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열 목사.
김근열 목사.

부활의 아침, 짙게 드리운 어둠이 걷히고 희망의 빛이 온누리를 비추길 소망한다. 지역갈등, 남녀갈등, 이념갈등, 세대갈등, 노사갈등 등 국내적 분열과 갈등은 물론, 도발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북한과 우리나라와의 갈등 역시 해소되길 기원한다. 특히 러시아의 침공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아픔이 사라지고, 한시라도 빨리 전쟁이 종식되길 소원한다.

오늘 우리의 사회는 온갖 다툼이 횡횡하다. 개인이기주의와 맘몬주의가 자리 잡았고, ‘우리라는 개념은 사라진지 오래다. 그저 아니면, ‘내편만 있을 뿐이다. 최근 대통령 선거를 마친 우리나라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한반도를 양분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역색깔은 여전했다. 지역감정은 물론 온갖 네거티브가 소용돌이친 역대급 선거였다. 심지어 선거가 끝난 지금도 양측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맞서고 있다. 말 그대로 한쪽은 빼앗으려고, 다른 쪽은 빼앗기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 그 사이 코로나19로 깊은 시름에 빠져 있는 국민들의 고심만 깊어가고 있다. 이대로 가서는 고통의 긴 터널을 지나는 국민들의 아픔은 물론, 경제적 침체기를 맞고 있는 대한민국의 운명도 장담치 못한다.

그런 의미에서 부활절을 기해 모두가 예수 안에 있는 생명의 빛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서로를 향해 눈살을 찌푸리고 손가락질을 할 것이 아니라,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며 보듬어줄 수 있는 넓은 아량을 갖길 바란다. 누구보다 낮은 자로 오셔서 우리의 죄를 대신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다시 살아나신 예수님처럼, 우리도 를 버리고 우리를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희생할 줄 알아야 한다. 지금은 힘을 하나로 모을 때이지, 서로의 정치적 이익만을 위해 힘겨루기를 할 때가 아니다. 그것이 바로 작금의 위기에 처한 나라와 민족을 살리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부활의 아침, 한국교회가 이 사회와 민족을 위해 바른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다하길 바란다. 그것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다. 오늘 첨단을 달리는 대한민국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우리 주변에는 눌린 자와 갇힌 자, 절망한 자, 병든 자, 소외된 자들이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데 코로나19로 더욱 고난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손을 내밀고 안아 줘야할 장본인은 바로 한국교회다. 더 이상 부자들의 눈물을 닦아주지 말고, 강도만난 이웃에게 자유와 용기, 희망과 치유의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사망권세를 이기신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과 축복이 그들에게 깃들도록 기도하고, 가진 것이 없어도 꿈과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푯대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더불어 부활의 아침, 전 세계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는 전쟁이 종식되고, 가난과 굶주림, 각종 억압과 차별이 사라지길 염원한다. 특히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더 이상 러시아의 총칼에 희생당하지 않도록 국제적 지원과 도움이 이뤄지고, 무엇보다 누구에게도 이득 될 것이 없는 전쟁이 종식되길 바란다. 그리고 이번 전쟁으로 평생을 고통을 안고 살아가야할 희생자 가족들에게도 예수그리스도의 생명의 부활이 널리 울려 퍼지길 간구한다.

아울러 올해 부활절을 기점으로 그동안 우리를 끈질기게 괴롭혔던 코로나19가 사라지고, 서로 부대끼고 안으며 살아갈 수 있는 세상으로 회복되길 소원한다. 무엇보다 예배의 자유마저 박탈당한 채 비대면으로 예배를 드릴 수밖에 없었던 오욕의 역사를 뒤로하고, 모두가 예배당에 나와 기도를 드리고 찬송을 부르는 예배의 회복이 일어나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로 고통을 당했던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짓눌린 가슴에 응어리가 풀어지고, 이제는 북적북적 인산인해를 이뤄 모두가 잘 사는 행복한 나라가 되길 바란다.

2022년 부활의 아침,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부활신앙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에게 깃들기를 강권한다. 더 이상 거짓과 불의가 진실과 정의를 이기지 못하는 정의로운 사회가 되고, 서로를 향해 온정의 손길을 거침없이 건네며, 이 땅에서 노블리스오블리제가 자연스럽게 행해지는 공생, 공영, 공의의 사회가 되길 간절히 소망해 본다.

시인·본지 논설위원/군남반석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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