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기적이라 불린 급속한 경제발전 뒤에는 획일화의 그림자가 그만큼 어둡게 깔려 있다. 살펴보자면 경제발전을 위해 효율성을 추구했고, 이에 따라 다양한 생각과 문화를 품기 어려운 사회적 풍토가 조성되었다. 이후 경제적 풍요와 함께 한국 사회의 다양성은 급격히 증가했다. 87년 민주화 이후 다양한 의견의 표출, 세계 경제시장에 합류함에 따른 국제적 교류, 인터넷을 통한 문화의 전파, 외국인노동자의 유입 등 사회 전반의 환경이 달라져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기독교사상 3월호특집- 한국 사회의 다양화와 기독교란 제목으로 우리 사회의 다양성과 기독교를 조명하는 특집을 마련하고, 과거와는 달리 다양화된 사회에서 교회와 신학은 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에 단초가 되길 소망했다.

이번 특집에는 김동춘 박사(기독연구원 느헤미야)를 비롯해 이은선 박사(한국연구소), 설동훈 교수(전북대학교)혐오의 종교에서 다양성을 인정하는 관용의 종교로 ··과 한국 신학의 미래-신학(神學)에서 신학(信學)과 인학(仁學)으로 한국 사회의 이주노동자 포용 등의 제목으로 참여했다.

먼저 김동춘 박사는 배타성과 혐오의 종교로 인식되어버린 오늘날의 기독교가 취해야 할 자세를 논했다.

김 박사는 사랑의 종교인 기독교가 왜 혐오의 종교로 인식되는지를 살펴보고 그 해결책에 대해 기독교의 이웃사랑에서 배제된 이들이 생긴 이유는 기독교적 실천의 성격에 있다, “기독교의 실천은 주로 감성적인 차원에서 진행되었고, 불평등과 차별 등 사회적 문제와는 거리가 멀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 박사는 이로 인해 사회적 타자들을 배척하는 독선적인 태도가 생겨났다. 배타와 독선의 원인은 다른 믿음을 악마화한다는 점과, 교리의 역사성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이러한 문제에 대해 기독교 신앙이 본디부터 다양성을 품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김 박사는 다원주의와 기독교적 가치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한다, “좋은 신앙의 척도는 타자에 대한 태도라고 말했다.

이은선 박사는 지금껏 획일적인 서구 신학의 한계 내에서 활동한 한국 신학이 고유한 우리의 신학을 추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굳어진 기독교 언어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유교와 성리학의 ’(), ‘’(), ‘’()을 통해 신학의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

특히 이 박사는 첫째로, 필자는 변화를 의미하는 이 여러 동양 문헌에서 ’(), ‘’(), ‘’() 등으로 확장되며 궁극적 존재를 탐구하는 용어로 사용되었음을 지적했다. 둘째로, 필자는 이란 피할 수 없는 존재의 조건인 다양성 속에서 사유하고 판단함을 의미한다며, 이를 통해 믿음()을 새롭게 해석하였다. 셋째로, 필자는 인간성을 말하는 은 살리는 영성을 함의한다며 이를 통해 포괄적인 생명의 길인 참 인류세로 나아갈 것을 요청했다.

이에 이 박사는 이 세 가지 주제를 통해 서구 사상보다 일찍 조선의 성리학적 사고에 존재한 근대 이후의 정신을 발견했다, “기후·생태 위기로 요청되는 새로운 신학의 길은 이처럼 필자가 말한 한국적 신학(信學)과 인학(仁學)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끝으로 설동훈 교수는 우리 사회의 다양화를 여실히 보여주는 이주노동자의 포용 문제를 다뤘다.

설 교수는 이주노동자 관련법, 이주노동자의 근로환경 등 여러 주제를 포괄적으로 다루어 다양화되는 한국 사회의 이주노동자 문제 이해를 도왔다.

특히 설 교수는 현재 시행되는 고용허가제의 역사를 짚으며 한국 사회에서 이주노동자의 의미와 맥락을 살피면서 이주노동자의 수와 그들의 근로환경은 경제와 정부의 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계속 변해왔는데, 특히 고용허가제 시행 이후 이주노동자에게도 각종 노동관계법이 적용되기 시작했으나 아직도 열악한 근무환경에 노출된 이주노동자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서 교수는 농업 분야에서 열악한 이주노동자의 주거 환경과 사업장 변경의 어려움으로 인한 인권침해가 우려된다, 이러한 문제들을 제도의 문제와 제도 운용의 문제로 구분하여 각각의 해결책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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