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양 육대주를 누비며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라는 말씀을 누구보다 철저히 지켜온 신화석 목사(안디옥성결교회 원로)는 한국교회 해외선교 사역의 산증인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잠식하기 전 러시아 남서부에 위치한 체첸공화국까지 무려 186개 나라에서 선교 사역을 전개했을 정도로 선교를 향한 열정은 남다르다. 그런 그가 한국교회 정치 일번지인 종로5가에 입성했다. 지난 10여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선교 외에 모든 단체의 직함도 내려놓았던 신 목사였기에 의아한 행보다. 그러나 우려도 잠시, 신 목사는 이번에도 오직 선교를 향한 의지 때문에 종로5가에 발을 내디딘 것이다. 바로 사단법인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으로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750만 디아스포라(해외동포)와 함께 복음을 전파하겠다는 각오다. 이에 본지는 세기총 대표회장이자 한국교회 해외선교 사역의 대들보인 신화석 목사에게 오늘 한국교회가 가야할 길에 대해서 고견을 여쭤보았다.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750만 디아스포라(해외동포)와 함께 국내외에 복음을 전파하는 막중한 사명을 감당하고 있는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으로 선출된 데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간단한 소감 한마디 부탁드린다. 또 앞으로 세기총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이며, 가장 중점으로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부족한 사람이기에 두렵다. 그리고 영광이고 감사다. 갑자기 추대되었기에 세기총의 정체성과 역사를 파악하고 있다. 역사성과 정체성이 훼손되지 않게 하고 더 강화, 발전 키시는 일에 역점을 두고, 한국인 기독교인 디아스포라가 있는 193개국에 지회를 확대할 것이다.

올해는 세기총 10주년을 맞아 다른 때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10주년을 기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으며, 눈여겨 볼 행사는.

=10주년 역사 편찬과 10주년 기념 선교대회를 준비하고 있고, 전 세계 지부장들이 모여 10주년 대회 중간 점검을 하는 지부장 대회가 있다. 이 사역에 힘을 집중할 것이다.

사단법인 안디옥월드미셔너리저니(AWMJ) 이사장으로도 활동을 하고, 전 세계 어느 곳이든지 찾아가 복음을 전하는 일에 전력을 쏟아 왔다. 말 그대로 해외선교사역에 있어서 산증인이다. 앞으로 해외 선교사역의 계획이 궁금하다.

=AWMJ는 현재 186개국 선교 사역을 마쳤다. 코비드19로 인하여 잠시 중단되었으나 금년부터 다시 출발해서 2024년까지 전 세계 249개국 사역을 마무리하려고 예정하고 있다. 그 후 2025년에는 249개국 기독교 각 분야의 지도자들을 한국으로 초청해서 교회 순기능 회복을 위한 선교 대회를 개최할 것이다. 지난 2021년에 코로나 때문에 비대면으로 200개국기독교지도자대회를 23일 동안 했다.

안디옥월드미셔너리저니(AWMJ)와 세기총의 연계는 해외선교 사역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다. AWMJ2022년에 각 대륙별 대면 대회를 준비하고 있고 187개국부터 다시 선교사역을 대면으로 시작하면서 세기총과 함께 협력할 것이고, 세계 각 나라에 있는 한국인 기독교인을 중심으로 통일 기도회도 AWMJ 사역 현장과 연계해서 개최할 예정이다.

오늘의 현실은 코로나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넘어가는 과정이다. 이에 발맞춰 선교사역 역시 발 빠르게 대처를 해야 한다고 보는데, 어떤가.

=당연한 일이다. 펜데믹으로 익숙해진 비대면 선교전략도 진행하되, 엔데믹 시대의 선교의 전략은 방법론이 아닌 신앙 본질을 회복시켜 고갈된 영적 에너지를 충전시키는 데 힘을 집중해야 한다. 그러면 방법론은 스스로 문화와 시대정신에 맞게 찾아갈 것이다.

부활절을 앞두고 저마다 사순절과 고난주간을 의미 있게 보내고 있다. 부활의 역사는 고난에 기초하지 않고는, 그 고난의 행로를 통하지 않고는 이뤄질 수 없음을 알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특히 부활신앙은 그리스도와 함께 매일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기독교는 고행의 종교가 아니다. 고난주간은 고행의 주간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대속의 죽음에 대한 은혜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는 주간이다. 부활신앙은 예수님의 재림 때 일어날 생명의 부활을 소망하고 기다리는 것과 함께 바른 신앙의 삶을 속박하는 환경과 죄성의 모든 굴레에서 벗어난 자유함을 누리는 신앙이다. 이 일을 위해서는 은혜 속에 강한 성도가 되어야 한다.

