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시작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난 18일부로 전면 해제되면서 우리 사회가 빠르게 일상을 회복해 가고 있다. 거리두기 전면해제와 함께 수용 인원의 70%까지만 허용되던 종교시설 인원 제한이 사라짐으로써 한국교회도 본격적인 예배 회복에 힘을 쏟고 있다.

방역 통제의 핵심이었던 거리두기가 시행된 지 21개월 만에 사라지게 된 건 무척 반가운 일이다. 무엇보다 식당 등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과 10명까지 허용되던 사적모임 인원 제한이 사라지고 299명까지 허용되던 행사 인원 제한도 없어짐으로써 고통 받아온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인공인들의 주름살이 펴지게 되었으니 이 보다 다행스런 일이 없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이 정점을 지나 감소세로 접어들었다고 아직 마음을 놓을 때가 아니다. 지금도 매일 수 만 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고 그중 60대 이상 고령층 사망자가 하루에 2백 명 씩이나 나오는 엄중한 상황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런 때일수록 마스크쓰기 등 개인 방역수칙을 보다 철저히 지켜 주변에서 개별적인 확산을 미연에 방지하는 게 중요하다.

오늘 이 만큼이라도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일상 회복을 시작하게 된 건 지난 2년 여 의료 헌장에서 땀 흘린 의료진의 노고 덕분이다. 방역 당국도 최선을 다했겠지만 의료진의 헌신이 아니었다면 국민적 고통과 희생이 배가 되었을 것이다.

한국교회는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대구 신천지집단의 집단 감염사태 이후 죄인 아닌 죄인 취급을 받아 왔다. 일부 교회에서 확진자가 나올 때마다 마치 교회가 코로나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진원지 취급을 받아야 했다.

교회가 그 어느 다중이용시설 보다 더 철저히 방역 수칙을 준주하면서도 이런 불명예를 뒤집어쓰게 된 건 참으로 답답하고 억울한 노릇이다. 그러나 다른 쪽에서 생각해보면 이 또한 교회가 지고가야 할 십자가임에 틀림없다. 그만큼 교회들이 내적 성장에만 몰두해 밖으로 사회적 책무에 게을렀다는 반증이기에 이번 기회에 주님이 반성할 시간을 주신 것이라고 받아들이는 마음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사실 교회 예배 중에 확진자가 나온 사례는 거의 없다. 이는 방역 당국자가 공식 확인한 사항이다. 그러니까 성가대 연습이나 기도모임 등에서 취식을 하는 과정에서 감염 전파가 일어난 것이다. 방역 당국이 교회 내 소모임과 식사를 통제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교회 내 소모임과 식사도 지난 25일부터 완전히 풀렸다. 대면예배 뿐 아니라 예배 후 자유로운 친교가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이제 비로소 교회는 일상 회복을 시작하게 됐다고 할 수 있다. 교회는 예배 뿐 아니라 성도간의 교제도 예배만큼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드시 유념해야 할 게 있다. 거리두기 해제가 통제 위주의 방역에서 자율 방역으로 전환된 것일 뿐 그것이 방임을 의미하는 게 아니란 사실이다. 즉 알아서 스스로 더욱 철저히 방역 수칙을 지켜 달라는 것이지 방역이 끝났으니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뜻이 아니란 거다.

규제가 사라졌다는 건 다행스러우나 그렇다고 감염의 위험이 사라졌다는 뜻은 아니다. 따라서 방역당국이 거리두기를 해제 하는 등 모든 규제를 해제함으로써 생긴 방역의 빈틈을 철저한 개인 방역으로 메워야만 한다. 특히 교회는 이 점을 더욱 철저히 해 사회의 본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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