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요한 목사.
박요한 목사.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혀 우리의 죄를 대속하시고 3일 만에 부활하신 부활절을 경건히 준비하는 절기인 사순절이다. 우리는 이 기간 동안 경건과 절제의 삶을 살며, 금식기도와 구제, 선행 등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한다. 저마다 모양새는 다르지만,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을 묵상하고 회개하며, 예수와 닮아가려는 노력은 똑같다.

올해 사순절은 유독 마음에 와 닿는다. 코로나19로 여전히 일상은 회복되지 못했고, 사회전반의 침체상황은 좀처럼 회복의 기운이 없어 보인다. 여기에 이번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봤듯이 지역갈등, 세대갈등, 빈부갈등, 남녀갈등 등 온갖 갈등이 횡횡하고 있으며, 남북갈등 역시 현재 진행형이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연일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고 있으며, 평화통일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게 만들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로 눈을 돌려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삶의 터전에서 내쫓기는 것도 모자라 목숨을 잃고 있으며, 3차 대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3세계의 민족들은 백신 접종도 하지 못해 고통 속에서 죽고 있으며, 몇몇 선진국들의 백신 독점으로 인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세계 곳곳에서 변이를 거쳐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우리는 이럴 때일수록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해야 한다. 특히 기독교인이라면 더욱 경건하고 절제된 하루하루를 살아야 한다. 그리고 단순히 절기로서 의미뿐 아니라, 사순절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에 대해서 각 교회에서 명확하게 설명해줄 필요가 있다. 성도들은 부활절에 대해선 잘 아는데, 사순절에 대해선 별 의미를 두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제부터라도 성도들이 사순절 기간 동안 경견과 절제의 삶을 왜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줘야 한다.

아울러 금식기도를 통해 예수의 고난에 동참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그렇다고 40일을 꼬박 금식하라는 말이 아니다. 하루 한 끼를 정해서 금식을 하고, 그 시간에 뜨겁게 기도를 드리면 된다. 여기에 더해 우리 일상에서의 각종 매체에 대한 금식을 행하는 것도 좋다. 가령 흥미와 재미 위주의 TV나 영화, 유튜브 등의 시청을 줄이고, 아이들에게도 게임의 이용시간을 줄이도록 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 기간 동안은 과도한 외식을 하거나, 휘황찬란한 값진 옷을 사는 등의 행동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이처럼 비록 작은 것이지만, 이런 일상의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실천에 옮길 때 비로소 경건과 절제의 삶을 살 수 있다.

사순절 기간 동안 경건과 절제와 함께 실천에 옮겨야 할 것이 또 있다. 바로 소외된 이웃을 위한 나눔과 섬김이다. 몇몇 교회에서는 매일 한 끼 금식하는 비용을 모아서 지역의 어려운 이웃에게 아낌없이 나누는 사역을 전개하고 있다. 또 일부는 이 기간을 아예 지역을 섬기는 기간으로 삼아 골목길 청소라든지, 도시락 나눔, 방역활동 등 다채로운 모습으로 섬김의 본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나눔과 섬김은 꼭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다. 저마다 교회 형편에 맞게, 혹은 성도들 가정 형편에 맞게 하면 된다. 그 마음 마음이 중요한 것이지, 그 액수나 규모에는 상관이 없다.

무엇보다 사순절 기간 동안은 매일 기도 제목을 정해서 뜨겁게 기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요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고통을 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 또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고통을 당하고 있는 소상공인들과 코로나19로 인해 가족을 잃거나 여전히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이들을 위한 기도도 좋다. 더불어 새로운 정권 창출로 인해 변화되는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하고,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져 하나 되지 못하는 우리 사회를 위해서도 두 손 모아 기도해야 한다.

예장 합동해외총회 증경총회장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