 나눔과 봉사, 헌신의 사역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교회마저 그들의 손을 놓아버리면 누가 그들의 아픔을 대신 감싸줄 것인가.

2022년 새해 많은 계획도 세우고 각오도 다졌겠지만, 진정 우리 사회가 회복되고 예배가 회복되고, 화합과 일치, 통합의 물결이 넘실되고, 이 땅의 모두가 웃으며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만큼은 끝까지 지켜나가길 간절히 소망한다.

예장호헌 증경총회장·한교연 상임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