이번 부활절은 코로나19로 멈춰있던 사회와 교회가 새롭게 기지개를 켜는 역사적 순간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일부는 우리 사회와 교회가 거듭나는 변곡점으로 여기는 경우도 있다. 올해 부활절의 의미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역사의 변곡점은 주류 세력이 아닌 이름 없는 비주류 세력에서 일어났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부활절은 은혜 속에서 강한 무명의 성도와 교회 지도자들이 기득권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함을 누리는 부활신앙으로 한국교회의 기득권 세력에 경종을 울리고 한국교회가 신앙의 순기능이 작동되는 변곡점을 찍어주었으면 하는 소망이다.

비단 오늘 부활절은 부활 그 자체적으로도 의미가 있지만, 여전히 소외되고 고통 받는 우리 이웃들의 아픔에 함께 울어주고 보듬어 주는 사랑 실천에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마태복음 25:31-46은 천국 재판의 판례다다. 이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주님께 한 것이라는 판례에 주목하고 실천하는 것이 부활신앙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우리는 남북관계의 경색과 국내적 정치적, 종교적, 사회적 갈등의 골이 깊은 시대를 살고 있다. 특히 지역갈등, 세대갈등, 이념갈등, 남녀갈등, 빈부양극화 등 온갖 갈등은 우리 사회를 대나무 쪼개듯 갈라지게 만들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한국교회 역시 분열과 갈등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대의 목소리를 내야할 교회마저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교회가 화해의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사야 59:16에 하나님은 중재자가 없음을 이상히 여기셨다고 하셨다. 그리고 중재자로 그 아들을 이 땅에 보내셨다. 참 중재자는 예수 그리스도와 그를 따르는 성도다. 참 성도는 좌우 이념의 갈등, 남녀 젠더 갈등, 빈부 양극화 갈등, 지역의 갈등에서 자유해서 중재자의 삶을 살아야 한다.

같은 맥락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수많은 사상자가 나오고,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난민들의 아픔은 상상을 초월한다. 마찬가지로 아프리카나 제3세계에서의 내전 등 전 세계는 여전히 전쟁의 위협 속에서 고난을 당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

=교회는 이 불행한 사태에 적극 소리를 내고 자신의 소유로 섬기는 일을 해야 한다. 세기총은 이렇게 대처하고 있다.

이번 우크라이나 상황을 보니 한반도 역시 우려가 된다. 주변 강대국들의 입김에 남과 북의 앞날이 한치 앞도 모르는 상황이다. 이런 정국에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북한의 도발도 연일 도를 지나치고 있다. 이런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한반도 복음통일을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본다.

=한국교회는 복음으로 남북의 평화 통일을 기도해오고 있다. 하나님의 손을 움직이는 것이 강대국을 움직이는 것 보다 더 큰 힘이 있음을 성경이 가르쳐주고 있다.

오늘 한국교회는 과거의 영광을 뒤로한 채 세상의 온갖 비난을 받고 있다. 누구보다 대사회적인 목소릴 내고, 나눔과 섬김에도 앞장섬에도 불구하고 손가락질을 받는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이 크다. 오늘 한국교회의 이미지가 실추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며, 나아가 이를 극복하고 한국교회가 초기 모습으로 회귀하기 위해선 어떻게 행동해야 한다고 보는가.

=핵심은 교회의 순기능이 약화되었거나 작동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세상과 비슷한 교회 집단에 세상은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한국교회가 세상과 사뭇 다른 기독교 초기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 그때 세상은 교회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그 순기능은 매일 규칙적으로 성경 읽고, 지키고, 가르치고, 매일 규칙적으로 기도하고, 응답 받고, 나누고, 매일 규칙적으로 복음을 나누고 전하는 일이다. 교회 지도자들부터 회복해야 한다.

끝으로 한국교회를 향해 따끔한 한마디와 조언을 부탁드린다.

=언어유희의 신앙, 문자 기술의 신앙에서 성경 말씀을 따라 행동하는 삶의 신앙으로 변화가 와야 한다. 작고, 행복하고, 강한 교회의 초기 교회 모습이 회복되어야 한다.

대담=유달상 편집국장
정리=유종환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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