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헌 철 목사
서 헌 철 목사

약 20여 년 전의 일이다. 노회 목사님들과 ‘백담사’에 들른 일이 있었다. 이때 ‘백담사’ 앞에 흐르는 강물 위에 돌을 쌓아 올린 무더기가 있었다. 그것을 목격한 동료 목사는 큼지막한 돌을 들더니 돌무더기를 향해 힘을 다해 던졌다. 그는 말했다. “저런 우상숭배 행위는 무너트려야 한다.” 그때 필자는 “그럴 필요까지는 없지 않은가”하고 반문했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작금에 '정ㅊㄹ' 의원이 ‘사찰통행세’에 대한 발언으로 “불교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하며 불교계에 거듭 사과하였다고 한다. 통행세 문제를 ‘봉이 김선달’에 비유했다고 해서 곤욕을 당하는 것이다. 물론 정 의원이 단지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종교 편향성을 보인 것으로는 생각지 않는다. 그는 정치인임으로 그러한 편향성은 아니었으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상처받은 불교인들이 있기에 사과를 한 것이 아닐까?

그런데 불교계에 반하여 기독교 지도자들은 이상하리만큼 조용하다. 그래서 필자는 더욱 궁금해진다. 불교계는 종교 편향성? 문화재 보호? 보조금 외의 수입원이 차단? 등으로 격렬함을 보이지만, 기독교는 종교 편향성을 보이지 않고 사랑으로 침묵하는 것일까? 그러나 목사인 필자의 생각은 그들의 격렬함이 좋아 보이지만은 않는다.
정치인은 종교에 관한 것은 신념을 표현할 수도 있지 않은가? 국민도 정치인들을 평가할 때는 그의 종교관 보다는 인성, 진실, 정의 실현 등을 먼저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는 종교적 편향성으로 네편, 내편 등으로 분열을 경험해 오지 않았는가? 대한민국은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는 국가이기에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스도인’이라면 산사(사찰) 주변 등을 지나면서 통행료 내야만 하는 것에 대하여 무속(巫俗) 등과 같이 치명적 우상숭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 번쯤은 해 보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이러한 치명적인 우상숭배, 무속(巫俗), 혼합종교(混合宗敎) 적인 요소 등에 별 반응이 없이 침묵하는 것에 놀라울 뿐이다. 

불교는 불교인, 기독교는 교독교인, 가톨릭은 가톨릭인, 유교는 유교인 등 종교가 보장되는 대한민국에서 어느 종교인 등이 집권하느냐에 따라 그 권력자들이 지향하는 ‘종교 국가’가 되기를 강요받는다면 그것을 어디 ‘정상 국가’라 할 수 있겠는가?
‘종교 편향’으로 정치인을 바라보자고 외치는 신앙이 정상일까? 그러한 종교가 국가, 민족, 이웃 등을 위한 종교요 참 신앙이란 말인가? 종교가 다르거나 자기들이 주장하는 신앙관과 다르면 모두가 반목, 격멸 등의 대상이 되어야만 한다면 그러한 종교(신앙)는 그 존재가치를 이미 상실한 것이 아닐까? 도리어 자기와 종교가 다른 사람들에게 더한 사랑, 긍휼, 애정, 포용 등을 보이는 것이 진정한 아니 참된 신앙(종교)이 아닐까?

(37)예수께서 가라사대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主)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38)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誡命)이요 (39)둘째는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 (40)이 두 계명(誡命)이 온 율법(律法)과 선지자(先知者)의 강령(綱領)이니라(마 22:37-40)

한국장로교신학 연구원장•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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