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식 목사.
김명식 목사.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불청객, 코로나19 바이러스. 평온하기만 하던 우리 사회를 한순간에 마비시켰고, 전쟁과도 같았던 2년의 시간 동안 많은 것을 잃었다. K방역이라며 추켜세웠던 칭찬도 무색할 만큼, 연일 확진자는 수 십 만명씩 증가했으며 일일 사망자의 숫자도 몇 백은 거뜬했다. 소상공인들의 눈물은 마를 날이 없었으며, 불확실성의 미래의 두려움은 날로 커갔다. ‘시간은 약이라고 했나. 연일 절체절명의 순간을 겪으며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코로나 팬데믹이 이제 새로운 형태로 변화를 앞두고 있다. 바로 엔데믹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82년여 동안 지속했던 사회적 거리두기를 모두 해제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및 사적모임 인원 제한이 모두 사라졌으며, 25일부터는 영화관과 공연장 등에서도 취식이 가능하게 됐다. 거리두기가 해제된 첫 주말 강남클럽 주변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들로 가득했고, 각 백화점과 음식점 등 다중이용시설 역시 모처럼 맞는 자유에 사람들로 붐볐다. 마스크만 쓰지 않았다면 코로나19 종식인줄 착각할 정도다.

한국교회 역시 비대면에서 대면예배로 전환하고, 엔데믹 시대를 향한 대책마련에 고심이다. 분명한 것은 한국교회가 코로나 이전의 추억에만 잠겨 변화의 흐름을 읽지 못한다면 큰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한국교회는 2년 전으로 회귀할 것이 아니라, 2년 후를 내다보며 새로운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 이미 시대가 변해버렸는데 과거에만 머물러 있다는 것은, 미래를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이후 계속해서 우리의 일상을 괴롭힐 바이러스들의 공격 때마다 서다 가다를 반복만 하고 있다면, 지금의 위기보다 더 큰 위기에 한국교회는 극복하지 못할 어려움에 직면할지 모른다.

따라서 한국교회는 멈춰 있던 시계 바늘을 2년 전으로 돌릴 것이 아니라, 현재의 상황에 맞게 시계 바늘을 맞춰야 한다.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은 대면예배를 드리지 못해 어쩔 수 없이 비대면으로 예배를 드리면서 심리적 불편함을 느꼈을 성도들의 마음을 위로해줘야 한다. 그들이 무거운 마음의 짐을 벗어 버릴 수 있도록 숱한 유혹과 고난 속에서도 묵묵히 자리를 지켜준 데 어깨를 감싸줘야 한다.

더불어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는 불청객으로 인해 또다시 예배가 멈추지 않도록 이 기회에 저마다 예배의 본질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다양한 형태의 예배를 준비해야 한다. 이번 코로나 때 대형교회를 비롯해 몇몇 교회들은 평소부터 영상예배 시스템을 갖춰서 공백을 최소화했다. 그러나 작은교회나 미처 영상 시스템을 준비하지 않은 교회들은 부리나케 준비하기는 했으나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특히 소모임과 그룹모임 등은 거의 초토화될 정도로 미흡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것이 아닌, ‘유비무환의 입장에서 유튜브와 줌(Zoom)을 활용한 비대면 예배시스템을 구축하고, 다양한 소그룹 모임 역시 이를 활용해 만전을 기해야 한다. 무엇보다 각 교회별 방역시스템을 갖춰서 또 다른 바이러스의 공격에도 힘없이 무너지지 않으며, 나아가 설령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해도 발 빠른 대처로 마치 교회가 바이러스 확산의 온상으로 잘못 비춰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더 이상 바이러스에 교회가 손 놓고 있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아울러 한국교회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많은 성도들을 잃어버렸던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특히 젊은 세대들의 이탈을 뼈에 새기고, MZ세대들을 붙잡기 위한 다각도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과거의 추억에만 잠겨 앞으로 전진 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사실 역시 명심해야 한다. 엔데믹 시대, 한국교회에 잠시 추스를 시간이 생겼다. 이 기회를 어떻게 살리느냐에 따라서 한국교회의 100년이 좌지우지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기하성(순복음) 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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